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인 사유로 인해 뜻하지 않게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라는 조손가정의 아동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건강과 교육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심각성은 대부분의 조손가정 아동들이 조부모들과 살고는 있지만 서류상 부양의무자는 부모로 되어 있어 사회적인 혜택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제2청에 따르면 최근 연천, 의정부, 가평, 구리, 남양주,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 10개 시·군의 조손 가구 1183가구(손자녀 1876명)를 대상으로 생활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조손가정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부모의 연령대는 60~70대가 49%, 71살 이상 39.6% 차례로 나타났고, 전체의 45%가 고령임에도 전·월세 등에 살고 있었다. 또한 조사 대상 손자녀의 83.7%인 1569명이 최근 3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들의 부양자로 있는 조부모 역시 건강검진 경험자는 절반에 불과했으며, 이들 가운데 81.5%가 현재 병이 있거나 건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조손가정의 아동들은 부모와 생활하지 않은 것 자체에 불안감과 괴리감을 느끼고 있어 정서적으로도 열악하며 교육적으로는 학습 부진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가난과 이별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까지 쌓이면서 아이들은 성취감보다 절망을 먼저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들 가정에는 양육비 지원 확대와 함께 조부모 의료비 지원, 손자녀들의 건강상태 점검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조항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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