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를 만나다_(사)세계청년봉사단

리더란 희망을 파는 상인들이다.(나폴레옹)
사랑을 나누어주지 않은 기간만큼 우리는 생을 허비한 것이다.(위르겐 플리게)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마틴 루터 킹)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은 죽음과 함께 소멸한다. 하지만 타인과 세상을 위해서 하는 일은 영원히 남는다.(엘버트 파이크)

 

이 달에 소개할 단체가 가치를 두는 명언 속에는 진정한 리더십과 이타심, 사랑의 정신이 깃들어있다. 성공만을 위해 앞 다투어 뛰어가기 바쁜 이 시대 젊은 일꾼들에게, 도전과 개척의 정신을 가르치며 진정한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과 리더십을 심어온 세계청년봉사단.  그동안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봉사단 파견사업으로 민간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온 단체는, 사람의 크기는 그 비전과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믿음으로 청년들에게 우물 밖 세상으로 통하는 다리가 되어왔다. 단체가 말하는 이 시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일꾼의 자질과 정신이 무엇일까. 단체를 통해 성장한 글로벌 리더들의 멋진 도약이 궁금하다.

제3세계 NGO로 향하는 지구촌사랑
1999년 중앙일보의 해외봉사파견사업으로 시작된 사단법인 세계청년봉사단(이하 ‘코피온’ KOrean Pioneers In Overseas NGOs)은 개척정신과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자원봉사자들을 세계 각국의 NGO에 파견하여 지구촌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외교통상부 등록 비영리민간기관이다. 현재까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 27개국 123개 민간기관에 총 600여명의 장기단원을 파견, 세계 곳곳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해외사업팀 안 훈 팀장은 “코피온 단원들이 활동하는 나라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제3세계 국가들”이라며 “저개발 국가를 포함한 각국의 NGOs/NPOs에 대한 민간차원의 지원을 통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소개했다.
“알다시피 아직도 이 지구상에는 하루 1달러 이하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12억 명이나 되고 수많은 세3세계 아이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현실 속에서 코피온은 세계 각지에 봉사인력을 파견하며, 단원들이 제3세계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교육과 활동을 위해 물품과 기자재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 처음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두 차례씩, 17차에 걸쳐 봉사단원을 선별, 파견해 온 코피온은, Pioneer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개척자'들이 모인 곳이다. 다시 말해 투철한 '개척자' 정신이 부족한 사람은 참가하기가 힘든 곳이라는 뜻이다. 해외봉사에 뜻을 품은 청년들이 직접 코피온의 문을 두드려 참가를 희망하고, 4차에 걸친 심사기간을 거쳐 개척자로서의 면모를 인정받아야만 비로소 단원으로 임명될 수 있다. 이 단원들은 주어진 교육과정과 발단식을 거쳐 적지에 파견되는데, 항공료와 해외보험, 현지 활동비 등은 모두 자비부담을 원칙으로 할 만큼 봉사정신이 투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쉽지 않은 결정에 매번 선발인원의 배가 넘는 인원이 지원한다고 하니, 숨어있는 젊은 일꾼들의 큰 꿈이 새삼 놀랍다.

노래교실모습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으로 떠나 수개월에 걸쳐 현지에서 봉사생활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위험과 어려움이 따르는 일입니다. 실제로 그 동안 600여 명의 단원들 중에는 현지에서 절도·강도를 당하거나, 사고 혹은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단원들이 있습니다. 또 현지 NGO측과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원들은 스스로 자신이 개척자로서의 자세가 되어 있는가,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히 돌아올 수 있는가를 꼭 자문해보아야 합니다. 혹여 배낭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떠나는 듯 들뜬 기분이나 지나친 감상주의로 지원한 자들은 코피온단원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열악한 오지에 낮은 자로서 임하는 희생과 겸손의 자세가 우선해야 한다는 걸 끊임없이 교육하는 이유입니다.”

교육·건축·간호 등 지역발전 도모에 주력
초창기부터 해온 해외봉사단 장기파견사업은 코피온의 메인 사업으로서, 매년 두 차례 30~50명가량의 봉사자들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일대에 파견하여 평균 6개월에서 1년 동안 지역사회발전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20~35세 사이의 젊은이들을 주로 모집·파견하여 왔으나, 2003년부터는 나이와 학력 등 지원자격을 완화하여 36세 이상의 중장년층 전문가 및 일반인들까지 대상을 확대, 코피온주니어와 시니어그룹으로 나뉘어 진행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여건 상 시니어지원은 많지 않지만 전문지식과 경륜을 갖춘 중장년층의 참여가 현지에서의 활동에 내실을 더하리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익힌 재능을 바탕으로, 주로 지역사회 구호, 컴퓨터나 한국어, 예체능 등의 교육·훈련, 아동 및 노인보호, 일반상담, 의료·간호 서비스, 건축, 농촌봉사, 사무보조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코피온은 이와 함께 최근 단기간 해외봉사와 문화탐방 체험을 할 수 있는 ‘국제봉사학습캠프’도 크게 확장해 왔다. 국제봉사학습캠프는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해 제3세계 국가에서 봉사활동 및 현지문화와 역사탐방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과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청소년들에겐 21세기에 걸맞는 리더십을 함양시키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인도 콜까타 지역에서의 학교벽화그리기 모습.

