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문을 연 대청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하늘아래 이리도 다른 곳이 있을까. 서울시 강남구는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사는 곳 중 하나다. 한달에 관리비만 몇 백만원하는 타워팰리스와 주민등록증에도 주소가 없는 포이동 266번지가 이를 증명하는 한 예가 될 것이다.

대청종합사회복지관(관장 홍종희)이 위치한 일원동 일대는 행정구역상 강남구에 속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복지관 인근에 장기 임대 또는 영구 임대 아파트가 있다 보니 지역사회복지관으로서 맡은 역할이 크다. 특히 이 지역은 독거 및 저소득 노인들이 밀집한 상태. 따라서 복지관은 2005년을 기점 삼아 명실상부 노인특화복지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어르신! 이제 활짝 웃으세요!

지난 1993년 수서성람종합사회복지관으로 첫 발을 내디딘 지 13년째. 강산이 한번 바뀔 동안 복지관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였다. 노인 일일급식소 개설 및 방과 후 교실, 이동목욕사업 등을 거쳐 지난해 노인특화사업까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누구를 먼저 할 것 없이 앞장 서왔다. 이렇게 많은 사업 안에서도 특히 ‘노인 특화사업’은 복지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최삼열 사회복지사는 “장기·영구 임대 아파트이다 보니 주변 지역여건상 인구 이동이 적은 편이에요. 그런데다 기존 주민들이 노인들이다 보니 해가 갈수록 연령이 높아지게 되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죠”라고 말했다.

노인이 많다보니 노인들의 우울증은 지역 내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노인이 매달 1~2명 이상 속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다른 독거노인들의 경우에도 우울증에 항상 노출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005년 복지관은 노인특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노인들의 우울증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였을 것이다.

최 사회복지사는 “관할 동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저소득 독거노인의 가정방문을 실시했어요. 방문 시 우울척도 검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했어요. 그 중에서도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힌 10분을 선정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서비스인 재활케어 하우스를 운영 중에 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바로 우울예방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거주 60세 이상 80세 이하의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은 여가 활동을 통한 생활 활력 증진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모든 프로그램 진행을 2인 1조로 구성했다고.

“이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훨씬 역동적이에요. 노인들이 짝과 함께 활동하면서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죠. 활동을 하면서 서로간의 유대가 형성되다 보니 정서적 지원이 저절로 가능케 됐어요.”

비록 완벽한 성비를 구성하지 못했지만 동성간 또는 이성간의 조화를 통해 강한 유대관계를 맺게 되었다. 프로그램 밖에서도 서로 왕래를 할 정도로 친목이 돈독하다고.

“사전·사후로 두 번에 걸쳐 우울증척도 검사를 실시했어요. 그 결과 평균 7~8점이나 낮은 수치를 보였어요. 올 3월부터 새로운 신규 대상자들과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기존에 프로그램을 했던 분들이 참가대상에서 제외돼 많이 아쉬워하고 있어요.”

실제로 바깥 외출이 전혀 없던 노인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인근 경로당을 이용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고.
물론, 프로그램 성격상 3월 초부터 11월 말까지만 운영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최 복지사는 “우울증이 단시간 안에 치료 된다고 말 할 수는 없다”며 “전문의들도 1년간 진행하는 프로그램보다 장기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하였다.

사후(死後)프로그램 준비 등
         지역 맞춤 서비스로 이끌 터

그래서 복지관은 프로그램이 종결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노인대학’을 새로이 마련했다. 다른 여가프로그램을 가미해 만든 이 노인대학은 복지사들이 한발 물러서 중재자 역할만 하게 된다고. 따라서 앞으로 노인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복지관은 요보호 대상자 가정을 방문, 목욕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최 복지사는 “점차 단계적인 활성화를 통하여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지역 맞춤 서비스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야심 찬 포부를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지역 노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사후(死後)준비프로그램이다. 저소득·독거노인의 경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마련인데 복지관은 이런 노인들에게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다양한 강의 및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사후에 있을 두려움을 준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밝게 건강하게 자신 있게’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노년의 아픔까지 보듬어 주고 있는 ‘대청종합사회복지관’. 이곳은 일원동 노인들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위안 받을 수 있는 사랑방이자 대청마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그런 복지관이 곁에 있기에 오늘도 노인들의 복지관을 향한 발걸음은 멈출 수 없는가 보다. (문의: 02-459-6389)

글/표수진 기자 사진/대청종합사회복지관 제공

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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