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해외여행은 늘어가고 있지만 장애인·중증고령자들에겐 다른 나라의 일일뿐이었다. 물론 생활이 어려워 해외여행에 뜻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장애인, 고령자라는 불편한 몸 때문에 여력이 생겨도 아예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실정의 사람들도 많다.

특히 이들이 여행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버스를 오르내리거나 하는 이동시 시간이 걸려 비장애인들과 함께 여행을 못하는 불편이 있는 등 일반여행의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어 투어 코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청과 일본관광신문이 주관해 한국의 장애인·노약자를 대상으로 복지투어를 모니터링 하는 특별한 기회가 마련됐다. 비장애인들의 관광코스와 달리 장애인 및 노약자가 큰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숙박시설, 현지 교통수단 등을 선정해 신체적 제약에 따른 해외여행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복지연합신문이 이 사업에 참가, 3박 4일간의 일본탐방을 다녀왔다.

일반 구마모토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사진.

첫날...특유의 상냥함을 가진 도청 관계자들과 문화체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노인, 경증 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총 12명의 복지투어팀은 지난 13일 오전 9시 50분 비행기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구마모토공항에 도착했다.

약간의 긴장과 설레임을 안고 도착한 공항에는 일본 구마모토현청 내 관계자들이 나와 일본 특유의 친절과 상냥함으로 일행을 맞아주었다.

공항 앞에서는 휠체어용 엘리베이터를 탑재한 전용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출발한 관광일정. 첫 목적지는 구마모토 현립미술관이었다. 넓은 공원 앞에 위치한 미술관은 휠체어와 노약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어 입·출장이 용이했다. 일본의 많은 문화시설들이 이처럼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시설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서 옛 그림과 작품을 감상한 뒤 지난 1607년에 임진왜란을 일으킨 가토 이요마사가 7년에 걸쳐 개축, 완성한 일본의 3대 성(城)에 하나인 구마모토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성까지 가는 길 역시도 경사로로 이뤄져 있어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었지만, 성안은 좁은 나무계단으로 이뤄져 노약자와 장애인이 접근에 한계성이 있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었다.
첫날을 여정을 구마모토 성에서 마무리했다.

일본 3대 성중 하나인 구마모토 성을 오르는 장애인 참가자와 도청 관계자의 모습.

둘째 날... 자연그대로를 사랑하는 그들...

본격적으로 시작된 관광 일정. 이튿날은 일본이 화산활동에 의해 이루어진 섬나라이기에 접 할수 있는 세계최대 칼데라(지름이 1Km이상인 화구모양)와 활화산 분화구를 둘러보기 위해 아소국립공원을 찾았지만 화산에서 분출되는 가스의 양이 많아 분화구 가까이는 갈 수 없다는 아쉬운 통보를 받아야했다. 한국의 산과 달리 구릉지 형태를 띤 일본산의 특성을 살려 화산까지 올라가는 길은 도로로 연결되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화산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

일본 활화산 분화구를 바라보며 감상하고 있는 복지투어 참가자 노인의 모습.

아쉬움을 뒤로한 채 아소 화산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에 도착해 우리 복지투어팀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2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관광객들보다도 직원들이 더 당황해 했다 그들은 4명의 인원을 구성해 휠체어를 들어 계단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법적으로 휠체어는 에스컬레이터를 통과할 수 없게 규정되어져 있다고 했다. 법과 규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박물관 직원들의 태도는 이해가 갔지만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시설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아소화산의 형성과정을 디오라마로 감상하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박물관을 나와 이동 중 바람이 약해져 화산 분화구 감상이 가능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을수 있었다. 한국에서 온 복지투어 관광객들의 방문을 일본의 화산이 환영하는 듯 했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복지투어팀이 탑승한 버스가 그대로 유료 도로를 지나 산 정상에 올랐다.

복지투어팀은 한국에서는 쉽게 감상할 수 없는 화산 분화구의 웅장한 풍경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연발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화산분화구를 빠져나와 아소원숭이극장 공연관람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가던 중 들린 곳은 하쇼메이 아소 고원미술관이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두 형제가 뜻을 모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환경을 아끼자는 취지로 작은 공간에 어린이 동화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관장의 설명과 함께 작은 전시관을 둘러보던 중 밖으로 통하는 문으로 안내를 받았다. 문을 열고 바라본 세상은 마치 다른 세상을 보는 듯 했다. 때마침 해질녘이 되어 붉은 노을이 드리워진 공원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이들은 전시관을 관람한 후 바로 이색적인 공원 산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조를 꾸며놨던 것이다. 지구의 환경을 사랑하고 아소국립공원을 아끼는 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 경관에 부러움마저 드는 순간이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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