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_봉사동아리 JLS 

봉사동아리 JLS

기쁨과 사랑의 봉사를 실천하는 여고생들
공부도 친구들과 노는 것도 잠시 접어두고 세상 곳곳에 나눔을 베푸는 장한 여고생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경기도 분당 영덕여자고등학교 봉사동아리 JLS. 꿈도 생각도 맑고 밝은 그들을 만나는 순간, 우리네 세상은 한층 따뜻해진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따끈따끈한 현장 속으로 지금 찾아 가보자.

즐겁게 사랑하고 봉사하자
2001년 분당 영덕여고 국어 교사 이난주 씨는 영덕여고 최초의 봉사 동아리 JLS를 만들었다. ‘JOY’와 ‘LOVE’ 그리고 ‘SERVICE’의 약자를 조합해 탄생한 이름 JLS는 그 이름처럼 즐겁게 사랑하고 봉사한다는 뜻을 품었다. 1, 2학년의 학생들로 구성된 모임의 활동은 정기모임을 비롯해 다양하다. 정신지체 특수학교의 현장수업도우미, 독거노인 방문, 장애인 미술치료와 공부방 등 그들의 활동이 소외된 이들에게 활력소로 작용한 지는 벌써 9년째. 작년까지는 매월 한 번씩 영덕여고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밑반찬을 장만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봉사활동에서 지출되는 재원은 자원봉사활동대회에서 동아리가 입상을 통한 상금과 성남시 청소년수련원의 후원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분당에 자리한 고교인 만큼 봉사동아리 활동이 순탄케 진행되지는 않았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업에 열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고교생을 데리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아리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에 잇따라 합격하는 등 높은 학업성취도를 기록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학부모들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현재 JLS는 입회 경쟁률이 8대 1에 달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로 거듭났다.

행복한 손길, 따뜻한 세상
한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셋째 주 오전 9시 반. 영덕여고 정문 앞에 여고생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늘 그들의 활동은 경기도 광주에 자리한 다문화센터, 행복한 이웃의 놀이방 꾸미기. 학생들 손에는 저마다 준비물이 한 가득이다. 정확히 10시 학생들을 싣고 광주로 향할 봉고차 한 대가 들어섰다. 학생들은 익숙히 알던 사이인 듯 행복한 이웃의 이사장인 박종일 목사와 인사를 나눈 후 서둘러 차에 올랐다.
가는 동안 학생들은 오늘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분주했다. 또래 학생들처럼 만나면 수다나 장난도 칠만한데, 활동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 방 꾸미기 진짜 재밌겠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얼마쯤 갔을까. 들판의 푸름이 차 밖 풍경을 가득 메우고, 시골의 녹록한 전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도착한 곳에 자리한 센터.
학생들은 놀이방 꾸미기를 위해 미리 마련한 밑그림을 놓고 분주히 회의를 시작한다. JLS동아리 회장 임지수(고2·18세)양을 중심으로 오늘 활동에 참여한 동아리 회원 9인은 센터 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각자 맡은 일에 대해 의논했다. 두 팀을 나누어 진행하기 위해 두 명씩 짝을 지어 가위바위보가 진행됐고, 진 팀과 이긴 팀으로 구별했다. 그저 친한 사이끼리 팀을 짓지 않는 것은 그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기 위한 방식인 듯 했다. 다음은 팀별로 나누어져 회의를 시작했다. 다시 팀 내에서는 꾸미기를 위해 오리고, 그리고, 붙이는 팀으로 나눠졌다. 동아리 회원 모두는 그들 스스로의 의견을 주장하고, 서로의 말을 경청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토론을 거듭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 후 본격적인 놀이방 꾸미기를 시작했다. 꾸미기를 하면서 간혹 “솔직히 좀 더운 걸”, “아, 배고프다”등 가벼운 투정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런 말을 뒤로 하고 열심히 꾸미기에 임하는 학생들이었다. 천장에는 손수 접은 종이 장미를 매달고, 벽에는 귀여운 동물들을 만들어 붙였다. 놀이방을 찾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을 상상하듯 방은 조금씩 행복의 손길로 완성되고 있었다.

