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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앞만 보고 달려온 여가부, 뒤돌아 볼 때다
심재원 기자 | 승인 2007.02.13 14:56

부적절한 연말 이벤트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은 여성가족부. 최근까지 보여지는 여가부의 여러 움직임을 보면 그 속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의욕이 넘쳐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지난해 11월초 보육의 책임을 국가가 떠맡겠다는 화려한 플랜과 함께 여가부가 갑작스럽게 발표한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의 국공립화 전환계획’은 얼마전 있었던 정책설명회를 통해 제대로 된 준비는 하지도 갖춰지지 않은 껍데기 뿐인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올해초부터 사업시작을 목표로 한 여가부는 이 사업에 108억원이라는 예산을 이미 배정했고,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장하진 장관은 다시금 사업전개 계획을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지난 10일 그동안 정책입안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공동주택 내 기존 보육시설장들에게 여가부정책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보육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장이 아닌 실무자가 참석한 자리. 기존 공동주택 시설장들은 정책이 갖는 문제점들을 실랄하게 비판했고, 답변을 하는 여가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기존 시설장들이 유리한 쪽으로 준비하겠다”라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번 사업이 준비도 안된 채 출발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기존의 시설에 대한 평가를 단순히 현재 동산과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로 보상하겠다고 밝혀 그간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가운데서 맨바닥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터전을 마련한 시설장들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도 보여주는 기회도 됐다.

결국 참가 시설장들은 ‘정부가 손 안대고 강도짓을 하려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고, 정부에 국공립전환 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게 만들고 말았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여가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중장기 보육계획인 ‘새싹플랜’에 대해 보육의 근본적 목표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재수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당초 여가부는 공보육 기반조성, 부모의 육아부담 경감, 다양한 보육서비스 제공 등 보육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정책이 진행되면서 방향성이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보육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여성의 문제로만 국한해 가장 중요한 주체이자 직접적인 수혜자인 아동은 소외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보육계획인 ‘새싹플랜’의 방향이 여성의 경제적 독립성에 근거한 평등획득, 여성의 사회참여 독려에만 초점을 맞췄으며, 정부규제를 강화해 비효율적인 지원과 획일적인 분배로 고비용 저효율의 결과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위의 두 문제 모두가 당사자들은 제외된 여가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평가됐다.

여가부는 출범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왔다. 그 결과 우리사회에 양성평등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크게 일조한 것은 분명 인정받을 만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여성부 시절부터 넘치는 의욕을 담금질하며 여성편중의 정책에만 집착해왔다는 점이다. 결국 여성가족부로 역할이 확대된 이후에도 모든 정책에서 여성편중이 나타났고, 여성 개인보다는 가족 전체의 문제로 접근돼야 할 부분에서도 여성만의 문제로 해석, 정책의 의미가 축소되는 실수를 범해 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가족은 분명 여성보다 큰 범주에서 생각돼야 할 문제다. 우리사회에서 항상 소외돼 왔던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가부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부처의 역할이 확대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능력도 분명 여가부가 가져가야 할 방향임을 분명하다. 지금은 여가부가 정책추진보다는 전체적인 방향을 우선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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