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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답답한 대통령 = 당하는 당사자
심재원 기자 | 승인 2007.02.13 15:34

연초가 되면서 정부의 올 한해 복지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관련 기관들의 거센 반발 또한 표면화되고 있다.

여성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들의 국공립화 문제가 현재 운영중인 민간보육시설(어린이집)장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것에 이어 복지부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이를 반대하는 관련 법인시설장들의 강력한 반대움직임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도 수혜 당사자인 장애인들의 높은 원성을 사고 있어, 올해초 정부가 진행하는 전방위 복지가 모두 빈수레처럼 소리를 내고 있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2월 정기국회를 통해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관련 당사자들은 몸을 더욱 타게 하고 있고, 거세게 반발로 이끌고 있다.

허나 이는 당사자들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며, 이들의 몸짓들이 이해가 되는 것은 현 정부부처가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하려는 복지사업들의 입법·공개과정에서 갖는 공통점들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내게 도올선생처럼 많은 시간이 주워진다면 나도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이 말에 대해 일부에서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도 분명 말하지 못한 내용들이 가슴 속에 묻혀져 있을 것이기에, 한편에서는 실제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헌데 일방적으로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느끼는 대통령의 답답한 심경만큼이나 답답한 것이 정부정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는 당사자(수혜자, 규정대상)들이라는 사실이다.

최근의 모든 정책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터뜨리고 나서 수습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보육시설의 국공립화 추진이 여성가족부 장관의 입을 통해 메스컴을 탄 후 보육시설장들에게 알려졌고, 사회복지사업법 관련해서는 규제 대상이 될 법인시설장들에게 공청회의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았으며, 장애인 활동보조인제도에 대해서 또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못한채 진행되고 있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를 발표한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공청회에 나와서 하는 응답들이다. 불만을 토로하는 관계자들에게 “아직 완전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혹은 “일단 이같은 법이 마련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큰 획을 긋는 일이며, 일단 만들어 놓고 조율하면면 된다”라는 따위의 답변들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듣는 입자에서는 한숨만이 나올게 없는 관계자들의 대처이다. 누군가가 시키지도 않았을 텐데 짠 듯이 서로 비슷한 말들을 내뱉고는 한다.

마지막으로 공통점은 이런 부처 관계자들의 답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이다. 결국 어떤 복지법안 하나도 관련부처와 전문가, 당사자들이 상호 토론 및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오랜 고민과 진통을 겪지도 않은 채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집을 짓는데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그러다보니 이해집단보다는 반대세력이 거세게 항의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며, 결국은 관련부처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나면 당사자(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느 일개 부처의 잘못이 아닌 정부 전체의 잘못인 양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답답함 속에는 이런 것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현 정부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 비단 대통령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1년뿐이 남지 않은 정권, 몸이 달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복지정책은 이런 식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책입안 부처에서는 이를 알고 단 하나의 법을 시행함에 있어서도 항시 당하는 입장에 놓일 당사자들을 보다 고려해 가능한 한 최소한의 피해자, 최소한의 반대세력만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현 정부가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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