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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現 정부선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안전망
심재원 기자 | 승인 2006.12.22 10:28

한국의 사회안전망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의 사회안전망은 이제 큰 틀이 짜졌고, 지금부터는 큰 틀 사이사이를 촘촘히 매꾸어 가는 일만 남았다”고 진단한다. 과연 맞는가? 아니다 그러기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

국내에서 사회안전망은 지난 1997년 말 외환·금융위기를 계기로 실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전문가들의 말처럼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하나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사회안전망이 갖는 기본개념에 충실한 사회복지정책을 펼치겠다는 정부부처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회전체를 둘러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의 부처와 관련된 사회복지만을 주장해 오고 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이가 줄어드는데도 보육시설만 늘리려는 복지부, 가족전체보단 여성정책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는 듯한 여성가족부, 학생수가 줄어드는 문제는 나몰라라 하면서 학교 숫자만 갖고 정책을 펴는 교육부, 지자체의 사회복지이양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는 행자부 등 대부분이 각자 따로 가고 있다.

사회안전망은 사전적 의미로 노령, 질병, 실업 등의 모든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이는 어떤 경우에라도 국민이 보호 받을수 있는 대책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노령화가 진행되고, 그에 따라 질병 위험에 노출되며, 정년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실업을 겪게 된다.

저출산 문제도 매한가지다. 이 문제를 그저 여성들 자신의 사회생활에 대한 욕심이나 보육의 부담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적당치 않은 분석이다.

그 이전에 우리 사회에는 이미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만연되어 가고 있었고, 결국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기 시작한 결혼 적령기 세대들이 결혼의 당위성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결혼을 해도 이혼하면 끝이라는 그들의 생각은 가족에 대한 책임이나 가족애에 대한 개념을 흔들어 놓았다. 이제 그들에게 자식은 내 가족 혹은 후손이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내 삶의 과정 혹은 부담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분위기가 결국 저출산(복지부 소관)으로 이어지면서, 매년 출생인구의 급감을 야기했고, 더나가서는 취학아동의 감소 원인(교육부 소관)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 이혼률 급증은 곧바로 가정해체․가족붕괴(여가부 소관)를 통해 부모없는 아이, 혹은 편부모 가정을 양산하는 원인(복지부)이 됐다.

얼마전 한 언론의 보도에서 “최근 문경지역에 7명중 1명이 결식아동이며, 이처럼 결식아동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사업실패 혹은 실업 등에 의한 가정붕괴(이혼)가 원인이 되어 시골 고향집에 맡겨진 아이들이 결식아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이혼이 먼 지방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서로가 얽히고 섥혀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혼은 당사만의 문제 아닌 사회적 문제화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붕괴가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청소년이다. 아동학대가 가장 많은 것이 편부모 가정, 가출의 가장 큰 원인은 가족문제이다. 이밖에도 청소년 범죄나 노인학대와 같은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고, 또다시 가정파괴, 가정폭력이라는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정리해 보면 우리 사회는 개인주의적 성향의 만연, 그로 인한 가정붕괴, 어려운 경제환경 등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 오늘날의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정부가 국민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되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복합적이라는 것은 신중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부처이기주의가 심한 현 정권에서 완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바라는 것은 왠지 묘연한 일일 듯싶다.

얼마전 국감에서 많은 보건복지위원들이 현 정부가 사회복지예산을 중복 책정해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중인 사회복지정책이 안고 있는 모순을 그대로 투영해주는 결과라 할수 있다.
복지부가, 여가부가, 그리고 교육부 등이 각자의 정책방향에 중앙정부가 추진 중인 복지정책의 개념을 삽입하려다 보니 총괄적 개념으로 이해돼야 할 사회복지정책이 중복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각 부처마다 자신의 부처에서 담당해야 할 복지사업이라는 생각에 예산을 상정, 기예처로부터 인가를 받음으로서 예산 중복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도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다시 청소년을 포함하는 부서로의 통합만을 추진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또한 각 부처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 싶은 복지분야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드는 반면 사회적 이슈가 될 것 없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복지정책에서는 서로간에 책임 떠밀기를 망설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여성․노인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여성과 노인관련 정책 거기에 아동정책이 편승되어 많은 부처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에 비해 장애인 문제는 답보상태에 있으며, 노숙인 문제와 외국인 근로자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부처가 없다.

여가부 하나만을 놓고 보아도 알수 있다.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문제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비정규직 여성근로자 문제에 대해 막상 여성문제를 다뤄야 할 여가부는 그저 강건너 불구경이다. 얼핏 손을 잘못댔다가는 욕만 먹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기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정국에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서로 공조하는 정부를 바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바랄수 있는 것은 지금처럼 유지만 하고 가도 좋을 것이라는 점 정도일 것이다. 더 악화시켜 나가지만 않는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지금 보다 나은 사회복지, 안정된 사회안전망을 기대해 볼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정부가 사회안전망이 갖는 의미를 정확히 알고 나 하나만의 생색내기로는 결코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할 날이 하루빨리 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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