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 한남대학교 행정복지대학원장

 노인수발보험 실시에 대해 이미 사회적 합의와 여야간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국회의원들이 정략적으로 트집 잡아 법안 처리를 미루고 미뤄왔던 노인수발보험이 예정대로 2008년 7월부터 전면 실시하게 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1년간 논쟁을 벌여 온 노인수발보험법안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으로 명칭을 바꿔 여야 합의로 가결, 법제사법위로 넘겼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통과하게 된다.

이 법의 목적은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 힘든 65세 이상 노인 또는 치매나 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에게 간병 및 신체, 가사활동 등을 지원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의 도입으로 인하여 △노인의 삶의 질에 크게 향상되며, △가족의 부양부담이 경감되고, △여성 등 비공식적 수발자의 경제활동이 증가함과 동시에 △사회서비스의 일자리가 확대되고, △고령친화산업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노인의료비 사용이 효율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시기적으로는 뒤늦은 감이 있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은 2000년부터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2008년 7월부터 전국의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환을 가진 사람은 지방자치단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노인장기요양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의 방문조사를 거쳐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수급자로 판정되면 재가급여(간호, 목욕 등),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등), 특별현금급여 등을 받게 된다.

재원마련을 위해 현재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기존 건강보험료의 5% 가량으로 추산되는 장기요양보험료를 별도로 내야 할 의무가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복지위는 재가급여의 경우 비용의 20%를 본인이 물도록 되어 있던 정부안을 뜯어 고쳐 본인 부담을 15%로 낮췄다. 또한 정부는 1∼2등급 중증노인 8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1단계를 실시한 뒤 2010년 3등급 중등증노인(10만 6000여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복지위는 2008년부터 곧바로 3등급 중등증노인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원안을 고쳐 통과시켰다.

그 뿐만 아니다. 이 법은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급여 대상자에 장애인을 포함할지 여부를 국회에 보고토록 하고 장애인이 급여 대상이 될 경우를 대비해 2009년 7월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부대 의견을 달았다. 모처럼 국회의원이 자발성은 낮지만 박수받을 일을 한 셈이다.
어쨌든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후기 고령노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고령사회에서 이 제도가 국민에게 큰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늙어서 병들고 몸이 쇠약하여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남에게 신세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이 제도의 중요성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하루 빨리 자리를 잡고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와 호평을 받기 위해서는 그 동안 13개 시·군·구에서 시범실시과정에서 야기된 문제점의 보완하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아직은 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점이나 경제성장률의 둔화, 여타 사회보험료 인상 등의 요인이 작용하면서 보험료 징수에 대한 저항 또한 만만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두고 볼 때 안이하게 출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들에게 이 제도를 이해시키고 국민과 함께 이 제도를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복잡하게 제도를 꾸릴 것이 아니라 단순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래야만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제도를 꾸려가는 담당공무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수발서비스 현장 요원간의 소통과 이들의 열정이 중요하다.

아울러 기존의 지역봉사조직과 같은 각종 지역자원과 연계한 부가 서비스는 그 지역 형편에 맞게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단과 지방자치단체 또는 복지관 등의 협력과 정보 공유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제 이 제도는 출발점에서부터 장기적 운영을 생각하면서 지속가능한 제도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처음부터 비용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부담을 줄이고, 대상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제도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나 이해도가 부족하여 혼선이 예고되고 있다. 이제 제도를 안정적 제도, 국민들에게 수용 가능한 제도로 만들기 위해 언론을 통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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