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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아닌 삶터로 다가가고 싶어요”인정 넘치는 사회 만들고 싶다는 새내기 사회복지사 최윤정 씨
표수진 기자 | 승인 2005.08.29 17:03


신기루 같은 황금햇빛이 온 세상을 내리쬐던 5월의 마지막 봄날, 릴레이복지사 첫 번째 주자 김세진 씨가 건넨 바통을 들고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주인공이 일하고 있는 곳이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호기심에 걸음마저 경쾌해진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빽빽한 상가 건물 사이를 따라 한참을 걸어 도착한 ‘녹색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이하 녹색). 그곳에서 이제 막 사회로 첫발을 내디딘 최윤정(27)사회복지사를 만났다. 사회로 첫발을 내디딘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취재진의 방문이 다소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치는 릴레이 사회복지사 제2호, 최윤정 씨. 그는 어떤 이일까.

풀뿌리 운동 ‘녹색’의 매력에 흠뻑 취해

올해 초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녹색’에서 일한 지 3개월째 접어들고 있다는 최윤정 사회복지사. 여느 졸업생이 그렇듯, 진로 결정을 놓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을 텐데, 그의 대답은 가뭄에 기다리던 빗줄기만큼이나 명쾌하다.

“지역 사회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 대한 관심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선택했어요. 대학에서 지역사회복지론 수업을 듣고, 뭔가 해답을 얻은 것처럼 속이 시원했죠. 사람들과 부대끼며 함께하고자 마음먹고, 할 수 있는 일을 좁혀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지역사회 시민단체인 ‘녹색’이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복지순례를 떠나게 됐다는 그는 단순한 시민단체를 뛰어 넘어 지역주민들에게 시원한 나무그늘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녹색’의 매력에 흠뻑 빠졌단다. 언뜻 보기에는 직원이 2명뿐인 작은 단체지만, 그에게 있어 눈에 보이는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녹색은 단순한 크기나 장소의 의미를 넘어 이웃 간의 정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로 만들어지고, 또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복지관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비슷해요.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어요. 때문에 크고 작고를 떠나 어떤 곳이 조금 더 가까이 사람 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10년 전, 주부 6명이 모여 수다처럼 시작한 ‘녹색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공부방 사업을 시작했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지역 풀뿌리 시민단체인 ‘녹색’에서 그는 전체 살림을 맡아 사무를 보고,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살림이라도 손 안가는 곳이 없고, 적은 운영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살림이 들고 나는 형국에, 그 속이 얼마나 탈지 불 보듯 뻔하지만 그의 모습 어디에도 궁색함은 찾아볼 수 없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워요. 하지만, 풀뿌리운동의 특징은 주민들의 욕구에 바로 반응할 수 있고, 또 유동적이라는 거예요. 언제든 우리 이웃 곁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해 반응할 수 있어 좋은걸요.”

더 가까이, 더 친숙하게 다가갈 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최 사회복지사. 문득 사회로 발걸음을 옮기고자 했을 때,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도 그렇게 실천해 왔는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언제나 내가 아닌 주위만 둘러보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만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다.

“내 삶 속에서 얼마나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해왔는가 생각해 봤더니, 대학 시절 친구, 그리고 선후배와 활발한 교류가 없던 점이 가장 아쉬웠어요. 그런 느낌을 가까이에 있는 친구들에게 말했는데,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꼈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생각을 나누고, 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비전원정대’라는 모임을 만들었죠.”

7~8명의 사회복지학과 선후배가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들으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받게 됐다고 한다. 인생에 있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장 값진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 이웃에게, 또 주변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진정한 사회복지사로서의 자질이 물씬 베어 나오는 듯하다.

“‘녹색’이 있는 이 지역이 일터가 아닌 삶터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이웃에게 더 가까이,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은데, 그렇게 되려면 이곳이 내 삶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지역주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어가고 싶어요.”

이제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해 옮겨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무척이나 조심스럽다는 최윤정 사회복지사. 그 옮기는 발걸음이 깃털처럼 가벼운 것은 그가 조금씩 우리 곁으로, 지역주민들 곁으로 다가가고 있어서가 아닐까. 훗날 그와 함께 만드는 지역사회가, 그리고 우리 동네가 여름 한낮 쪽빛 푸르름을 머금은 나뭇잎만큼 싱그러워지기를 소망해 본다.    글/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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