 한 달 안팎의 단기코스로, 청소년팀 외에도 후원기업과 함께 맞춤화된 봉사학습을 진행하는 기업팀으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총 12개국에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주로 교육봉사와 이벤트봉사, 벽화작업·집수리·환경미화·보수작업 등의 노력봉사, 문화교류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그저 주어진 내용을 수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키우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이 외에도 각국의 NGOs와 그 활동을 소개하고, 세계 각국의 당면과제 및 관련기관의 역할에 대한 학습·토론·발표로 이루어진 ‘지구촌NGO워크샵’과 함께 국내외 자원봉사관련 전문가와 실무자, 교수 및 대학관계자, 일반인들이 모여 국제자원봉사활동과 국제교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관한 사안들을 논의하는 ‘국제세미나’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for'가 아닌 ’with' 위하여 ‘200%’를 준비하라
다짐을 하고 갔지만 막상 현장에서 직면하는 여러 상황 속에 초심을 잃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여러 가지 악조건을 이기지 못해 조기귀환이나, NGO 변경, 이탈 등 어려움을 겪었던 청년들도 많다고. 그렇기 때문에 안 팀장은 항상 단원들에게 “마음먹은 것의 200%를 준비하라”고 주문한다. “그래봤자 처음 다짐의 80%도 다 못 해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의 한계 상황에 부딪칠 일이 많은 것이다.
“언제나 단원들에게 봉사가 뭔지 묻습니다. 자기희생일수도 이타심일수도 있지만 저는 봉사의 의미는 한마디로 ‘for’가 아닌 ‘with’라고 말해줍니다. 누군가를 위해 가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온 청년들에게서 ‘주고 온 게 아니고 배우고 왔다’는 소감을 들을 때 무엇보다도 보람 있다는 안 팀장. 그 경험이 청년들의 삶 속에서 언제고 식지 않고 배어나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코피온의 활동이 비록 한 나라의 구석진 오지에서 몇몇 젊은이들이 가르치는 미미한 봉사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한국이 지구촌 이웃에게 뻗어가는 힘이며 희망입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이웃 나라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수혜국의 위치에서 원조국으로 발돋음 한 눈부신 변화 속에 이제는 우리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제3세계 주민들의 가난한 삶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느낌, 그리고 자유, 해방감, 보람과 기쁨의 체험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앞날에 틀림없이 귀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글/김혜경 기자  사진제공/세계청년봉사단(http://www.kopion.or.kr)

---------------코피온 해외봉사에 관한 Q&A--------------------

선발과정이 까다롭나요?
기수별 모집요강은 국내ㆍ외 협력기관들의 현지 수요조사를 통해 파악된 파견봉사자 요청인원, 활동분야, 구체적 자격요건 등을 바탕으로 마련되며, 이를 중심으로 봉사단원을 모집하게 됩니다. 해외봉사단 선발은 「1차 서류심사 ⇒ 2차 면접심사 및 영어·논술시험 ⇒ 3차 현지기관 심사 ⇒ 종합평가 (건강검진결과 및 교육훈련과정 포함)」의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교육과정이 있다는데요.
우선, 초기선발단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4박5일 또는 5박6일간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된 ‘합숙교육’이 있습니다. 합숙교육은 국제협력·해외봉사에 대한 이해 및 자원봉사자의 자세 등에 대한 기본 교육과 파견기관 및 활동에 대한 정보 전달, 선·후배 단원간의 담화 및 워크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보다 구체적인 현지 활동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또한 동기단원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위한 친목도모의 시간도 있습니다. 
합숙교육 이후에는, 각종 NGO 및 비영리기관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보다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장학습인 ‘국내 NGO 방문 및 현장실습교육’이 있습니다. 이는 2일 일정으로 2~3개의 프로그램을 조별 방문하는 것으로 진행되며, 방문기관의 예로는 참여연대, 경실련, 애덕의 집, 다일복지재단-밥퍼, 홀트일산요양원 등이 있습니다.

최종심사 중 자동탈락의 경우도 있나요?
합숙교육으로부터 현장실습까지의 모든 교육훈련과정은 최종선발을 위한 종합심사과정의 일부입니다. 최종파견단은 코피온측의 1·2차 심사와 현지기관측의 3차 심사를 비롯하여, 필수과정 참석 여부 및 교육태도, 건강검진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발됩니다. 
단, 모집설명회·합숙교육·건강검진·현장실습교육·발단식 등의 일련의 필수과정에 사유(서) 없이 불참하거나, 각 과정에 임하는 태도 및 교육성적, 봉사자로서의 기본소양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동 탈락되거나 최종파견단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물론, 코피온의 판단 하에 예외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건강검진의 결과, 해외파견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최종선발에서 제외됩니다.

경쟁률이 얼마나 되나요?
통상적으로 총 모집인원의 2~3배 정도가 지원하나, 지원자가 특정기관으로 집중될 경우 해당기관에 대한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경쟁률은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지원기관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수준이 궁금해요.
파견기관에서 요구하는 언어능력의 수준은 기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 주로 요청하는 언어는 영어이며, 그 수준은 영어권·비영어권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경우, 현지 STAFF 및 주민들에게도 영어가 제2외국어이므로 그들과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정도면 됩니다.
단, 기관에 따라서는 영어 또는 특정언어(스페인어·러시아어 등의 현지언어)가 현지활동의 선제조건일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 유창한 정도라야 합니다. 중요한 건 봉사자의 마인드이지 언어의 장벽이 아닙니다. 단원 중에는 이삼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현지어나 영어를 공부해 임무를 무사히 마친 열혈 친구들도 많습니다.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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