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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지역에 피어나는 ‘희망찬가’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저소득 가정 지원… 주민과 8년간 공동체 하모니
김은미 기자 | 승인 2005.10.17 11:48


빵빵!’ ‘위-잉’ ‘드르륵!’ ‘끽익’ ‘쿵!’

낮은 지붕들 사이로 온갖 소리들이 새어 나온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리다. 조금은 더 부산하고 낮게 울리는 곳이 있다. 영세공장들이 몰려 있는 서울 성동구. 구로처럼 확연히 공단지역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골목골목 영세업체들이 빼곡하게 자리한 곳이다.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 주민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 주위를 돌아볼 여유 없이 하루하루 팍팍하게 살기 일쑤다. 이런 그들 뒷편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지역에 희망을 일궈가는 단체가 있다.

성동희망나눔이 바로 그곳. 지난 98년에 문을 연 단체는 지역 주민들이 좀더 살맛나는 훈훈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데 부산한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IMF이후 지역내 복지망 요구에 문 열어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성동희망나눔(이하 희망나눔). 이곳은 지역 내 소외된 주민의 복지사업과 권익향상을 위해 성동지역 종교, 노동, 지역단체들이 힘을 모아 만든 시민단체다.
희망나눔 이일순 사무국장은 “지역 특성상 영세사업장이 많은데, IMF이후 경기가 악화되면서 다들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졌어요. 지역 내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결식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크게 늘었어요. 그런데 당시만 해도 지역에 노동운동은 활발했지만, 이런 가정을 지지해 줄 ‘복지망’은 거의 없었어요. 이를 담당할 단체가 필요하다는 지역 내 목소리가 생기면서 문을 열게 됐어요”라고 설명한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희망나눔. 이제 어느 정도 지역에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하지만 경험 없이 의지 하나로 시작하려다 보니, 처음엔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지역복지를 기조로 놓고 출발했지만, 한동안 방향을 못 잡아 처음엔 중구난방이었어요. 그러다 99년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에서 실업자지원사업이 한창이었는데, 당시 지역에도 실직가정이 크게 늘어났거든요. 이것을 감안, 이후 실직가정 지원으로 초점을 맞췄어요.”
그런데 일년 후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 무렵 자활후견기관이 한창 생겨나 자원과 역할이 상당부분 중복됐기 때문이다.

“사업은 계속 해 갈 수 있지만, 중복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좀더 우리 힘이 필요한 곳에 역량을 쏟자는 문제의식에서 다시 방향을 점검했어요. 그동안 벌였던 상담·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꼼꼼히 살폈는데, 관과 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의 생활지원이 가장 절실하더라고요.”

그렇게 단체가 제 길을 찾기까지 3년. 오랜 방황을 한 만큼 단체는 걸음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무엇보다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지원할 방법을 찾는데 온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 후원자를 개발, 일대일로 각 가정에 결연해 물질적·정서적 지원을 했다.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고 있는 여성가장 지원에도 힘을 나눴다. 여성들이 지치지 않도록 자활의지 교육과 더불어 일자리 상담 및 알선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한편, 부모가 일터에 있는 동안 아이들은 방치되기 일쑤다. 이에 단체에서는 아동들을 위한 사업에도 눈길을 돌렸다. ‘냉이학교’가 바로 그것. 역사탐방, 미술교육, 풍물, 캠프 등 평소 집이나 학교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프로그램으로 마련해 알차게 꾸려가고 있다.  

또한 지역단체인 만큼 타 단체와 지역연대사업도 다양하게 펼쳤다. 뚝섬에 숲 공원이 들어선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 외에 통일한마당, 반전평화 등에도 지역주민의 꾸준한 관심을 끌어내는 데도 한 몫 해 가고 있다.

“단체가 지역에 뿌리내리기까지 3년이란 세월이 걸렸어요. 하지만 그만큼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들이 있어 단체 뿌리가 더 탄탄해졌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욕구에도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거든요.” 

어깨 빌려주고 기대는 따뜻한 지역 꿈꿔

성동지역 어려운 이웃들의 든든한 동행자인 희망나눔. 하지만 최근 경기가 나빠지는 바람에 회원이 줄어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 사무국장은 “사정상 상근자 수를 줄였어요. 일은 갈수록 많아지는데, 인력이 줄다 보니 좀더 심도있는 정책사업을 못해서 내심 안타까워요.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많든 적든 주민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분들로 하여금 조금씩 믿음이 쌓여 가요. 본인도 일자리가 급한데, 더 급한 사람에게 양보하기도 하고, 독거노인을 위한 천원모금운동인 ‘천사운동’에도 힘닿는 껏 나서고 있어요. 아직 갈 길은 멀었지만, 이런 작은 걸음들로 조금씩 지역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앞으로 노력해 가야죠”라고 말했다. 
뿌리처럼 깊은 믿음 없이는 이루기 힘든 공동체. 하지만 희망나눔은 8년 걸음을 하는 동안 성동지역 주민들과 어느새 서로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는 이웃이 되었다. 지역단체로 많은 애로점들이 있지만, 늘 파이팅을 외치고 나가는 희망나눔. 이들이 뿌리고 나누는 수고들이 성동지역에 ‘희망’으로 꽃피우길 기대한다.                         글/김은미 기자 사진/성동희망나눔 제공

김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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