봉사, 그 이상의 꿈
학생들의 방 꾸미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즈음 JLS동아리 회원들이 생각하는 봉사, 그 이상의 꿈을 들어보기 위해 5인을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생각도 꿈도 큰, 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임지수(고2·18세)

Q.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A.중학교 때는 그저 학교에서 지정한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정도였는데 그것은 봉사라기보다 그저 시간 때우기에 불과했던 거 같다. 고교에 들어와 동아리 홍보동영상과 활동내역을 접하면서 내가 원했던 봉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동아리 활동이 좋은 점은?
A.나는 원래 낯선 이와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활발한 성격으로 바뀌게 됐다.
Q.봉사활동에 도움이 된 경험이 있는가?
A.동아리에서 매주 세 번째 주에 장애우를 위한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데, 처음도 그랬고 지금 역시 조금의 거리낌이 없다. 중학교 때부터 같은 반에 한두 명씩 장애우가 있었던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그때부터 그들도 단지 몸이 불편할 뿐 다른 것은 없다고 여겼다.
Q.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꿈
A.활동을 하다보면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많이 보게 된다. 기초 생업도 되지 않아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노인들을 보며 의사가 되기를 결심했다. 예전엔 단순히 흰 가운을 걸친 의사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사람을 돕는 것이 좋은 까닭이다.
Q.하고 싶은 말
A.어른들은 “너네가 해봤자, 얼마나 봉사하겠냐.”며 학업에 열중하길 바란다. 하지만 우리 동아리는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상위권 학업을 유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가입과 동시에 성적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봉사활동은 스스로가 시간활용만 잘 하면 가능한 것이다.

김세라(고2·18세)

Q.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A.고등학교에 오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져 일부러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봉사할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
Q.동아리 활동이 좋은 점은?
A.봉사를 통해 타인을 돕고 내가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어려운 환경, 불편한 몸을 가진 이들이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접하면 배울 점이 넘친다.
Q.봉사활동에 도움이 된 경험이 있는가?
A.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닌 나는 전도뮤지컬을 해왔다. 덕분에 성격이 매우 적극적이고, 사람을 돕는 봉사활동이 무척이나 즐겁다.
Q.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꿈
A.지금 당장의 꿈은 간호사다. 의료인으로서 국내외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선교활동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의료를 통해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 좋다고 여겼다.
Q.하고 싶은 말
A.봉사활동은 즐겁다. 많은 이들이 봉사의 즐거움을 알길 바란다.

정연성(고2·18세)

Q.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A.처음에는 워낙 유명한 동아리인지라 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내역을 알고서부터는 중학교 시절동안 해온 봉사활동과 사뭇 다른 느낌에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됐다.
Q.동아리 활동이 좋은 점은?
A.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서 좋다. 사람에게 빨리, 많이 다가가는 활발한 내 성격상 많은 사람들과 접하게 되는 동아리활동은 만족감 100%.
Q.봉사활동에 도움이 된 경험이 있는가?
A.사랑으로 가득한 우리 집이 나를 이렇게 성장시켰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며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회사에는 의무적으로 장애우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Q.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꿈
A.경영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동복지와 연계된 실버타운의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한동안 대학 전공을 사회복지학과와 경영학과 중에 고민했는데 복수전공 이야기를 듣고 고민이 사라졌다.
Q.하고 싶은 말
A.우리 동아리는 3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대학진학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다. 먼저 활동을 시작했던 언니들이 눈물을 흘리던 것을 생각하면 동아리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JLS 화이팅!

이애리(고1·17세)

Q.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A.중학교 시절 푸른 봉사단이라는 곳에서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가 좋아졌다.
Q.동아리 활동이 좋은 점은?
A.함께 하는 활동이라 그런지 같이 다니는 일이 즐겁다.
Q.동아리 내 본인이 맡은 활동
A.올해 4월에 가입하여 현재 공부방에서 시각장애우나 저소득층 자녀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한다. 알려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Q.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꿈
A.유치원교사나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 봉사를 즐기면서 평생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
Q.하고 싶은 말
A.동아리 활동과 함께 다른 봉사 단체에도 가입해서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싶다.

이소연(고1·17세)
Q.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A.워낙 유명한지라 이름은 익히 들어왔다. 가입할 용기가 없어 두려웠으나, 어디서도 겪어볼 수 없는 배움을 즐기고 싶었다.
Q.동아리 활동이 좋은 점은?
A.다양한 인간관계, 전문적인 봉사활동의 배움터로 손색이 없다. 독거노인들과 말동무를 하는 등 다양한 경험으로 사람 대하기가 서툴렀던 내가 바뀌었다.
Q.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꿈
A.원래의 꿈은 특수교사였는데 현재는 일반교사의 꿈도 동시에 갖고 있다. 특수교사라는 직업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채용인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Q.하고 싶은 말
A.봉사활동을 한다고 하여 학업을 게을리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9시에서 6시까지 규칙적으로 하루 10시간씩 공부하고 있으며, 동아리 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사회인이 되면 불우한 가정의 학생을 위한 지원사격을 하고 싶다.

배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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