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이른바 '노-노케어'에 대한 관심이 부가되고 있다. 노인을 수혜의 대상에서 벗어나 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지자체와 복지관들도 '노-노케어'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노인일자리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을 찾았다.

친구·가족 돌보는 심정으로 '실버홈케어'

실버홈케어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인이 독거노인을 방문해 케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가족을 직접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돌봄의 형태라고 표현될 수 있지만 사정상 그렇지 못한 경우 간병인이나 개인돌보미를 따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비용과 가족같은 돌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부양가족의 하소연이다. 따라서 노인들로 구성된 노노케어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은 올해 노인일자리사업을 발표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요보호자 돌봄서비스 '실버홈케어'를 확대 모집한다고 밝혔다.

실버홈케어란 보호가 필요한 노인 가정을 방문해 전반적인 생활지원 및 가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된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간병뿐만이 아니라 생활전반에 대한 지원을 하기 때문에 혼자사는 독거노인의 경우 신상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정부지원이 미비해 저소득 수급권자 가족을 대상으로 하지만 경쟁력이 생기고 사업이 활성화되면 좀더 확대실시하고 싶다는 것이 복지관측의 입장이다.

실버홈케어로 활동하는 노인들은 일주일에 약 3∼4회가량 가정을 방문하게 되며 한달에 48시간의 케어활동을 펼친 후 약 20만원 가량의 임금을 지급받는다.

월 수입으로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지만, 노인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삼다 사업에 참여한 강모씨의 경우에는 좀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귀뜸했다.

동년배 상담가 나가신다 '실버카운슬링'

동년배가 상담사로 활약하는 실버카운슬링의 경우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언놓을 수 없던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가족에게 조언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혹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상담의 경우 친구와 가족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특히 노인과 같이 정보 노출이 쉽지 않을 때에는 가까운 이웃이 상담사가 돼야 한다.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은 그런 노인들의 고독과 소외를 전화 및 방문상담서비스로 돕는 '실버카운슬링'사업을 육성 중 이다.

실버카운슬링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노인들은 복지관을 방문해 사업신청 후 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사업 기간은 올 초 이미 마무리 됐다. 복지형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라 월 20만원의 임금이 적용되고 상담활동을 하는 시간은 한달에 20시간이다.

상담원 활동을 했던 경력이 있거나 자격증 소지자의 경우 우대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노인들은 내년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태혜영 사회복지사는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의미로 사업에 참여했다 자존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히 활동하시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노인들에게도 일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삶을 즐겁게 살아가게 도아주는 길 같다"고 전했다.

두 사업 모두 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들의 관리를 받아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인의 여가와 사정에 따라 시간 조절·변경등이 가능하다.

특히 노인의 경우 건강상의 문제를 빼놓을 수없는데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사업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아쉬운 점은 1년 동안 주기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4월부터 10월까지 약 7개월 간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측은 "보다 많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시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작년보다 늘어난 노인일자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지만 사업에 참여해 일을 하는 노인입장에선 비정규직 일자리를 배정받는 꼴이라 아쉬움을 사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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