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에 빈곤아동이 716만명이나 된다고 해요. 이런 아이들을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자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으로 빈곤 아동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도록 함께 나눠요.”

지난 10월 13일, 도심 한가운데서 보기 드문 자선 행사가 열렸다. 개그맨 이홍렬(52)씨가 빈곤아동들의 수호천사가 되어 나타난 것. 한국복지재단(회장 김석산)의 주최로 열린 ‘이홍렬의 樂樂(락락) 페스티벌’은 박명수, 하하, 박준규, 전영록 등 연예인 15명이 참여해, 더욱 빛을 발했다.

행사시작 2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나온 이홍렬 씨. 벌써 5년째 한국복지재단의 홍보대사로 종횡무진 활동해 온 그인지라 각오가 남다르다.

“한국복지재단과는 홍보대사여서도 그렇지만, 이미 지난 86년부터 인연이 깊어요. 때문에 가족 같은 마음으로 편안하게, 또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연예인 모두, 그가 직접 섭외했다. 더욱 뜻 깊은 것은 출연진 전원이 무료로 출연했다는 점이다. 홍보대사로서 가장 즐거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그의 이웃사랑 시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씨는 한국복지재단의 어린이 돕기 행사에서 사회를 맡았단다. 인연이 되려고 그랬을까. 10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뒤돌아서자마자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돈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받았어요. 그래서 이왕 받은 돈 내가 재단과 인연을 맺고 도움을 주자고 생각했죠. 그렇게 처음 제주도에 살고 있는 소녀가장을 후원하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소외받은 이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꾸준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는 그. 한 명 두 명 늘리기 시작한 후원이 상당수에 이르지만, 굳이 밝히기를 거부한다.
“한꺼번에 많은 아이들을 돕겠다고 욕심내다 경기가 안 좋다고 끊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내가 어려워도 꾸준히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만큼 하는 걸요.”

그의 손길은 비단 소외받고 있는 아동에게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나눔을 아끼지 않는다. 그 자신도 어릴 적 어렵게 성장했기 때문에, 또 노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기에 더욱 애틋하다.

“요즘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해야 해요. 연예인들이 나서서 이런 일을 한다고 홍보를 하게 되면 많은 이들이 ‘이런 일도 있구나’라고 다시 보게 되잖아요. 모르게 선행해야 할 일이 있고, 또 널리 알릴 일은 우리가 앞장서야죠.”

그는 또 “요즘 ‘기부는 문화다’라는 캠페인을 많이 하잖아요.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기부하고, 나눠주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닐까요?”라고 전했다.

방송 MC로, 공주영상정보대학 겸임교수로, 리센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그것도 모자라 연극인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전혀 소홀함이 없는 나눔꾼 이홍렬 씨. 그런 그의 한결같은 마음이 있기에 빈곤아동들의 올 겨울이 그다지 춥지만은 않을 듯하다.                                                                      글·사진/표수진 기자

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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