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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팔공감’ 새로운 인생의 시작가정방문·야외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 통한 의도적 가족구성 및 집단 의식 도모해
표수진 기자 | 승인 2005.10.24 17:11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옛말이 있다. 살다 보면 마음과 같지 않게 퉁명스런 말투로 상대방을 당황시킨 적이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친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상냥해 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을 터. 일상생활 속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사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전익준)에서 마련됐다. 지난 8월 첫째 주 금요일 복지관 강당에서 열린 역할극이 바로 그것. 이날 복지관의 노인들은 처음 접해보는 역할극에 흠뻑 도취해 있었다.

“친자매처럼 가까워요”

“언니, 밥은 먹은 거유? 아니, 옆에 이 양반은 어디 갔다 오나 보네.”
능청스레 자원봉사자가 대사를 던지자 역할극에 참여한 이순례 씨가 맞받아친다. 처음 접하는 역할극이 어색해서 일까.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주거니 받거니 시간이 지날수록 숭실대학교 소시오드라마(즉흥극)팀이 마련한 극은 점점 재미를 더해간다.

재가복지팀 이민성 사회복지사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받기도 해요. 이번 역할극을 통해 일상 속 대화 예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했어요”라고 말한다.
올 3월 처음 시작한 ‘칠팔공감’의 역할극 시간 풍경.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언니야”, “동생아”를 불러보는 참가자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다.

복지관의 ‘칠팔공감’ 프로그램은 2001년 시작한 우울증 예방 및 생활만족도 향상 프로그램 ‘장수교실’과 정서지원프로그램인 ‘아리랑 교실’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70대부터 80대 노인이 참여하기 때문에 ‘칠팔공감’이라고 한단다.

이 복지사는 “최저 70세부터 최고 84세까지 노인이 참여해요. 그룹 내에서 친자매와 같은 심리적, 정서적 지지체계가 지속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에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칠팔공감’은 복지관 이용 재가대상 28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독거노인의 의도적 가족구성 및 집단 활동을 진행한다. 역할극 뿐 아니라 그룹 가정방문 및 야외활동, 복지관 경로 식당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는 등의 식탁공동체 프로그램이 이에 해당한다.

이 사회복지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들이 서로 친자매처럼 친해졌어요. 하지만 20여 명이 넘는 그룹 안에서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역할극은 좀더 가족 같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 노인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참가자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우정만큼 프로그램 진행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2년 전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순례(76)씨는 그룹으로 가정방문을 한 기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룹을 나눠서 선생님과 함께 가정방문을 가요. 그림도 그리고, 서로 이야기도 하면서 친구처럼, 언니처럼 지내고 있죠. 요즘 복지관에 나와 친구들 보는 재미로 산다니까요. 꼭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너무 즐거워요.”

김복희(74)씨 또한 복지관에서 마련해준 프로그램 덕에 흥이 절로 난다. 난생처음 볼링장도 가봤다며 자랑을 늘어놓는 그는, ‘칠팔공감’ 프로그램이 있기에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했다.
“복지관에 오기 전에는 하루종일 집 안에만 있었어요. 동네에 누가 사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가정방문도 하고, 같이 나들이도 가면서 친형제보다 더 돈독해졌지요. 이웃 간에 정도 깊어지고 말이에요. 복지관에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걸요.”

모든 이웃과 함께 참여하고, 나누고

이민성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가 직접 돕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요. 가장 큰 자원은 이웃 간, 또래 간 집단이죠. 때문에 집단을 구성해 서로 힘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바로 칠팔공감 프로그램이에요”라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인근 지하철역 환경미화를 하거나, 복지관 홍보도 함께하고 있다. 복지관의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칠팔공감 참가자들은 다양한 도움을 나누며 이웃과 하나가 된다.

복지관은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지역사회 전체를 커다란 칠팔공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모든 이웃과 함께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맘에서다.
이렇듯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앞장서는 이곳의 노력이 있기에, 퍼즐 맞추듯 하나하나 지역사회 전체에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는 듯했다.    글·사진/표수진 기자

(문의: www.sadangwelfare.org 02-597-3710)

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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