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이어 12월 7일에는 기초노령연금법안을 가결하였다. 2003년 6월 정부안으로 국민연금법안을 개정하기 위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3년 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국민연금법안을 최근에 갑자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표결처리하여 통과시킨 것이라든지, 2006년에 들어오면서 2월에 정부안의 노인수발보험법안에서부터 5가지 종류의 다양한 노인수발보험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안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공적연금제도의 개혁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안이다. 동시에 노인수발보험제도 역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은 재정안정화와 관련하여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상당하게 가중되어 제도 개혁이 시급한 실정인데. 사실은 재정안정화 못지 않게 국민연금제도가 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노정시키는 사실이 더욱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1년 12월 현재 18세 이상 59세의 국민연금 가입자 중에서 약61.1%를 차지하는 사각지대 혹은 급여배제인구의 급증이라든지, 2005년도 통계에 따르자면, 현행노령연금수급자의 평균급여수준이 월156,311원 정도에 이르는 낮은 연금급여수준,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소위 탈산업화와 세계화 등의 국내외적인 사회변동으로 인한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출현과 그로 인한 ‘사회복지정책의 현대화’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보여지는 비정규직, 빈번한 전직, 여성가구주 등의 급증 등과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국민연금 시스템 전체의 현대화’ 문제 등이 근본적인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제도의 저변에 깔려 있는 문제이다.
 
물론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으로 시작하여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및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등의 개혁과 통합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특수지역의 연금제도는 각기 제도수립 당시의 특수한 배경과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제도운용과정에서 경험되고 정착된 원리와 원칙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직역집단의 특수성을 용인하면서 형평성을 유지하는 정책을 선택하는 과정이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도입과정에서 보여지듯, 초기정책 형성과정에서 정부주도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정책논의 과정인 입법과정에서 오히려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관련 이해관계집단이나 NGO의 활동으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다른 요인도 있겠으나, 결국 노인수발보험 정책형성과정의 초기단계에서 정부주도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결과 시민들의 여론을 청취하고 합의를 이끌어가는 과정이 빈약하였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와 같이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고령자 복지정책을 둘러싼 동향은 과거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고령자복지정책이 국민 모두의 생활과 직접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시민들의 정치 사회적 참여의식이 높아지고, 시민사회단체의 관심이 사회복지정책 혹은 고령자복지정책에 점진적으로 이행되어가고 있는 점, 그리고 결과적인 이야기 이지만 1990년대 이후 시민사회의 성장과 함께 사회복지정책 혹은 고령자 복지정책 형성과정의 특성이 소위 정부주도의 엘리트주의적 특성에서 다원주의적 성격으로 변모해간다는 점 등으로 그 특성을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이나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도입과정은 향후 훨씬 사회적으로 보다 파장이 큰 논쟁거리가 될 것이며, 정치적인 맥락이 강조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복지정치의 시대가 열리고 있고 그 앞에 고령자복지정책이 놓여있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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