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범죄의 형태가 단순폭행은 줄어든 반면 흉기·둔기 등의 사용과 감금·협박 사례는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해 ‘보이지 않는 강력범죄화’ 가능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가정폭력의 문제가 단순히 가정폭력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사회적 영향과 직결되어 나타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 자체도 어려운 사건으로 치부되고 있다.

지난 1일 경찰청은 가정폭력사건 유형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범 중 흉기·둔기 등을 사용해 폭행한 사례는 2005년 1115명(전체 가정폭력사범의 8.7%)에서 2006년 1285명(10.0%)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감금 사범은 14명(0.1%)에서 27명(0.2%)으로, 협박·모욕 사범은 160명(1.3%)에서 264명(2.1%)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치 2주 이상 심각한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2005년 773명(6.0%)에서 833명(6.5%)으로 늘었다.

반면 맨손으로 피해자를 때린 단순폭력 사범은 1만817명(84.7%)에서 1만595명(82.5%)으로, 피해자를 직접 폭행하지 않고 가재도구 등만 부순 재물손괴 사범은 669명(5.2%)에서 666명(5.2%)으로 각각 감소했다.

가정폭력 전과 3범 이상의 가해자는 158명(1.2%)에서 183명(1.5%)으로 증가했다.

가해자 중 40대 이상이 8095명(63.4%)에서 8308명(64.7%)으로 늘었고, 노인 학대가 178건(전체 가정폭력 발생 건수의 1.5%)에서 233건(2.0%)으로 증가하는 등 가해자·피해자 모두 ‘고령화’ 경향을 보였다.

유형별로 보면 남편, 아내, 부모, 자식 이외의 동거 친족 등을 학대한 사례가 1542건(13.3%)에서 1772건(15.4%)으로 늘었다. 남편 학대는 276건(2.4%)에서 299건(2.6%)으로 소폭 증가했고 아내 학대는 9549건(83.4%)에서 9127건(79.6%)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가정문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상황은 취업이나 사업을 힘들게 하고, 이런 속에서 가정이라는 자체가 주는 압박감(부모·가족부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오늘날의 가정폭력”이라며 “최근에 가정폭력의 유형이 심각하게 변화되어 가는 것은 미디어의 영향보다는 가해자의 심리상태가 모든 것을 끝내면 편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성향이 점차 강해져서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특히 40대 가해자가 많은 것은 과거의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견디어 나가고자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정에서 표출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관계자의 말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가정폭력의 유형이 중범죄의 양상을 띄는 것이 가정만의 문제가 결코 아님을 반증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도 “가정폭력 중 단순폭력은 줄고 강력범 행태를 띠는 사례와 상습범이 늘고 있다”며 “한번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막나가는 심정으로 재차 사건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알코올 중독 치료, 상습적인 폭력행사 등에 대한 가해자의 행동 양식을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정폭력 발생 건수 및 검거 인원은 2005년 1만1595건에 1만2775명, 2006년 1만1471건에 1만2837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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