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혼모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미혼모들의 경향을 발표한 자료가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관심을 주목시키는 것은 10대 미혼모 비율은 낮아진 대신 20대 후반의 미혼모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고졸 및 대학 재학이상의 고학력자 미혼모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태반대연합이 지난 12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미혼모 보호 현황과 복지정책' 세미나를 개최했고,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한림대 사회복지대학원 허남순 원장과 미혼모 보호시설인 애란원 한상순 원장은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허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자료를 인용, 해외입양기관에 아동을 의뢰한 미혼모 중 16~20세는 2002년 1827명(53.1%)에서 2003년 1586명(41.6%), 2004년 1233명(35.8%)으로 감소했고, 15세 미만 미혼모도 2002년 180명(5.2%), 2003년 172명(4.5%), 2004년 122명(3.5%)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시기 26세 이상은 2002년 305명(8.9%), 2003년 662명(17.3%), 2004년 918명(26.7%)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란원의 한상순 원장에 따르면 1984년에는 미혼모들 중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 16.1%였지만 1996년 3.0%, 지난해 2.1%로 줄었고, 중학교 중퇴 미혼모도 1984년 23.8%였다가 1996년 9.1%, 지난해 5.2%로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학교 재학 이상 미혼모는 각각 6.0%, 10.2%, 17.7%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아기를 입양하겠다는 미혼모 비율은 1984년 92.7%, 1996년 87.9%에 이어 지난해 68.3%로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양육을 선택하는 경우는 1984년 2.7%, 1996년 3.5%에서 지난해 31.7%로 크게 늘었다.

한 원장은 "10대는 입양, 20대는 양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20대 미혼모가 늘면서 양육을 선택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보육서비스, 주거지원, 학업․취업기회 제공 등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육전문가들은 최근에 보여지는 이같은 양상에 대해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독신에 대한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불고 있는 ‘결혼은 싫지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들이 현실화 되고 있는 듯하며, 이 문제는 우리사회에 일고 있는 양성평등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급속한 성문화의 개방과 함께 지난 2004년 한 해 35만건의 낙태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발표됐고, 이 중 미혼여성이 14만7천여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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