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꿈꾸다

세상을 배우고 싶어
성민종합사회복지관(관장 석기성)의 3년 9개월 차 베테랑 사회복지사 안태용씨의 고향은 전라북도 전주다. 그가 고향의 가까운 복지관들을 두고 서울로 상경하게 된 까닭은 오로지 도전을 위해서였다. “복지시설이나 기관 등 지역은 기반이 약했고 인맥위주의 채용이 주를 이루던 시절이었죠. 전주에 있으면 현실에 안주하게만 될 것 같아서 좀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길 결심했어요.”
도전하는 삶을 영위하고 싶던 그였지만 낯선 타지에서 일을 하기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열 군데가 넘는 곳에 입사지원을 했지만 번번이 낙방하고 좌절의 쓰디쓴 고베를 맛보았다. 지금의 복지관에 입사가 확정됐지만 당장 살 곳이 없어 그는 고시원 생활을 하기도 했다. 2년이나 긴 시간동안이었다.
“제가 원래 쉽게 도전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어릴 적부터 허약한 체질이어서 모험심도 남들에 비해 부족했고 성격도 내성적이었죠. 고교소풍 때 선생님께서 장기자랑이라도 시킬라 치면 자는 척 하던가, 없는 척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듯 소극적인 자세를 지녔던 그가 늘 남들 앞에 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사회복지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군대를 제대 한 후 복학하기까지 6개월 동안 호텔 프론트에서 고객을 접대하거나, 골프연습장에서 공을 줍는 등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이 찾는다는 공간에서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팁을 받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고 팁에 따라 사람을 달리 대하는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싫었어요. 그때부터 돈 때문이 아닌 세상을 배우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 거 같아요.” 그는 복학과 동시에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했다.

가슴 떨리는 복지사
그에게 기관에서 일을 시작으로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그는 기존의 담당자가 실시하던 사업성과를 분석하여 미흡한 부분을 개선시켰고 기관 측은 적극적 지지와 의견 수렴을 통해 그의 자신감을 북돋았다. 그는 지역사회와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복지사는 진정한 복지를 달성할 수 없다는 생각에 뭐든지 배우고 도전했다. “처음엔 바로 근처 슈퍼주인도 저를 몰라봤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장을 나가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지역민들과 친밀한 사이가 됐죠.”
그는 현재 170여명에 달하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재가복지사업을 실시하며 경로식당 운영과 밑반찬 배달을 한다. 이외에도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지역민들에게 노래교실, 경로잔치, 문화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기초상담을 중요시한다는 그는 “상담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익히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어르신들이 속내를 드러내시거든요”라며 대상자들과의 친밀감을 강조했다. 그것이 곧 가장 사회복지사다운 모습이며 가슴 떨리도록 즐겁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2007년에는 가슴 떨리는 사랑도 만났다. 그가 복지관에 입사한 지 1년 째 되던 해 1월, 청소년복지를 담당할 복지사가 부임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어요. 4개월 정도 지켜봤는데 사람이 너무 좋은 거예요. 착하고 어르신들께 잘하고. 그 마음이 너무 예뻐 보였어요.” 결국 그는 신입 복지사에게 교제를 신청했고 교제를 시작으로 1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부부가 된 이들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함께 문제를 논의하고 업무를 지지하며 때론 꾸짖으며, 든든한 버팀목이자 좋은 동료로 가정에서부터 복지를 실천한다. 무엇보다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새로운 도전을 매일같이 꿈꾸는 제게 가족이 생기면서 과감한 도전이 힘들 것이라 여겼어요. 계속 배우고 싶고, 새로운 복지를 개척하고 싶고. 아내는 이러한 제 생각을 존중해줘요.” 그 또한 아내가 자기계발과 도전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지지할 생각이다.

소통을 꽃피우다
얼마 전 그는 소식지에 ‘소통’이라는 글을 썼다.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을 마주하면서 많은 이들이 ‘아픈 것일까’ 혹은 ‘술을 마셨나’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지나치고 마는 현실. 그는 이와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주위에 이런 상황들은 얼마든지 올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지나쳐버리죠.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세요. 우리 부모님이나 혹은 아는 이를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생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태용 복지사는 실제로 쓰러져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던 사람을 구했다. 그 사람은 술에 만취한 상태로 몸이 쇠약했다. 그는 즉시 경찰을 불러 그 사람의 자택에 연락을 취하게 했다.
비록 작은 실천이었을지 몰라도 그가 나눈 소통 역시 도전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그는 높은 직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위치에 맞는 경험과 지식을 갖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안주하려는 삶의 의지는 타파하고 열정을 갖고 도전하며 말이다. “항상 긴장감과 열정을 가진, 깨어있는 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가족과 직장생활로 인해 스스로의 삶을 조절하되 안주하지 않고, 소통과 교육을 통해 다시금 열정을 꽃피울 겁니다.”
안태용 복지사가 말하는 소통이 머잖아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도 꽃피우길 바라며 그의 거침없는 행보를 기대해본다.

배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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