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노인복지센터 강당은 온통 붉은 빛이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추진하는 '행복나눔 스마일 산타 프로젝트'행사로 모인 80여명의 노인자원봉사자들 때문이었다. 산타복장을 한 할머니는 모자를 챙기느라 바빴고 할아버지들은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자 수염을 찾아 붙이기에 바빴다. 기자들과 카메라맨들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런 변신을 노칠세라 정신없이 움직였다.
이들은 18일부터 복지관과 조부모·한부모가정, 어린이집,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희망을 선물할 진짜 산타되기 교육을 받고 있었다.
기자가 취재차 들른날은 두 번째 산타교육이 있던 날이었다. 마술쇼를 선보이기 위해 초청된 마술사에게 실전연습을 받던 노인들과 그 노인을 바라보던 다른 노인들의 시선이 진실하다고 해야할까? 이런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한다면 분명 선물만이 아니라 희망을 같이 전달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할머니가 옆에 앉은 할머니에게 건내는 이야기를 옆에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원래 불교 신자고 절에 다니는데 봉사활동으로 산타행세를 한다고 해서 부처님이 뭐라고 하시진 않겠지?"
할머니들은 사람좋은 미소를 하며 서로를 긍정해 줬고 자신이 불교신자로서 산타행세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 보다는 어서 빨리 저 마술을 익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듯 보였다.
복지마인드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신분이나 소속이 자신의 위치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굴 돕고 싶다는 마음 그대로…또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력.
가끔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단체의 색깔 때문에 본의 아니게 사회복지가 누더기 될 때가 있다. 사회복지법을 두고 시설장의 입장에서 혹은 시설에 수용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입장차를 보며 대립 할때면 결국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쪽은 엄한 사람들이 되곤 한다.
사회복지가 경제원리를 뿌리칠수도 없겠지만 사회복지안에 경영마인드를 심자는 도입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결국 사회복지를 시장 경제속에 떠넘기면 시장경제속에서 살아남지 못해 위축된 이들은 사회복지라는 그늘에도 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뭐라고 하시진 않겠지'라고 사람좋은 미소를 짓던 할머니, 그 할머니가 전문적인 사회복지 이론과 실제에 대해 배웠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들지만 누구보다 올바른 복지마인드를 지녔음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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