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종합사회복지관 신용규 관장

사회복지사가 전문가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전공실습이라는 구조화된 과정을 이수하여 현장 실무를 충분히 숙지, 훈련한 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전공실습은 해당 직종 전문성의 심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학문과 현장의 유관성, 긴밀성을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에 현대 실용학문에서는 특별히 강조되고 있는 과정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 전공생의 실습과 관련된 내면을 살펴보면 국가 공인 자격제도를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고 하기에 무색 할 정도로 부실하며 불안정한 다양한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다.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자격급수 공통으로 일정기간동안 전문사회복지기관에서 전공실습을 이수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는 이러한 과정을 공히 이수하여 자격증을 취득하였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했던... 그리고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음을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국의 사회복지학과 및 관련학과는 학부, 대학원, 특수대학원, 원격대학, 학점은행제 등 100여개 대학으로 한해에 무려 1만 2천여 명의 예비사회복지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모든 예비사회복지사는 누구나 공히 사회복지 전문기관에서 실습을 이수해야 하는데, 문제는 전공실습을 지도 할 수 있는 사회복지기관은 그 질적 수준과 무관하게 모든 기관을 다 포함해도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즉 실습생과 실습기관의 수급구조 문제로서 이러한 상황은 부실한 실습으로 그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고 나아가 편법으로 실습과정을 이수하는 사례가 빈번할 수밖에 없는, 누구나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는 현실이다.

특히 전국 원격대학(사이버대학) 17개 대학 전체가 사회복지전공 학과를 개설하고 있어  한 학기에 무려 1만 여명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실습기관을 선정하여 실습과정을 이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은 사회복지기관에 수 십만원의 비공식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실습과정을 편법으로 이수하는 일들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불법, 편법  실습과정을 소개하는 전문 브로커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정부가 평생학습 과정이라는 미명하에 원격대학의 정원을 남발한 것이 근원이기도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기존의 정원을 통제하기에는 늦은 상황이기에 현실적 대안으로 이들 예비사회복지사들이 합법적으로 양질의 전공실습을 정상적으로 이수 할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사회복지 전공실습 연수원’과 같은 전공실습만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을 사회복지대학교육협의회, 사회복지사협회 등이 협의하여 개설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이 ‘연수원’은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구분하여 지역별 실무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를 중심으로 교수진을 구성하여 대학의 학문적 내용과는 차별화된 교육과정으로서 실습생의 관심과 특기를 감안한 심도 있는 현장실무를 경험케 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면 부실한 사회복지기관에서의 실습보다는 양질의 실습과정을 이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한 운영비용은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정부와 사회복지사협회의 지원금과 실습생이 지불하는 실습비로 일정부분 충당하고 공간은 방학중에는 유휴공간인 대학들을 활용하거나 종교기관 등을 활용하면 실현 가능 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복지대학교육협의회와 사회복지사협회는 ‘전공실습기관 인증제’를 조속히 도입하여 일정 수준의 실습지도 인프라가 구축된 기관(예, 석사학위이상 학위소지자로서 5년 이상 현장실무 경험자를 수퍼바이저로 하되, 수퍼바이저 1명당 실습생 3명 이하로 제한하고 이를 충족하는 기관을 실습기관으로 인증)에게만 전공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질적 수준을 담보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인증기관의 수가 실습생의 수에 비하여 현저히 적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인증기관에서 실습하지 못하는 그 외의 예비사회복지사들은 앞서 말한  ‘사회복지 전공실습 연수원’에서 방학, 학기중에 실습과정을 이수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전공실습의 현장을 이원화 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상황은 학생 수는 많고 실습기관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그 정도가 심각하며 이 상황을 방치하면 결국 사회복지사의 질적 수준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에서의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왜곡은 더욱 심화 될 것이며 나아가 클라이언트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하는 데에도 심각한 위해요소로 작용 할 것임은 자명하다.

사회복지사 자격제도에 있어서 자격급수별 업무 표준화 및 급여 차등화, 원격대학 및 학점은행제의 질적 수준 강화, 사회복지연수원 폐지 논란,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제도화 등 수많은 사안들이 회자되고 있지만, 이제 회자 수준을 극복하고 실현 가능하되 그 시급성에서 우선하는 사안부터 개선 해 가야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전공실습문제는 속히 해결해야할 사회복지계의 당면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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