아름다운 이별하교 마지막 수업날 참가자들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논의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에서부터 죽음을 준비하기까지, 그리고 내가 남기고 갈 것들을 좀더 의미있게 남기고자 했던 준비가 끝났다면 나와 내 가족에게 남길 것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사라지고 나서의 작은 분쟁에 대해 어떤 식으로 미리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법이 지켜주는 유언장

유언자가 예금 120억원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연세대에 기부한다는 유언을 하고 유언장을 작성했는데, 유언장에 날인을 하지 않았다. 유언장의 존재를 몰랐던 유족들은 은행에 예금지급을 요구했으나 은행은 예금 지급을 거절하고 이에 유족들은 은행을 상대로 예금지급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연세대는 유언자로부터 증여받은 유언장을 증거로 제시했으나 법원은  유언자가 서명·날인하지 않은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고 판결을 내리고 연세대가 소송에서 패소하는 사건이 있었다.

유철형 변호사는 유언장 연대세건을 통해 유언장의 요식성이 엄격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유철형 변호사는 위의 사례를 들어 유언장 작성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 유언장이나 법적인 강제성을 띄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언은 말 그대로 법률로써 정한 사항에 한해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유언을 하더라도 법률로 강제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민법이 정한 방법에 의한 경우에만 법적으로 유효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언을 남기는 방식에는 자필증서나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등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필증서를 통해 유언을 남기곤 한다. 자필증서에 한해 몇 가지 작성방법을 소개하자면  유언내용과 작성연월일, 주소와 성명을 자필로 기재해야 하고 날인해야 한다. 반드시 유언자가 직접 필기구로 모든 내용을 기재해야 하며 컴퓨터등으로 작성해 프린트한 것과 위 내용중 어느 하나라도 누락되면 유언은 무효가 된다.

따라서 고인의 의지나 신념이 있다면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공증을 받거나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럼 과연 어떤 내용들이 유언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먼저 친생부인이나 후견인을 지정하는 것처럼 가족관계에 관한 사항을 전달할 수 있고 재산처분이나 상속, 유언의 집행에 관한 사항을 꼽을 수 있다. 유언은 만 17세 이상이 되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한정치산자도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가능하며 의사 능력을 회복한 금치산자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언에 의한 재산처분에도 제한이 있다. 즉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및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1을,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는 법적상속분의 3분의 1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내가 남긴 재산 가족이 내야 할 세금

이광재 공인회계사 유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할때 발생하는 차이를 설명하며 보다 현명한 방법을 제시했다.

 상속재산이란 피상속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 금전으로 바꿀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권리를 말한다.

세법에서 상속재산으로 간주하는 재산에는 상속 유증 및 사인증여라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해 취득한 것이 아니더라도 생명보험금과 퇴직수당 및 신탁재산등과 같은 재산취득과 동일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 후에 자연스럽게 자식 혹은 배우자에게 상속의 형태로 재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대주회계법인의 이광재 공인회계사는 이때 소요되는 세금절약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금융재산보다는 부동산으로 상속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려거든 시고기한 내에 출연하라 △건물을 상속할 때는 월세보다 전세가 많은 것이 유리하다 △사망일에 임박해서는 가급적 재산을 처분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병원비는 사망 후에 내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으로 납부하는 것이 좋다 △상속일 전후 6개월 이내에는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배우자상속공제를 활용한다 △증여재산공제 한도내에서 배우자나 자녀에게 미리 증여한다 △생명보험에 가입해 상속세 납부재원을 마련하라 △증여재산을 되돌려 받으려거든 3개월 이내에 돌려받아라

이같은 절차를 굳이 설명하는 것은 재산을 두고 증여할 것이가 상속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고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고인이 남긴 재산이 가족에게 세금폭탄으로 떨져도 안될 것이지만 고인의 재산에 눈이 멀어 마지막까지 불법을 이행하는 것도 가는 사람의 몫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이별하교 졸업생들은 수료증을 전달받으며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까…'마음편히 죽을 수 있겠구나'와 같은 안도감이었을까 '당당한 죽음을 만들기 위해 좀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다짐이었을까. 수료식 사진을 찍으며 좀 과묵한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었고 환한 미소로 기쁨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죽음은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것보다는 좀더 친숙한 무엇인가가 됐을 것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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