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도 없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야기되는 생산인구의 확보를 위해 여성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여성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를 목적으로 지급하는 아동수당 제도가 현재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안이라는 주장에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윤영 부연구위원은 최근 ‘KDI 정책포럼’에서 수급자격, 노동시장 참여 등의 조건도 없이 일정 연령 이하의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일을 하지 않아도 소득원이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 참여 유인에 오히려 악작용을 하며, 이는 노동공급과 세수 감소를 초래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일정액이 지급되는 아동수당은 저소득층에 더 많은 출산 인센티브를 부여하게 돼 아동빈곤과 같은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5세 이하 자녀를 가진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조 부연구위원은 “따라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통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조건으로 양육보조금을 지원하거나 출산 친화적 세제를 시행하는 방법 등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전제로 하는 양육보조금은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고 노동공급 증가에 따른 소득세수 증가는 보조금 등 재정비용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연구위원의 주장은 한국도 양육보조금을 저소득계층 위주로 지급하고 있고 향후 수혜 계층을 넓힐 계획이지만 이에 앞서 노동시장 참여 등 보조금의 수급조건을 붙여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계에서는 “KDI의 발표는 우리 경제의 부족한 생산인구를 보충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조건에 놓여 있는 일부 여성들, 즉 장애인 자녀나 병든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가정의 여성들에게는 차별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좀 더 구체적인 연구와 함께 더 나은 방향제시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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