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사회복지는 부유한 자가 가난한 자에게 베푸는 일방향 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함께 참여해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상생(相生)의 사회를 구축하는 것으로 변모해왔다. 그에 따라 시민의 복지욕구도 단순한 수혜욕구를 넘어 삶의 질 향상까지 함께 추구하는 변화의 때를 맞았다.

당연히 복지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요자우선의 마음가짐으로 사랑과 존중, 희생의 정신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서비스 자세는 필수가 됐다. 이 같은 성취를 위해 복지전당 안의 모든 구성원들이 인격, 실력, 헌신의 세 가지 마인드를 품고 동분서주 뛰고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성동구 옥수 2동에 자리하고 있는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만나봤다.

가족기능 취약한 저소득계층 지원하는 옥수복지센터

부처의 자비와 공덕 정신을 실천하는 지역복지사회를 목표로 98년 개관한 옥수종합복지관은 성동구청에서 건립하고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미타사 정수암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한강을 바라보는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한 뒤편으로 아직 미개발된 산동네가 공존하는 옥수동의 특성에 맞춰 대상별 맞춤 서비스를 기획, 진행해 나가고 있다.

복지관의 사업은 대표적으로 가족복지·재가복지·지역복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재가복지는 저소득 밀집 지역인 옥수 1동에 따로 설립된 옥수복지센터에 집중되어 있는데, 가정에서 보호를 요하는 노인·장애인·소년소녀가장·한부모가정 등 가족기능이 취약한 저소득계층에게 가사, 간병, 정서, 의료, 결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가복지는 요보호대상자의 급격한 증가와 욕구의 다양화 등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사회복지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나타난 가정과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다. 옥수복지관 역시 주민상담과 다양한 어르신 여가 프로그램, 한글교실, 이미용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사업을 벌이는 한편, 방과후교실 등의 가족기능강화사업 등을 통해 지역주민이 당면한 욕구와 문제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가복지팀의 문기람 사회복지사는 “지역 특성상 이혼, 실직 등의 이유로 가족이 해체된 아동이나 결식아동이 많아요. 개별사례관리를 위해 가정방문을 하다보면 생활수준이 너무 심각한 상황에 놓인 아동들을 보게 되는데, 그 나이 또래에 누릴 수 있어야 할 부분들이 결여돼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센터는 이런 아이들에게 적절한 환경과 전문적인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보호센터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결식아동과 노인을 대상으로 급식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한편, 위기가정의 재가청소년들에게 방과 후 석식과 학습지도, 진로탐색 등을 지원하는 재가청소년 공부방 사업도 진행 중이다.

관련기관과 연계한 밑반찬·도시락제공, 방문 이미용서비스, 주거환경개선, 가정봉사원파견 등의 가사지원사업 외에도 지역사회와 후원업체가 제공하는 안경지원과 치과진료, 가정주치의·가정간호사 파견 등의 의료서비스도 재가복지팀에서 수행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학교종이 땡땡땡’

한편 가족복지팀은 가족결속력 강화와 사회적응 능력 배양을 목적으로 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학교폭력 근절을 목표로 2006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지원받은 ‘학교종이 땡땡땡’을 들 수 있는데, 지역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교육을 하는 한편 피해청소년과 가해청소년에게 치료 및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간의 자조집단 형성을 유도하는 예방프로그램과 성격유형검사·자존감향상검사·직업탐색검사 등 전문상담도구를 활용한 각종 검사와 봉사활동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치료프로그램, 학교폭력관련 전문가양성 등을 주 내용으로 진행하고 있다.

성동구와 중구에 위치한 옥정중학교, 광희중학교, 한양대부속중학교, 성동고등학교에서 예방프로그램과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교에 들어가 폭력예방 이론을 설명하며 학생들이 역할극을 통해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지도한다. 학교폭력가해자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분노조절·자존감향상·사회성형성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가족복지팀의 박혜윤 사회복지사는 “때론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애를 먹기도 하지만, 아이들인 만큼 조금만 끌어주면 금방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토의 속에 참여하며 서로 험담과 폭력을 않겠다는 약속과 지지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의 판단과 결단력을 끌어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끔 바쁜 일정상 시간을 내주기 꺼려하는 학교를 만날 때면  벽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인 연결망을 갖출 수 있는 기초다지기라 여기며 분발하고 있다고. 하반기에는 학교축제 참여나 캠페인과 더불어 학급단위 자조집단을 조직할 예정이다.

지역주민가족과 독거노인 잇는 결연봉사단 조직

어르신께 드릴 빵을 만들고 있는 샘물봉사단 소속 엄마와 아이들.

그런가하면 주민자율참여운동을 전개하는 지역복지팀은 지역사회에 상부상조 기풍을 조성하고, 지역주민들의 자조협동조직을 육성하여 지역공동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복지의 대부분은 잘 조직화된 지역봉사단의 활동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은빛봉사단·샘물봉사단·기업봉사단 등 다양한 연령층과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봉사단을 통해 지역 내 소외 이웃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샘물봉사단은 가족단위의 봉사활동을 실시하여 가족 간 결속력 강화는 물론,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봉사단 활동으로 지역 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초단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먼저 지역 내 독거노인과 친분을 쌓고, 그 연을 시작으로 자녀세대까지 참여를 넓혀 서로 간 방문과 교류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지역주민끼리의 결연인 만큼 당사자들의 열심(熱心)이 사업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참가자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고 적극적인 교류를 유도하는 건 복지관의 일이다. 복지관은 일 년 간 꾸준히 결연을 이어갈 봉사가정을 선별해 모집하는데, 이들 참여 가족들은 처음부터 일 년 과정의 결연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는가 하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봉사마인드와 책임감을 다짐 받는다. 이어 어르신가정과 야유회나 장보기, 음식만들기, 식사하기, 반찬나누기, 가정방문하기 등을 통해 일 년 간 차곡차곡 정을 쌓아간다.

생물봉사단의 결연행사. 어머니들의 지도로 학생들이 어르신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아직 부모들에 비해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저조한 편이지만, 조금씩 노인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며 교류를 쌓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웃과의 상부상조 정신을 키워가고 있다.

지역복지팀의 김지선 사회복지사는 “지역 내 봉사활동에 열의가 있던 어머니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봉사단이 어느새 7년을 이어왔다”며 “지역봉사단이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해서 복지관이 굳이 중간 역할을 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가동되는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인 기업봉사단도 기업의 공익적 모범이 복지사회를 이끌어 가는 좋은 예이다. 국민은행 옥수점, 근로복지공단, 삼성에버랜드유통사업부 등에서 매번 정기적으로 찾아와 식당자원봉사나 부식지원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옥수복지관이 관할하고 있는 옥수동·금호동 일대는 한때 서울 내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계속되는 개발 속에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욕구와 문제들이 공존하는 지역공동체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변화하는 지역사회에 발맞추어 신규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소외계층을 위해선 다각도의 지원과 개발을 아끼지 않는 복지관식구들의 남다른 ‘특명’이 오늘날 옥수공동체의 밑거름이 아니었을까 싶다.

글/김혜경 기자 사진제공/옥수종합사회복지관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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