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월간더불어사는사회 연중테마
넘치는 실버에너지 쓸 곳이 없다제한된 일자리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노인들… 새로운 패러다임 맞는 프로그램 필요
표수진 기자 | 승인 2005.07.08 19:02

흰머리, 주름, 실버, 지팡이, 외로움…’ 노인 하면 언뜻 떠오르는 낱말들이다. 이런 노인의 범주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경제적 능력이 없는 그날부터, 아니면 머리가 하얗게 되고, 주름이 생기기 시작한 때부터….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법적 노인연령을 만 65세로 규정하고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 나이면 자식들 뒷바라지에서 해방돼 자신의 삶을 새로 꾸며볼 때다. 그래서인지 요즘 일거리와 자신만의 생활을 찾고 있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봉사활동부터 용돈 벌기, 생계 유지형까지 그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노동시장 진입기회마저 박탈
“집에 혼자 있으면 뭐하겠어. 자식들이 주는 돈도 부담스러워서 어디 맘 놓고 쓸 수가 있어야지. 할 만한 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나이가 많으면 할 일도 없어. 노인네를 누가 써주나.”
서울 성북구에 살고 있는 김순여(67)씨. 서릿발 내린 듯 하얀 머리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인상적인 그는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며 토로했다.
우리나라 노인은 현재 430만 명.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7%대를 넘어선 지 오래인 2000년부터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20%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노인문제가 날로 심각하다.
노인인력운영센터 우제광 차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인부양비 및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노동인력 감소 문제로 인해 노인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요구조사에 의하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 총 430만 명중 경제활동 참가율은 28.7%로 저조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노인이 은퇴 후 재취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더욱이 정년이 따로 없는 농·어업에 종사하는 노인의 수가 53.9%로 가장 많았고, 27.8%가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족한 노인일자리와 저조한 취업율은 그 심각성을 더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성재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 2000년 남여 평균 74.4세가 됐다. 그러나 이와는 거의 무관하게 노동시장의 정년은 55세로 제한됐다. 때문에 65세 이상의 노인이 취업 또는 재취업 하는데 어려움이 크고, 취업이 된다 해도 그 분야가 제한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일자리가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제한됐을 뿐 아니라 노화에 따른 생산성의 약화라는 고용자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예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은 노동시장 진입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었다.
우제광 차장은 “노인문제는 빈곤, 질병, 무위, 고독 등 이른바 노인사고로 요약될 수 있다. 그 중 소득상실로 인한 경제적 빈곤은 여타 다른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노인 일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인일자리사업 체계적 정착될까
취업을 원하는 정도는 고용상태와 연령에 따라 크게 다르나 현재 취업하고 있는 노인 대부분 계속해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고, 경제적 자원이 마련된 사람들은 전일제 직업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일이나, 인생의 보람을 찾기 위한 자원봉사활동 등을 원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사회가 노인인력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은 노인 자신을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나 바람직한 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노인들이 재취업이나 일자리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필요성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취업은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이외에 건강유지, 여가시간 활동 등의 의미가 뒤따른다.
때문에 노인들을 위한 적절한 일자리 마련과 제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도시락 조리 사업단에 취업해 살맛나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임병길(77)씨. 20여 년 전 회사를 은퇴하고 처음으로 갖는 직업이라 일할 맛이 절로 난다는 그는 이곳에서 도시락에 반찬 담는 일을 한단다.
“예전부터 일을 하고 싶어도 할 만한 데가 없었어요. 지금 이곳에서 일해 월 20여만 원을 받고 있는데, 용돈도 벌고, 봉사도 한다는 생각에 힘이 절로 나죠.”
앞으로도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용돈을 벌며 활기찬 인생을 살고 싶다는 임씨는 자신의 주변에 이런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이 무척 많다고 전했다.
복지관 김수아 사회복지사는 “지난 3월 노인일자리 사업설명회에 지역 노인 6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그 중 100여 명이 일자리사업 신청서를 냈고, 현재 상당수가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서 마련한 노인일자리에는 어린이 집에서 한자, 예절 교육 등을 진행하는 어르신 강사사업단, 거동불편 노인의 가정을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시터 사업단 및 간병도우미사업단, 도시락 조리 사업단 등이 있다. 이외에도 황혼을 맞은 노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찾아주고자 앞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 운영할 계획에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노인복지관이 발 벗고 나서 시작한 노인 일자리사업은 5,105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었다.
우제광 차장은 “정부는 2007년까지 노인 일자리 30만개를 만들 계획에 있다. 현재 약 3만5천개의 일자리가 있으며 앞으로 4~5만 자리를 추가로 생성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 앞으로 체계적인 노인일자리가 정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병길 씨는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이 많은데 반해 할 만한 자리가 한정돼 있어요. 더구나 사무직 같은 일은 아예 꿈도 못 꾸죠. 할 만한 일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거 같아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사업이 공공근로 사업이나 노인 간병, 어린이집 특별활동 강사직 등으로 한정 돼있다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노인에게 지급되는 20여만 원의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분분했다. 고학력 노인들이 갈 곳 없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때문에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노인인력운영센터 우제광 차장은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노인이 상당수다. 그러나 정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아쉽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여생을 보람되게 보내고자 하는 노인이 증가하는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된 일자리…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해야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65세보다 훨씬 이전에 노동시장에서 퇴출당하기 때문에 노령기가 상당히 길다. 노년기의 적절한 활용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 노인 재취업교육, 정년의 연장 등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노후 사회보장과 서비스 체계가 열악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고통이 될 것이다. 때문에 노인의 긍정적인 미래상을 마련하기 위해 노인 본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 차장은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 인구가 430만을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베이비 붐 세대인 3·40대가 노인이 되는 2·30년 후면 지난번 쓰나미 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마련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표수진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표수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구로구 경인로20나길 30 이좋은집 515호  |  대표전화 : 02-847-8422    
등록번호 : 서울 다 05179  |  등록일 : 1996. 12. 10  |  발행·편집인 : 김종래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시훈
Copyright © 2024 복지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