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_특별한 발견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

사랑, 나눔, 희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화제
‘사회복지와 영화’ 얼핏 보면 전혀 조합되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결합해 행복한 축제를 선사했다. 이 둘의 공통분모는 바로 ‘감동’.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는 영화와 기부를 문화라는 소통의 매개체로 결합시켰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감동을 느끼고 기부를 통해 나눔의 참맛도 느낄 수 있는 이색 영화제, 그 현장 속으로 찾아갔다.

 

영화제 홍보대사 김보성-이계인-류덕환-최수종

 

 

 

 

 

 

 

 

 

 

 

사회복지 문화축제
사랑, 나눔, 희망을 전하는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가 지난 9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15개국 30여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사)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주최하며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 기획위원회가 기획 및 주관한 제1회 서울국제 사회복지영화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사회복지의날을 기념하여 개최했다.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별보좌관과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배우 독고영재가 집행위원을 맡았다. 또 홍보위원 정재환을 비롯해 배우 최수종, 하희라, 정준호 등이 홍보대사로 나섰다.
영화제는 국제적 대중매체인 영화를 통해 사회복지를 추구하는 비경쟁 영화제로 열리며 종로 피카디리 극장을 주상영관으로 사랑의 시작(눈맞춤 0.25초), 나눔의 시작(그림자 프리즘), 희망의 시작(천사의 웃음) 등의 섹션을 통해 30여 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최근 유행하는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예정돼 오던 구민회관 상영과 폐막식이 취소되어 메인상영관에서만 상영과 폐막식을 하게 됐다.
영화제 개막식은 지난 8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영화제 공동조직위원장이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성철 회장은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문화 영화제가 서울 국제사회복지영화제라고 생각한다. 위기의 갈등 속에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30만 사회복지사의 염원이 담긴 영화제를 개막하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라는 축하 전언과 함께 개막선언을 알렸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독고영재는 “영화배우의 한사람으로서 '제 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 집행위원장 직책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제 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의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나 천만 이상 서울시민 아니 오천만 한국인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한나라당 공성진 국회의원은 “평균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서민들이 14%, 10명 중 2명은 생계가 막연한 실정”이라며 “이번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로 말미암아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는 문화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제는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온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사회복지 문화축제로 기대를 모았다. 개막식을 찾은 부천 고강복지회관 사회복지사 오영식(29)씨는 “사회복지를 많이 알릴 수 있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사회복지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오씨는 “인권이나 노동 등과 관련한 영화가 많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차별성 있는 복지 관련 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원의 행복
새로운 기부문화 개척
단돈 천원으로 관객들 모두가 기부천사가 됐다. 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인 피카디리 극장에는 기부모금함이 설치되어 천원을 시작으로 자율적인 기부금을 받았다. 쉽고 편리한 문화생활에 기부문화를 정착시켜 많은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장으로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가 열린 것이다. 영화를 보는 감동과 더불어 가진 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기부에 동참할 수 있게 된 시민들을 만났다.
사회복지사 자격을 소지한 최명숙(46)씨는 안내메일을 통해 영화제를 찾게 됐다. 그는 “영화를 통해 아이나 어른 모두가 다시 한 번 복지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표했다. 최씨의 추천으로 함께 왔다는 김영신(46)씨는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놀랐다”며 “앞으로 복지도 다양하게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피카디리 극장을 찾은 국방용(25)씨는 “영화제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며 “비록 학생이라 가진 것은 없지만 한 편당 오천 원을 기본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복지사 딸의 권유로 친구들과 함께 온 박순덕(50)씨는 “좋은 프로그램의 시발점”이라며 “영화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봉사와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기대했다. 서울 소재 인덕대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은 영화를 본 직후 “감동적인 영화를 통해 사회복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계기가 됐다”, “기부는 여유가 될수록 많이 내고 싶다” 등 영화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제 관계자인 문영임씨는 “영화관은 총 191석으로 오전에는 사람들이 시간상 제약을 받아 많이 오지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상영작인 영화 ‘너를 잊지 않을거야’는 표가 없는 지경”이라며 “매일 50만 원 가량의 기부금이 꾸준히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찾는 이들 대부분이 학생이라서 기부를 아예 안 하는 경우도 있으나 천 원 이상의 기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제 관계자이자 영화 스틸 사진작가 권순미씨는 “영화제에 단골이 생겼다. 외국인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정해서 3일 내내 영화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와 공존하는 휴머니즘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의 테마와 슬로건은 사랑, 나눔, 희망.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영화제의 테마에 초점을 두고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들로 채워졌다. 영화제는 사랑의 시작, 나눔의 시작, 희망의 시작 등 모두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상영된다. 각 섹션 타이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상영 영화 모두는 감동적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섹션 첫 번째 사랑의 시작(눈맞춤 0.25초) 상영작은 따뜻한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인과 그 남편의 독특한 사랑 얘기인 <어웨이 프롬 허>, 맹인 안내견 퀼과 그 파트너 아저씨의 보이지 않는 끈을 담아낸 영화 <퀼>, 거짓말조차 따스한 부자 이야기 <아들>, 이번 영화제 최고 인기몰이를 한 영화 <너를 잊지 않을거야>까지 영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사랑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섹션 두 번째 나눔의 시작(그림자 프리즘) 상영작은 현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냉정한 삶과 사회적 이슈가 표면화 된 영화들로 구성됐다. 대만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부녀 이야기 <너 없인 살 수 없어>, 현실을 타파하고픈 여자축구팬을 다룬 이란 영화 <오프사이드>, 인생 자체가 의미 없고 힘들기만 했던 소년과 새엄마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열한번째 엄마> 등 우리의 현실에서 나눔의 의미와 대안을 고민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 섹션 희망의 시작(천사의 웃음) 상영작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삶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IQ 60의 동구와 아빠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날아라 허동구>, 냉혹한 현실에 던져진 아이들이 개척하는 삶을 담은 <학교 가는 길>,<소리 아이>,<아무도 모른다>까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세상을 밝히는 영화제
미래를 향한 성장통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는 세계에서 이례적인 영화제로 순수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영리 영화제이다. 하지만 영화제의 좋은 취지와 상반되게 신종플루유행이라는 악재와 미비한 홍보활동이 겹치면서 행사는 대폭 축소, 영화는 단관 상영에 그쳤다.
강남구 보건소 사회복지사 김태진(28)씨는 “여성과 청소년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대중적인 영화가 많아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영화제의 구성에 비해 홍보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화제관계자 권순미씨도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구성했지만 신종플루 때문에 영화제가 많이 축소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화를 본 후 모금함에 기부하는 학생들의 모습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게스트들의 참석이 취소되고 상영관이 축소되는 등 난재가 계속돼 영화제는 일일 평균 80% 가량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입장료 대신 1천원부터 시작한 기부금은 하나둘씩 모여 2백여만 원이 모아졌다.
독고영재 집행위원장은 폐막식에서 사회복지에 대한 대중들의 무관심에 힘들었을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지금은 2백여만 원 규모의 기부금으로 마쳤지만 내년에는 2억 원을 목표로 더욱 발로 뛰어 모두에게 박수 받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폐막을 선언했다.  '제1회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는 더 발전된 모습과 더 많은 기부천사들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목표를 되새기며 지난 8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폐막했다.

 

배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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