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신규사업 및 증액사업 예산의 전액, 혹은 대규모 삭감을 요구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의 사회복지예산 삭감에 대해 관련단체들의 항의시위가 있었다.

민주노동당과 민노당 보육특위를 비롯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전국공공노조보육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지난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소속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이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예산의 절반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을 규탄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민노당 최순영 의원, 박인숙 최고위원(보육특위 위원장),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윤선미 전여농 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현재 한나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예산의 절반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보육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보살핌을 받을 아동의 권리와 국공립 보육시설을 원하는 부모들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국공립 시설 확충이 어려운 것은, 국민들의 요구는 높지만 총 비용의 70%를 부담해야 하는 지자체의 과도함 부담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이 이런 상황을 진심으로 안타깝게 느낀다면, 오히려 감액이 아니라 증액을 요구하는 것이 마땅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보육시설 이용 학부모의 51%가 보육 서비스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56%가 국공립보육시설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전체의 국공립 보육시설은 5.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이들의 주장은 ‘이런 상황에서 국공립 시설 확충 예산을 절반이나 삭감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아이를 키우는 국민들의 마음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한편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에 따르면, ‘정부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보육아동기준 30% 수준으로 확충하며 이를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반영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정부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또한, 여성가족부에서 제출한 ‘1차 중장기 보육계획(새싹플랜)에 따르더라도 2010년까지 1348개소의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 역시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국공립시설 확충 예산의 삭감 주장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원천 무효화 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임을 천명했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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