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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막는 든든한 지킴이무료상담·피해자 보호법 마련 등 활발한 활동… 의료소비자권리찾기 운동에 온 힘
김은미 기자 | 승인 2005.07.13 23:35


“더이상 의료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 마련이 중요합니다. 우리 단체가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작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다시 그 첫발을 내딛는데 여러분의 큰 응원 부탁드립니다.”


지난 4월 9일, 서울 여성프라자 안. 의료소비자시민연대가 회원들과 힘찬 재출발식을 가졌다. 이는 그동안 개인문제로 치부했던 의료사고를 사회문제로 끄집어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보다 힘있게 담아내고자 의지를 다지는 단체의 이유있는 발돋움이었다.

 

대처방안·법률자문 등 피해자와 가족 지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이하 의시연). 지난 2000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의료사고를 추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의시연 강태언 사무국장은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의료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해 봐요. 환자는 물론 가족들은 갑작스런 상황에 막막한 심정이에요. 하소연할 곳도 의지할 곳도 없어요. 이에 지난 95년 의료사고 경험을 가진 피해자들이 정보를 나누기 위해 ‘의료사고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임의단체다 보니 권리를 힘있게 주장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이에 당사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어요”라며 설립취지를 설명한다.


벌써 5년째 의료소비자권리운동을 해온 의시연. 그동안 단체는 매년 늘어나는 의료사고의 심각성을 사회에 고발해 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것만 해도 한해 의료사고는 약 6∼7천건. 이것만도 적은 수치가 아닌데, 단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병원이 워낙 폐쇄적이다 보니 우리나라는 의료사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요. 영국만 하더라도 연간 90만 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는 보고예요. 이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발표된 수치보다 몇 곱절은 더 많을 거예요.”


매년 이렇게 많은 의료사고가 발생함에도 문제는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단체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강 사무국장은 “갑작스런 상황에 환자와 가족들은 당황하는데, 의료지식도 없고, 대처방안을 몰라 더 힘들어해요. 이들을 위해 가족상담을 하고 전문의학지식과 법률자문을 바탕으로 대처방안을 알려주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상담은 인터넷과 전화로 수시로 받고 있는데, 특히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전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매주 첫째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만남의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격려해가며 함께 해결해 가자는 의미다. 실제 이를 통해 많은 피해자들이 정보와 위안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강 사무국장은 “사회적 관심과 제도의 뒷받침이 없이 단체의 힘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했다.


“상담자 한두 명이 하루에 30건이 넘는 상담을 해요. 법 대응까지 함께 하다보면 완전히 녹초가 돼요. 피해자는 매일 발생하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돕는 건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요. 의료사고를 방지하고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해요.” 


현재 의료사고가 나면 피해자들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 오히려 진상규명도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해야한다. 하지만 병원과 의사의 발뺌 때문에 그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의료소송까지 하게 돼요.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병원 발뺌은 그렇다치더라도 법으로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다는 거예요. 법이 없으니까 법원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난감해 해요. 2∼3년 어영부영 끄는 것은 보통이에요. 그러니 피해자들만 답답하고 분통이 터지는 거죠.”


강 사무국장 역시 의료사고를 경험한 피해자다. 10년 전 출산 중 아이는 죽고 부인은 식물인간이 되는 사고를 겪었다. 행복했던 그의 삶은 이후 180도 달라졌다.


“결혼 후 1년 만에 겪은 일인데, 어떻겠어요. 간병비가 감당이 안돼 일도 그만두고 제가 직접 간병을 했어요. 의료사고로 가정파괴는 물론, 10년 간 병원과 싸우면서 가진 것도, 청춘도 다 잃어버렸어요. 그 삶을 어디 가서 보상받겠어요. 피해자 대부분이 그래요. 의료사고는 환자 생명은 물론, 가족파괴까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에요. 심각한 사회문제예요”


이에 단체는 의료소비자주권확보를 위한 제도마련에 보다 큰 품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실제 지난 4월에는 ‘의료사고예방 및 의료피해자구제법’이라는 이름의 가법안을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상정했다. 이 외에도 단체는 사회적 공감대를 위한 캠페인과 의료소비자주권교육에도 힘쓰고 있는 중이다.

“권리찾기운동에 많은 관심 부탁해요!” 

올해로 5년째 의료소비자주권을 주장하고 나선 의시연. 어려움 속에서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작은 결실들을 맺고 있었다. 


“5년 정도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이제 의사들도 요구시 진료기록을 보여주는 게 환자의 권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요. 더불어 조금씩 의료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요. 아직도 피해자들에게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앞으로 계속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에요. 누구나 의료사고 당사자가 될 수 있어요. 의료소비자권리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안전한 의료소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첫마음 밝혀 들고 바른 걸음 나선 의료소비자시민연대. 힘없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가고 있었다. 이들의 따뜻한 수고에 힘찬 응원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문의: 02-527-7233/ http://www.medioseo.or.kr)
글/김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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