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들의 삶 생생한 일기로 
엄마와 나
펴낸곳: 보리/ 저자: 박기범/ 가격: 9,000원

동화작가이자 반전 운동가인 저자 박기범. 이 책은 그의 어머니 박정미 씨와 어머니 학교에서 만난 여러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글 못 배운 어머니들을 위한 어머니 학교. 이곳에 저자와 그의 어머니가 나란히 들어갔다. 엄마는 학생, 아들은 교사로. 그 후 모자는 매일밤 앉은 뱅이 책상을 펴 놓고 일기를 썼다. 엄마는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아들은 그런 엄마 이야기와 어머니 학교에서 만난 어머니 이야기를.

이 책은 저자의 일기다. 일기는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의 일기는 그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이 땅 어머니들 누구 하나 편하게 살았을까. 저자의 어머니도 참 힘들게 세상을 살아왔다. 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와 고생하다 결혼했지만, 남편에게 학대 받다 헤어져 혼자 힘겹게 살았다.

저자는 그런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주고 글로 쓰게 하면서 어머니의 상처를 풀어 준다. 어머니 학교 어머니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드셔도 계속 일하는 분들, 일하느라 지친 몸을 해도 꼬박꼬박 한글학교로 향하는 어머니들. 한글 배우는 것을 감추느라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이런 이야기들이 저자의 정감어린 입말로 다복다복 담겨져 있다.

그가 어머니들과 나눈 속 깊은 대화는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준다.       
 
꼬마 시인들의 살아있는 시 모음
개구리랑 같이 학교로 갔다
펴낸곳: 보리/ 저자: 밀양 상동초교 어린이 20명(엮음: 이승희)/ 가격: 7,000원

밀양 작은 농촌마을에 자리 잡은 상동초교. 이 책은 이곳 5~6학년 학생들이 이승희 교사와 두 해 동안 공부를 하면서 써 온 시를 모은 것이다. 식구들과 동네 어른들에 대해, 또 선생님과 일하고 땀 흘리면서, 동무들과 이야기 나누고 마음을 주고받은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몸으로 부대끼고 마음으로 나눈 삶이 다복다복 적힌 아이들의 시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생생한 삶이 환히 들여다 보인다. 시는 글쓰기 공부가 아니라 삶을 가꾸는 공부라고 말하는 이승희 교사의 말처럼, 사람다운 마음을 절로 갖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선조들의 숨은 생활 속 이야기
뜻밖의 한국사
펴낸곳: 오늘의 책/ 저자: 김경훈/ 가격: 10,000원

국내 트랜드 분석가로 잘 알려진 저자 김경훈. 그가 한국 역사에 새로운 말걸기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아니 중요하다고 생각됐던 ‘역사’라는 이름에 묻혀 숨어 있는 우리네 삶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조선시대에도 그린벨트가 있었다. 돈이 없어 혼인을 못하면 국가보조금을 줬다. 신라시대에도 대중목욕탕이 있다 등. 우리가 몰랐던 역사 속 뜻밖의 이야기, 먹거리 문화, 풍습, 정치 등 68개의 이야기가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한다. 단순히 흥미에만 그치는 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깰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생생한 문학 현장 속으로
제비는 푸른하늘 다 구경하고
펴낸곳: 따뜻한 손/ 저자: 김훈·박래부/ 가격: 9,500원

이 책은 소설가 김훈과 한국일보 수석 논설위원 박래부의 문학기행이다. 한국 대표적 소설과 시들을 골라 문학의 현장을 답사하고 작품을 해설한 글을 담았다.

두 권으로 나뉘어 나 온 책은 97년 이미 소개된 김훈과 박래부 기자의 문학기행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과거 시대상황 때문에 다루지 못 했던 월북 문인 홍명희와 시인 김지하, 박노해의 작품을 추가로 선정해 새롭게 수록하고 있다.

토지의 박경리, 몽실언니의 권정생, 정지용 등 한국 문학사를 대표하는 50편의 시와 소설이 알차게 담겨 있다. 글뿐 아니라 생생한 사진과 함께 곁들여져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현장감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김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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