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개관한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는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돕고 원활한 독립생활을 지원해 주고 있다.

“어때요? 일이 힘들진 않으세요?”
“자꾸 반복해서 그런지 처음보다 훨씬 수월해졌어요. 하다 보니 속도도 빨라지는 것 같네요.”

오후 11시, 한울정신건강센터 취업부 안. 자동차라이트용 부품을 끼우는 기초 작업에 열심인 회원에게 정공주 사회복지사가 살갑게 말을 붙인다. 그런 미소가 위로가 되었는지 무표정이었던 회원의 얼굴에 이내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회원들을 한가족처럼 챙기는 이곳은 바로 한울지역정신센터. 흔히 센터라 말하면 환경도 열악하고 직원과의 유대관계도 얕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곳 한울센터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회원들이 내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사회에 원활히 복귀할 수 있도록 작은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활동통해 마음까지 재활!

서울 봉천동에 자리 잡고 있는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지난 97년 개관한 이곳은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돕고 원활한 독립생활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정공주 사회복지사는 “정신 장애인들은 의학적인 치료만으로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이들은 약물치료가 끝난다해도 다시 재발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정신적으로는 회복이 되었어도 사회적응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거든요. 이곳은 의학적인 치료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을 도와주는 곳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개관 당시 30평이 채 안 되는 가정집에서 시작해, 1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3명의 사회복지사로 시작 했어요. 순수하게 정신 장애인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 했죠. 현재 보호시설, 주거시설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시설도 확장되었어요.”

무릇 이 같은 시설의 확장이 외관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늘어난만큼 보살핌과 관심을 덜 받게 되는 회원이 생기지 않도록 내실 또한 함께 성장하도록 도모했다.  
  
이런 센터의 가장 큰 목표는 정신 장애인의 고민과 짐을 최대한 덜어주어 독립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런 만큼 회원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내부와 외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독립취업을 지원해주는 직업재활 프로그램, 집단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부서활동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4년 째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문용호 씨는 이곳에 와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감도 생겨 대학 진학이란 꿈도 갖게 되었다고. 이는 단순히 꿈이 아닌 마음과 생각 모든 것이 재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욱 소중할 것이다.  

센터의 회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센터의 자랑이라면 직원들과 회원들이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독립취업을 하기 전, 연습 삼아 회원들이 직원들을 도와 센터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직업재활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김종운 씨는 “처음에 왔을 때는 사람들과 서먹서먹해 친해지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직원들과 동참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도움 속에 어느덧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1년 전, 센터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가장 무서웠는데, 이제는 제자신이 신기할 정도로 변했어요”라고 말한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 보니 타 지역에서도 센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용하는데 필요한 절차는 의외로 간소하다. 정신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은 사람이라는 전문의의 소견서만 있으면 된다. 이제는 회원들의 입소문으로 센터가 많이 알려져 타 지역의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

“노력과 인내를 요구하기 전에
사랑과 관심을 건네야죠”

혹독한 재활훈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정신 장애인들의 사회복귀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간혹 이곳에서 직업재활프로그램을 받고 독립취업을 해도 적응을 하지 못해 다시 돌아오는 회원들도 있다고.

정원미 사회복지사는 “그럴 때마다 정말 안타까워요. 하지만 회원에게는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준 뒤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같이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독립취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후에도 회원들이 적응을 잘 하는지 관리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죠. 이들에게 무조건 인내와 노력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사랑과 관심으로 이들의 병든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 중 하나니까요”라고 말한다.

정신 장애인들의 힘겨운 홀로서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이들이 당당히 우리사회의 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센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사랑 실천을 하고 있다.
(문의: 02-877-9964)

글·사진/박경미 기자

박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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