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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라도 살아있는 게 괴로워…”혼자 지낸 30년 세월, 뇌졸중으로 거동조차 할 수 없어… 주위 도움 절실
김석란 기자 | 승인 2005.01.12 16:26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후미진 골목길을 한참 내려갔다. 길 양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70년대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다닥다닥 붙은 키 작은 집들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형편을 여실히 보여준다. 혼자 사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일까. 대문 앞 햇볕 쬐러 나온 노인들의 모습에서 진한 외로움과 함께, 이제는 모든 희망을 포기한 듯한 인상이 풍겨진다.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이 가난한 동네에 장경현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장 할아버지가 이 동네에 터를 잡고 산 지 30년. 올해로 이른 여섯 살이신 할아버지는 50년 전 아들이 네 살 때 아내와 헤어진 후 줄곧 혼자 지냈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 배를 곪아가면서 일을 해왔지만 가족들은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지독한 가난을 참을 수 없었나 보다. 연락이 끊긴 지는 오래고 자식 얼굴도 가물거린다.

보증금 50만원에 월 10만원 짜리 한 평이 될까말까 한 방. 문을 열자 눅눅한 습기 때문인지 퀘퀘한 냄새가 진동한다. 따듯한 바깥 날씨와 대조적으로 겨울 잠바를 입은 채 이불 속에 몸을 숨기듯 누워 있는 할아버지를 보니 왠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부엌은커녕 씻을 수 있는 공간조차 없는 그의 삶 터. 몸만 간신히 뉘일 수 있는 이곳에서 할아버지는 전기장판 하나로 추운 겨울을 나야 한다. 또 방 한구석에 초라하게 놓여진 야외용 가스렌지로 밥을 해먹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몸이 좋았을 때 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하루하루 약 없이는 견딜 수 없는 그에겐 그마저도 꿈 같은 일이 돼 버렸다. 하루에 한 번 복지관에서 배달하는 도시락을 세 등분으로 나눠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있다. 밥을 먹는다고 해봤자 목구멍으로도 잘 넘어가지 않아 몇 번씩이나 물을 마셔 힘겹게 삼켜내는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나서부터는 몸이 부쩍 안 좋아져 바깥 출입은 엄두도 못 낸다. 일주일에 두 번 가정봉사원들이 할아버지를 찾아오고 있지만 방안 청소나 말 벗 정도다.
마음대로 걷지도 못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힘들어서 가까운 복지관에 가기도 어려워. 이렇게 살면 뭣하겠어. 한시라도 살아 있는 게 괴롭지. 하루라도 빨리 죽었으면 싶어….

눈시울이 빨갛게 젖은 채 말끝을 흐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택시운전, 막노동, 취로사업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지만 그 지독한 가난 만은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정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로 한 달에 30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방세에 전기세, 난방비를 내고 나면 끝이다. 당장 급한 병원 치료비는 생각도 할 수 없다.

더 이상 살아갈 힘조차 잃어버린 할아버지, 문득 힘겨운 세월을 보내온 우리네 부모님 얼굴이 간절해진다. 언제 어떻게 이 삶의 끈을 놓아버릴 지 모를 할아버지에게 지금이라도 우리가 작은 관심을 보인다면 얼마 남지 않은 그의 막다른 길도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장경현 할아버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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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2) 385-1315 황영숙 재가복지팀장


김석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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