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를 맞이한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8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과 전국의 여성단체장들이 함께하는 열의를 보였다. <최경훈 기자>

올해로 99주년을 맞이하는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8일 서울역광장에서 있었다. 여성평등을 외치던 전국의 참가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시달리며 최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 삶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여성의 힘으로 열어라 평등세상'이란 슬로건아래 진행됐으며 굳은 날씨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관련단체장들과 민주노동당국회의원들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세계여성의 날이 있기까지...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섬유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단결권, 평등권 실현을 위해 벌였던 투쟁을 기념하는 날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트라이앵글 피복회사의 여성노동자 146명이 불타 죽은 사건을 계기로 1908년 3월8일, 미국 섬유노동자 수만 명이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고 이듬해인 1909년 3월8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2만여 여성노동자들이 “노동여성의 정치적 권리 인정”을 요구하는 대구모 집회를 진행했다. 1910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기념하게 됐다.

행사장에 모인 여성노동자들이 보육의 공공성과 모성보호를 위한 피켓을 들고 투쟁중이다. <최경훈 기자>

 
유엔은 세계 여성의 해였던 1975년부터 이날을 국제기념일로 선포했고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날을 공식휴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1920년대 일부 진보적인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 기념대회를 하기도 했으나 그 후 중단됐다가, 1985년부터 매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세계노총(ITUC)은 제99회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많게는 60%의 임금격차를 보이고 있고 세계5억5천만명의 노동빈곤층 중 약 60%가 여성노동자"임을 강조하는 운동과 함께 모성보호 기준의 중요성을 알렸다.

우리나라도 제99회 여성의 날을 맞는 동안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으로 저임금, 차별,  빈곤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과 회사내에의 승진·승급시 간접차별을 해소하며 성차별과 성희롱 근절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여성간부 역량 강화 및 여성친화적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도 힘써왔다.

절망하는 대한민국 여성, 여성노동자 70%비정규직

행사장에 참가한 한 여성노동자의 눈빛이 절망하는 대한민국 여성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최경훈 기자>

이날 여성대회에 참가한 일동은 결의문을 통해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최저임금 현실화 △보육 공공성, 모성보호의 실질적 강화 △식량주권 실현과 여성농민의 법적지위 보장 △여성빈곤 가속화시키는 한미FTA저지 등을 선언했다.

또한 성평등 모범조직으로 KTX승무지부와 여성연맹,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 여성분회, 금속노조 경기지부 기아비정규직지회, 증권노조,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성남시위원회, 부산시당 성평등강사단 7개 조직이 선정돼 평등상을 수상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천영세, 노회찬, 최순영, 현애자, 심상정, 이영순의원이 자리를 함께하고 99회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했다. 
심상정 의원은 정치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일하고자 하는 여성 절반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일하고 있는 절반의 여성들도 70%이상이 비정규직이다"라고 항의하며 "대통령은 취임당시 아이들을 마음껏 나으면 국가가 키워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고의 저출산국이 됐다"라고 비난했다. 덧붙여 대한민국 여성이 절망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한국의 여성지위를 표현했다.

뜻하지 않은 눈발과 추위로 행사내내 참가자 전원이 서있는 고생스러움이 있었지만 한 참가자는 "여성으로서의 생명력과 지위향상을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감수할수 있다"라며 "하늘도 여성들의 한맺힌 목소리에 대답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부정책 '값싼 인력으로 여성 묶는 꼴'

한편 곳곳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기리는 행사가 오전부터 진행됐고 서울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는 여성빈곤심화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전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있었다.
얼마전 정부는 2010까지 시장부문 활성화 및 재정지원을 통해 매년 20만개씩 8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여성과 노인, 장애인에게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대위(준)은 "이같은 방침은 여성의 현실을 더욱 악화하는 기만과 왜곡"이라며 "정부가 진정회위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여성의 불안정한 고용현실을 개선하고 출산과 양육, 가족 보살핌의 책임을 사회적으로 지도고 정책을 만드렁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서비스일자리는 가사간병 도우미, 중증장애인활동 도우미등과 같은 서비스 노동자들을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묶어두겠다는 전략이고 값싸고 유연한 노동력으로서 여성과 노인을 활용하겠다 태도"라고 비난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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