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와 문화 향유를 위해 시각장애인 전용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민간, 지역도서관 내 마련된 시각장애인 코너를 이용하는데 그쳐 어려움이 많아 이용 비율도 낮았다.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는 24일 국립시각장애인 도서관 건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현재 국립도서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김재윤 의원(열린우리당)은 "국립시각장애인도서관 건립이 현실화 될 경우 기존의 시각장애인도서관과의 관계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도서관을 관할하는 부처가 달라 도서자료의 원활한 소통이 어렵고, 점자 및 음성도서를 보급하는 역할이 장애인복지법에 규정돼 있는데 이 법을 통해 정책을 펴는 보건복지부의 임무와 국립시각장애인도서관의 임무가 겹쳐 도서의 개발과 보급이 이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현행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으로는 국립시각장애인도서관의 운영에 문제점이 예상되므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법적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권재윤 자료관리부장은 "시각장애인 외의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는 거의 파악되지 않고 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도 장애인 복지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일반도서관에 비해 자료의 질과 양, 서비스의 종류, 시설, 인력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도서관 서비스가 전적으로 민간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도서관 간의 협력체제가 미흡한 점, 장애인 도서관 서비스의 시책 수립 및 총괄기능이 부족한 점, 장애인용 보조기기, 시스템, 기술이 미비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권 부장은 △국립장애인도서관 건립에 대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의 생산과 이용을 이원화 해 전문화 할 수 있는 방안 △지체ㆍ시각ㆍ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자인과 시설 △장애인 통합서비스를 위한 직원 교육 및 연수 △일반도서관들이 장애인 서비스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개발 및 재정 방안 등을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나사렛대 김종인(재활학부)교수는 "국립시각장애인 도서관의 설립을 위해 관민영 합동의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 향후의 운영 형태를 비롯해 공공도서관과 점자도서관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사업 계획 전반적 사항을 수립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마산시각장애인복지관 장상호 관장은 "시각장애인 도서관과 시각장애인 복지관의 차이를 분명히 할 것"을 강조하고 "도서관도 정보이용과 문화 서비스, 평생교육장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화관광부에서 책임을 가지고 총체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장 관장은 또 "지금까지 문화관광부가 시각장애인 도서관을 도서관으로 인정하지 않고 복지부가 이를 관장하기를 바라는 등 본연의 업무를 회피해 온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예산 지원은 물론 컨텐츠 제작환경의 조성, 컨텐츠 이용환경의 조성에도 매우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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