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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복지사업법과 고슴도치 딜레마
심재원 기자 | 승인 2006.12.22 10:30

사회복지사업법과 공익이사제 도입의 문제를 두고 정부와 사회복지계가 깊은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이 꾸준히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마련과 공익이사제 도입을 주장해 오고 있는 것에 대해 사회복지시설 단체들의 모임인 전국사회복지업인대표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시설비대위)가 최근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의 시설비리에 초점을 맞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 한 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스러운 입장과 집단행동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하나의 법안을 두고 사회복지계가 양분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성람재단 문제를 두고 공투단은 “그간 시설 운영자들과 정부, 국민들 모두 시설 장애인들의 인권과 권리에 대해서 침묵으로 방관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만이 시설비리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첫발”이라며 “정부는 구체적인 법개정과 민주적 운영구조를 담보함으로써 진정으로 실천하라”고 촉구해 왔다.

이에 반해 시설비대위는 지난 8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악법 반대 규탄대회’를 갖고 “일부 복지시설의 잘못을 전체 시설의 문제로 확대 해석, 공익이사제를 도입하고 연임을 제한하는 한편 가족재산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특정인사를 사회복지시설에 참여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작태이며, 법인 운영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의 발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이 사회복지의 사용자와 공급자라는 분명한 경계로 갈라진 셈이다.

현재 국회의 입장은 현애자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듯 하다. 법안 발의에 각 당의 의원 25명이 고루 동참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몇 년전 사회복지법개정안을 내놓고도 실행하지 못한 데에는 사회복지시설단체들의 역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태가 다르다. 장애인단체들이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을 요구하며 장기간 투쟁을 해 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투단이 요구하는 공익이사제 도입은 복지시설들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는 충분히 필요한 사안이다. 반면 비대위의 주장처럼 몇몇의 잘못을 전체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충분히 불만의 소지가 될 수 있으며, 사회복지사업법을 통해 이사 임기를 강제하고 공무원들에게도 없는 임원 가족들의 재산까지 공개하는 것은 지나친 정책 간섭이라는 불만을 살수 있는 일이다. 자칫 사회복지법인운영을 국가가 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이번 현애자 의원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들고 나온 시점이 성람재단의 문제로 시끄러웠던 국감이 끝난 직후이기에 일부 정치적 목적 혹은 스타의원이 되기 위한 욕심에서 진행된 발의라는 오해도 사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입장만이 남은 셈이다. 정부가 전체는 아니지만 시설 사용자들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손을 들어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밀고 나갈 것이냐, 아니면 서비스 공급자들인 시설장들의 요구에 손을 들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보류할 것이냐 하는 선택만이 남았는지 모른다. 정부의 선택에 따라 입법안이 국회에 계류할 수도 일사천리로 통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허나 분명한 것은 전체 시설의 잘못은 아니며, 그렇다고 시설이 문제가 없다고 볼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현재 비대위, 공투단과 함께 고슴도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어느 한쪽만을 가까이 하기에는 다른 한쪽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효율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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