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한국농아인협회장에 변승일 후보가 당선됐다.

변 당선자는 23일 충북 단양에서 열린 한국농아인협회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439명 가운데 202표를 얻어 96표를 획득하는데 그친 안세준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2001년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선거에 첫 도전, 고배를 들었던 변 당선자로서는 겹경사인 셈.

변 당선자는 청각장애인 수화통역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농성을 벌이고, 88년 전북익산의 농아인학교, 평택 농학교 비리 문제를 해결을 촉구하며 삭발시위를 강행하는 등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청각장애인계 인사로 평가받아 왔다.

따라서 변 당선자의 임기 4년 행보는 한국농아인협회를 넘어 우리나라 장애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변 당선자를 회장선출 직후 직접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한국농아인협회장 새 회장에 변승일 청각장애인예술협회 회장이 당선됐다. 변 당선자가 당선이 확정되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최경훈 기자>]

- 먼저 회장 당선을 축하한다. 4년전 패배도 생각날텐데, 소감 한 말씀 부탁한다. 

“4년 전 낙마했던 것은 내가 알 수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애초 이번 선거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었지만 주변에서 적극 권유하고 희망을 제시해 주는 등 큰 희망과 용기를 얻어 오늘의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를 도와준 분들께 감사드리고 나를 회장으로 뽑아준 대의원들께도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따끔한 충고와 지적도 부탁드린다.”

- 진보적 성향을 지닌 당선자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가장 먼저 실시하고 싶은 사업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직업, 재활, 인권, 체육 업무를 따로 분리, 조직화해 체계를 잡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농아인협회관 건립도 시급히 이뤄야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열악한 청각장애인의 정보화 확대를 위해 청각장애인 정보화센터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 얼마 전 청각장애인 인권세미나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대표가 “청각장애인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불법점거, 시위라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었다. 그에 대한 답변이 궁금하다. 

“평소 박경석 대표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장애인인권차별은 심각한 수준으로 쟁취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불법이라도 필요하다면 집회, 시위 등을 벌일 생각이다. 합법과 불법을 적절히 조절해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 앞으로 집회현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 최근 청각장애인 인권확보 운동이 점차 활성화 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체계화, 조직화 할 계획인가.  또 청각장애인의 가장 중요한 인권을 꼽는다면 어떤것이 있는가. 

“먼저 농아인협회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투쟁화 해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의견을 많이 듣고 중요도를 가리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부분은 고용, 교육 등에 대한 것이다. 청각장애인도 대기업, 공무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특수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교사가 수화를 하지 못해 청각장애인을 교육할 수 없는 불합리한 제도도 문제 제기할 계획이다.”

1차 투표에서 큰 표차로 2위에 머문 안세준 후보가 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사퇴했다. 안 후보가 변승일 당선자의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최경훈 기자>

“장애인계가 지금까지 장총련, 한국장총 등 양 갈래로 나뉘는 현상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농맹(지체장애- 농아-시각장애)정신으로 합하면 장총련, 한국장총 두 단체가 합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장협에 농아인협회 대표로 주신기 회장이 참여했다. 한장협에 농아인협회가 계속 남아있을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확답할 수 없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장과 한국시각장애인협회장님을 만나지 않았다. 직접 만나서 상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농아인협회가 한장협에 잔류하느냐, 마느냐 역시 아직 언급할 수 없는 부분으로 3개 단체장이 만나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

- 일각에서는 만약 변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현재 한국장총 회원 단체로 있는 농아인협회의 탈퇴도 예상해왔다.  이는 변 당선자의 진보적이고 당사자주의적 성향이 당사자단체인 장총련과 더 맞지 않느냐는 분석에서 나온것으로 알고 있다. 장총련 합류는 가능성이 있는 얘기인가. 

“(웃음)그것 역시 지금 뭐라 말할 수 있는 부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양/ 이지현 기자>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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