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달력도 어느덧 4월을 맞았다. 새해라고, 새순이 돋았다고 들떴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니 벌써 상반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니 새삼 놀랍다.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겠지만 복지관 역시 이 맘 때는 본격적인 질주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처음 계획에서 벗어나진 않았는지, 목표를 향해 잘 달려가고 있는지 일일이 체크하며 동시에 전진하는 것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전력질주 구간. 이 달에 만난 복지관은 그 부단한 자기와의 싸움이 될 레이스에 처음 출전한 신인 마라토너이다. 작년 9월에 문을 연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김기태)은 이제 막 6개월이라는 첫 구간을 달려온 새내기 복지관이다.

이 젊은 복지관에게 지난 몇 달은 앞으로 펼쳐질 장거리 승부의 ‘첫 단추’를 채우는 심혈의 과정이었을 터. 그 열심만큼이나 첫 봄을 맞는 복지관의 기지개에서도 힘이 느껴졌다.

수원시 최초의 장애인전문복지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수원시에서 건립하고 수원여자대학에서 위탁 받아 각종 전문 재활프로그램과 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자활센터다. 3만여 장애인을 대표하는 수원시 최초의 장애인전문복지관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복지관이 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열혈 직원들로 똘똘 뭉쳤다.

기획팀의 문동일 사회복지사는 “이제 시작한 만큼 포부도 계획도 크다”며 “사람 중심의 실천하는 젊은 복지관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힘차게 운을 뗐다. 

“수원시를 대표하는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서 넓고 쾌적한 환경과 함께 젊은 복지관다운 참신함과 열정이 최고의 자산입니다. 현재 상담지원·의료복지·지역복지·직업지원·스포츠센터·주간보호센터·사회적응사업 등 11개로 나뉜 사업팀에 60여명이 넘는 인력이 배치돼 있습니다. 지역사회 내 장애인이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사회통합의 장이 되도록 장애인전문기관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개발에 전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재활과정을 통해 수원시 장애인 개개인의 잠재능력이 최대한 개발되게 하는 것이 일차 목표라면,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촉진하여 장애인복지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것이 2차 목표. 이를 위해 복지서비스 프로그램 전 분야에 걸쳐 기획부터 최종 서비스가 끝날 때까지 이용자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현장의 요구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지역주민 건강은 내게 맡겨라! ‘건강샘스포츠센터’

복지관의 인기사업인 ‘건강샘스포츠센터’는 장애인과 지역주민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특화사업으로, 6개월 만에 350여 회원이 이용하고 있을 만큼 활발한 운영을 자랑한다. 체계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원이 상주하며 이용자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있는데, 특히 수영장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고 있어 사회통합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하는 수영장은 이용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 체육시설 부족으로 건강관리와 여가생활에서도 소외되어 온 장애인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데, 25미터 길이의 레인 다섯 개 중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레인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사우나 시설과 탈의실 역시 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

“처음 물에 잘 뜨지도 못해 허둥대던 장애인들이 점차 5미터, 10미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5개월 동안 꾸준히 연습한 장애인 중에는 이제 25미터를 쉬지 않고 갈 수 있는 체력이 붙었다며 즐거워하는 분도 있고요. 다양한 일상생활을 누리기 어려운 장애인들의 활력을 찾아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깁니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자원봉사자가 장애인 수영선수 10여명과 매일 같이 훈련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기량을 더 쌓아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게 목표입니다.”

40여 종의 체력단련기구가 구비된 체력단련실 외에도,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 할 수 있는 시설과 다양한 강습프로그램 등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데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함께 꾸려가는 지혜의 요람 ‘사랑샘도서관’

스포츠센터에서 신체건강을 다졌다면 다음은 영혼의 건강을 돌볼 차례. 4층에 마련된 ‘사랑샘도서관’은 만5천여 권의 도서(점자도서 4천권, 아동·일반도서, CD도서 등)가 구비된 지혜의 요람으로, 도서대출은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문화정보와 교양문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독서증진활동 및 여가활동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도서제작, 점자교육, 대독·대필 같은 시각장애인 학습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들의 독서편의 제공을 위한 독서 확대기, 녹음도서 청취실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사랑샘도서관에선 장애인들의 문화 활동 증진을 위해 ‘광교아카데미’, ‘우리아이와 함께 보는 인형극’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문화소양 교육을 위한 ‘광교아카데미’의 경우 지난해 11월 ‘제1회 광교아카데미’를 개최했는데 댄스가수 강원래 씨의 ‘다시 꿈을 꾸게 되기까지’, 조항주 소장의 ‘차별 없는 섹스’, 아주대 의과대학 이일영 교수의 ‘재활과 장애인의 역할’, 웃음치료사 한광일 박사의 ‘웃음치료 행복의 시작’ 등 4주간에 걸쳐 장애인을 위한 특강을 개최했습니다.”
장애인과 지역주민 약 600여 명의 열띤 호응으로 성황리에 진행된 만큼 돌아오는 5월에 그 두 번째 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아이와 함께 보는 인형극’은 인형극을 통해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문화를 나누는 통합의 장인 동시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가족 단위의 여가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작년 11월 인형극 ‘금도끼 은도끼’를 시작으로 매월 1회씩 정기 개최할 때마다 100여명의 장애아동과 가족, 지역사회 주민이 참가하고 있어 보람을 더한다. 지난 2월 3일 복지관 5층에서 열린 ‘선녀와 나무꾼’ 공연은 삼성전기 한우리 봉사단의 열연이 더해진 뜻 깊은 자리로, 앞으로도 복지관과 함께 지속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문동일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와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하여 지역단체, 기업, 자원봉사자, 장애인복지 유관기관과 함께 다방면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문제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협력기업 외에도 연예인 자원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과 작년 9월 자매결연을 맺었는가 하면, 지역사회 단체인 새수원로타리클럽과 참사랑나눔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후원과 자원봉사활동을 제공받는 등 지역사회단체와 활발한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치지 않는 장거리레이스 주자 되길!

우리 앞에는 무수한 레이스가 존재한다. 어떤 것은 한 순간에 판가름 나는 단거리 경주도 있고, 어떤 것은 십년 이십년 달려 나가야 하는 장거리 경주도 있다. 경주의 승자는 제 페이스를 잃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성실하고 건강하며 목적이 뚜렷한 사람이다.

복지관 역시 마찬가지다. 멀리까지 내다봐야 하는 복지관 사업은 지치지 않는 열정과 강철 같은 체력, 사람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이 함께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열정과 체력과 사랑, 다행히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모두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다. 지역사회의 행복을 만드는 또 다른 가족이 되기 위해 동분서주 뛰고 있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초심을 잃지 않고 쉼 없이 달려 주기를 거듭 요구해 본다. (문의:031-207-1501~3)

글/김혜경 기자 사진제공/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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