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별 따기. ‘웬만한 노력으로는 해내기 힘든 일’을 일컬어 사람들은 이 말을 사용한다.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희박한’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몇 년 간 이 말이 ‘바늘 가는데 실가는’ 것처럼 단골로 따라다녔던 단어가 있다. 바로 ‘취업’이라는 단어다. 취업이 얼마나 힘들어졌으면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갈수록 협소해지는 취업문, 구조조정과 비정규직의 증가 등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가져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실업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가운데 특화된 직업훈련과 자격강좌를 실시해 눈길을 끄는 복지관이 있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위치한 부천근로자종합복지관이 그 주인공. 실업자와 재취업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이 곳은 ‘근로자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노동복지로 근로자가 행복한 지역 만든다

부천근로자종합복지관은 부천시로부터 한국노총 부천지부가 운영을 위탁받아 지난 2000년 11월 개관했다. 여타의 복지관과 다른 점이라면 프로그램의 대상이 노인, 장애인이 아닌 근로자라는 점이다. 때문에 중점 사업 역시 보통의 복지관과 달리 노동복지와 사회교육서비스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종민 팀장은 “실업으로 인한 고용시장 불안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노동복지와 근로복지는 OECD 국가 수준에 한참 미달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우리 주변의 수많은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근로자복지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지역근로자들에게 종합적인 취업지원프로그램과 권익보호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설립 당시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상태. 많은 실업자들이 이 곳의 교육프로그램과 알선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했고 소송 방법을 몰라 부당해고를 당하고 임금이 체불되었던 근로자들이 법률 도움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었다.

현재 복지관에는 노동상담센터(근로자고충처리센터)를 비롯해 외국인노동자의 집, 중소기업노조, 무료취업센터가 설치돼 있다. 근로자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 기관을 구분했다는 것이 복지관 측의 설명.

노동상담센터는 체불임금이나 산재 등의 불이익을 당한 근로자들의 법적 조치를 도와주는 기관으로 상담에서부터 서류양식 대행과 접수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법적 절차를 돕는다. 또, 외국인노동자의집은 취업알선을 비롯해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노조는 근로자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노동자를 돕고, 무료취업센터는 구인·구직 상담 및 등록, 알선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 팀장은 “많은 근로자들이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들면서도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센터에서는 노동과 관련된 각종 법률 상담을 비롯해 상세한 절차 설명, 대행을 통해 근로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토탈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취업률 UP

복지관의 각 기관들이 근로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선다면 시행 중인 교육프로그램은 순수하게 취업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복지관 측은 무료취업센터와 연계해 직업훈련교육을 실시하거나 방문자를 대상으로 자격강좌를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하는 회원은 한 달 기준으로 천여 명 정도. 

회원들이 백미로 꼽는 프로그램은 뭐니 뭐니 해도 초등교육전문강사 양성과정이다. 일자리를 갖고자 하는 여성들이 증가한데다 여성들 중에도 고급인력이 많아 반응이 좋다고 한다. 특히 자녀를 가진 여성으로서는 학원강사, 과외강사 등으로 취업해 돈을 벌면서 자신의 아이도 가르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여성취업희망자를 타깃으로 한 ‘비즈공예과정’ 역시 호응이 뜨겁다. 점포나 자본 없이도 안전하게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별다른 자격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취미처럼 일하고 창업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기술자격 강좌 중에서는 단연 컴퓨터자격강좌가 인기다. 복지관 측은 “컴퓨터실에 최신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명강사를 초빙, 수준별 강의와 보충강의를 시행하는 등 ‘강의의 질 높이기’에 힘쓴 결과 회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에서부터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홈페이지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좌가 마련돼 있는 것도 컴퓨터자격강좌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비즈니스 생활영어, 교양한문, 발건강관리, 뷰티클리닉, 플라워디자인, 종이일러스트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복지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김 팀장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많은 근로자가 이용하고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가”라면서 “특히 근로자복지관이다 보니 ‘강좌를 통한 취업’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순히 수료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리 프로그램 통해 근로자의 참여 유도

교육프로그램 외에도 이 곳에서는 회원들의 동아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도움을 받는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회원들 스스로가 복지관과 조화를 이루는 능동적 존재가 될 수 있게끔 돕는 것이다. 이 곳 회원들은 공부, 취미, 봉사 등의 분야에 스스로 모임을 결성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매분기마다 발행되는 복지신문, ‘사람풍경’을 제작하는 신문제작 동아리는 아마추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실력을 자랑한다. 김 팀장은 사회참여를 통한 자기만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동아리 사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점들이 많았죠. 기획부터 편집에 이르기까지 복지관 실무자들이 전혀 관여하지 않고 아마추어 명예기자들이 진행을 했으니 시행착오가 많았었죠. 하지만 어렵게 배운 일이라 그런지 특별히 보수가 쥐어지지 않아도 동아리 사람들 모두가 대단한 열정을 지닌 배테랑이 되었어요. 이제 구성원 모두가 너무나 즐겁게 일하고 있고, 결과물에 대한 보람 때문인지 생활이 훨씬 즐거워졌다는 분들도 있어요.” 

현재 복지관에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출장공연을 다니고 있는 동극모임, 몸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스포츠 마사지 모임을 비롯해 약 10여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부천근로자종합복지관은 후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근로자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는 ‘노동자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부천근로자종합복지관. 그들의 씩씩한 발걸음에 기대를 걸어본다. (문의: 032-661-3030) 

글/안주영 기자 사진제공/부천근로자종합복지

안주영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