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사회복지사란 관련 기관이나 시설에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여, 지난 달 릴레이복지사의 주인공 임성철 의료사회복지사와의 만남은 특별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과 활동이 좀 더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환기시켜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추천해준 이달의 주인공 역시 조금 남달랐다. 시민단체 ‘나눔연대’에서 동대문지부 대표를 맡고 있는 이윤재(31) 사회복지사이다.

사회적 문제에 눈뜨다
이윤재 사회복지사는 올해 설립된 나눔연대 동대문 지부의 대표를 맡고 있다. 나눔연대는 각 지역 청년회를 중심으로 보다 의미 있는 지역운동을 모색하고자 하는 가치에 동의하고, 갈수록 악화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눔’과 ‘연대’를 시대정신으로 사람중심의 공동체 사회를 실현하고자 설립한 단체이다. 동대문청년회에서 활동을 해 오던 그가 자연스레 지부의 대표가 되었다.
“동대문청년회는 그동안 풍물놀이와 같은 문화활동과 자원봉사 등의 지자체운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동대문지역에 낙후된 곳을 발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발견은 그에게 좀 더 일찍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는 대학교 신입생일 무렵,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기억했다.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유행처럼 되던 때, 방송프로그램은 가족의 생존권이 박탈당한 모습과 해고된 사람들의 노숙자 전락 사례, 해고자의 가족이 지하철에서 서명운동을 받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그는 이 방송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고 느끼게 됐다.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약자의 편에 서서 보호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리고 그가 학생회에 들고 학생회장으로 나서게 되는 일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학생운동을 하면서부터 봉사활동과 나눔을 실천해왔어요. 하지만 학생일 때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나와는 다른 사람들로, 좀 더 객관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분들의 삶 속에 내가 위치해있다는 책임감이 들고, 보다 자세하게 보게 되는 등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는 보다 전문적으로 사회복지를 위한 일을 실천하고자 공부를 결심하고, 2009년  정식으로 사회복지사가 된 것이다.

정의와 평등을 위한 실천가
나눔연대는 자원봉사를 보편적 행동강령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자원봉사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독거노인 반찬나눔과 사랑의 집수리, 사랑의 몰래산타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 아동교육을 위한 독서교실과 체험학습, 장애인을 위한 무료치과진료사업도 하고 있다. 주민자치 및 시민교육도 함께 한다.
“사회복지사의 역할 중에 옹호와 사회운동의 기능이 있습니다. NGO단체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이 역할을 수행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타 사회복지사들보다 자유로운 활동으로 취약계층 주민들의 권리를 옹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동대문나눔연대의 대표이자 사회복지사로서 이윤재 씨가 꿈꾸는 일들이다. 따라서 앞으로 나눔연대는 조례제정을 통한 자립요구운동과 용산참사 등의 사건처럼 약자들의 주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 소송 활동을 진행하는 등 보다 조직적으로 사업 영역들을 개척하고 주민밀착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가겠다는 계획이다.
“사회복지란 정의로운 분배라고 생각합니다. 급속한 성장에 비해 분배나 사회적 안전망은 발달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성장이 우선가치가 아닌 분배가 강조되어야 할 때인 것이죠. 또한 주민 중심의 가치, 필요한 사람의 입장에서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최근 한 지자체의 급식비 예산 절감 등을 예로 들어 앞으로도 사회적 빈곤층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단체와 주민들이 힘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열심히 일을 해도 주거, 교육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의식주가 보장되고 사회민주주의가 구현되는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 말이다.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동대문나눔연대의 이윤재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고 계획하는 데에 있어서 무엇보다 ‘젊다는 것’을 강조했다. 올해 발족된 나눔연대와 모태가 된 청년회. 그 회원들의 구성이 젊었던 만큼 사업기획도 젊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젊은 세대는 자유로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갖고 있는 이상과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세대가 바로 젊음인 것이죠.”
이것이 그가 젊은 나이에 한 조직을 이끌어가면서 가질법한 부담을 잊게 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교육과 관리로 시작된 그의 역할을 후원자를 개발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케 한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단체 역시 설립된 초기라 재원 확보의 어려움과 인력의 부족성 또한 뒤따른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야말로 ‘단체와 함께 성장하고 일굴 단계’라고 말한다. 사람도 30대가 되어 성장하듯이 보다 멀리 바라보고 계획한다는 것.
“일을 하면서 매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전문가들에 비해 지식과 경험이 모자르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자문을 구하는 등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그가 가진 젊음의 힘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보다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아동을 위한 사업으로 어린이 도서관 설립을 계획하고, 그동안 장애인 치과진료사업이 여름과 가을 한시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상시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한 주거복지사업 분야에서는 뉴타운지정개발로 인해 동네 세입자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민공청회를 개최, 조례 제정운동을 기획하고 있다.
그저 순간순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충실하게 살겠다는 그. 그리고 그곳이 가난하고 힘없는 분들 곁이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젊음이 더욱 빛나는 이유일 것이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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