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의 지나친 의욕만을 앞세워 만들어 낸 정책이 관련업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18일 여가부는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 국공립 전환 계획을 발표했고, 장하진 장관도 신년사를 통해 이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현재 여가부는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108억의 예산을 배정해 놓은 상태이며, 올해 안에 100여개 시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수립해 놓았다.

이에 대해 전국에서 공동주택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장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1700여개의 공동주택 보육시설들이 운영중에 있다.

1월 10일 국회 헌정기념과 회의장에서는 (사)한국보육시설연합회가 주최하고 공동주택보육시설특별위원회가 주관하는 ‘공동주택보육시설 국공립화에 대한 여성가족부 설명회’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는 여가부가 공동주택 보육시설의 국공립 전환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실무자들인 시설장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이 자리는 참석한 300여명의 시설장들이 여가부의 잘못된 정책을 질타하는 성토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이날 여가부가 발표한 기존 보육시설에 대한 전환계획 중 기존 시설장들의 반발을 사는 부분은 △임대시기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기존 시설장 합의후 협의 △국공립전환 협약 체결은 해당 지자체와 입주자대표간에 체결(기존 시설장 참여 가능) △ 시설리모델링시 기존시설 3천만원 지원, 기자재 구입 1천만원 지원 △기존시설에 대한 대책으로 시설비품 및 기지자 등을 감정평가한 가액으로 구매 △기존 시설장의 경우 국공립시설 운영자 공모시 가점 부여(국공립전환 후 최초위탁자 선정시 운영시설장에 대한 가점 부여) 등이다.

특히 여가부가 기존 시설장들에 대한 유임도 고려했으나 실제는 어렵고, 영유아보육법에 근거해 초년도 국공립전환시 가점을 부여하는 정도의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과 기존시설에 대한 국공립 전환시 보상을 100% 다해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기존 시설장들은 분개했다.

참가 시설장들은 “우리가 처음 관청의 허가를 득하고 보육사업을 시작할 당시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보육의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운영해 왔다. 따라서 기초시설투자비를 보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지금까지 우리가 매년 정부의 지원없이도 투자를 해왔던 부분까지도 인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장들은 “이번 공동주택 국공립전환 계획은 실제로 당사자가 돼야 할 원장들은 빠진 채 여가부와 학부모, 그 외 관계자들이 모여 만들어 놓고 일방적으로 매스컴에 터뜨리는 무책임한 정책일 뿐”이라며 “일개 원에서 행사를 하더라도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배정하는데 하물며 정부가 제대로 계획도 만들어지지 않은 정책을 입안하면서 예산부터 받아놓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공립 전환 최초 운영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절대로 최초운영자가 아니다. 우리는 지역에서 지금까지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시설을 운영해온 운영자이다. 헌데 정부가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시설을 양도할 것을 요구하면서 우리에게는 초년도 운영자 선발에 가점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참석한 한 시설장은 “여기 있는 우리는 결코 국공립 전환을 원하지도 않았고, 보상을 원하지도 않았다. 그동안 우리는 국공립화만 되지 않았지 아동들의 원비에서부터 모든 것을 정부의 지시대로 움직여 왔다”며 “이제와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은채 당장 올해부터 국공립화 전환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정책을 시작한다는 것은 실제로 공산국가의 정책보다도 심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육정책 담당 사무관은 “현재 아직까지 완전하게 사업방향이나 평가절차, 평가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청회를 마련한 것이고, 올해 100개 전환이 목표지만 신청자가 없다면 다하지 않을수도 있다”며 “1월까지 기존 시설장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보상은 지자체의 몫이지 여가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가 신청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도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 무책임한 말로 대신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여가부가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 국공립 전환 계획은 의욕만이 앞서서 만들어진 것으로 앞으로도 주변의 여론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수 있는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여가부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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