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원위원회는 서울시 소속 청원경찰이 전동휠체어가 서울광장에 들어오면 잔디가 죽는다는 이유로 나갈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장애를 이유로 한 공공시설 이용의 차별이라며 2006년 4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 김모(남, 28세)씨가 제기한 진정에 대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여 서울광장을 방문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서울특별시장에게 자체교육을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서울특별시는 "서울광장은 시민의 휴식과 문화 향유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므로 서울광장 안에서 공차기를 하거나 자전거나 휠체어 등을 타는 것은 잔디에 치명적 손상을 주므로 이리저리 이동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을 뿐 전동휠체어를 타고 광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았다"며 "이번 진정사건의 경우에도 서울광장 안에서 100kg에 달하는 전동휠체어의 이동으로 잔디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잔디를 보호해 달라고 권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는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도심 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므로 관리책임이 있는 서울특별시가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서울광장 내에서 자전거 타기 및 공차기 등 잔디손상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공익적 차원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전동휠체어는 장애인에게는 신체의 일부로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본질적 수단이고 100kg이 넘는 전동휠체어가 서울광장의 잔디를 손상할 가능성이 있다하더라도 장애인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여 서울광장을 출입하고 공공시설을 향유하고 즐길 권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보장받기 위한 기본권"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잔디손상의 이유로 장애인의 서울광장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서울특별시장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장애인복지법」제8조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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