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란 사람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분야이다. 또한 사람은 사람답게 존중되어져야 한다. 이에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사람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실천해 온 사회복지사가 있다. 사람 생각을 우선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따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복지사, 중랑나눔연대의 김금주(36) 대표를 만났다.

변화를 모색하다
김금주 사회복지사는 올해로 벌써 경력 13년차를 맞이했다. 지역사회복지관에서 5년, 자활센터로 자리를 옮겨 7년, 그리고 현재 중랑나눔연대의 대표 타이틀을 달기까지 여러 길을 걸어온 셈이니, 꽤 부지런히 변화를 거듭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생각이 같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죠.”
이렇게 말하는 그는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 일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실천하는 학문인데 철학의 부재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진 않았다.
“사회복지 일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어요. 다양한 소외계층을 보면서 간접경험을 했고,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시작된 그의 사명과 포부는 스스로를 한 자리에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사람과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다지고, 보다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일을 하도록 변화 하도록 한 것이다.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일하면서 일의 한계를 느끼게 됐습니다. 지역특색 없이 일률적으로 행해지는 서비스와 받는데 익숙한 고객들,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이것이 그가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자활센터로, 그리고 봉사모임 ‘사람생각’에서 시민단체 ‘나눔연대’로 자리를 옮긴 이유다.

신뢰를 쌓다
김금주 사회복지사가 스스로를 변화시키듯 그는 사람들과 지역 사회 역시 변화하길 꿈꾼다. 그것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이며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자활센터에서 시장경제에 실패하신 분들, 일할 의지마저 사라진 소외된 분들을 대상으로 자활의지 교육 프로그램(집수리, 청소, 반찬) 등을 지원했습니다. 이들이 서서히 자활의지를 갖고, 서로 나누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게 바로 공동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 싸움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자활공동체 창업 지원을 했고, 중랑 지역 내 첫 번째 자활공동체를 형성했다. 3명이 반찬배달로 시작한 자활공동체는 출장요리 분야로 확대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되어오고 있다. 큰 수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에게  일을 통한 자립을 가능하게 했고, 또한 서로 간에 만들어진 신뢰가 더 큰 수익이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그에게 “너를 믿고 가면 되지 않겠냐”하는 굳건한 믿음을 보내주는 것이다. 그에게 사람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봉사모임 ‘사람생각’ 활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활센터에서 근무하는 2006년, 봉사모임 ‘사람생각’ 을 꾸려 장애인무료치과진료사업과 사랑의 몰래산타 사업을 진행했다. 2007년에는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하는 통합캠프를 진행했다.
“사랑의 몰래산타 활동 후, 기뻐하는 아이들을 대신해 어머니들이 대신 고맙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우리의 활동을 기억해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생겼습니다. 보다 주민과 함께 하는 사업으로 확대하는데 봉사단체로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2년여의 의욕적인 봉사활동을 끝내고 시민단체 나눔연대로 전환하게 된 이유였다. 지역사회복지관과 자활센터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신뢰를 쌓으며 ‘열심히 살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게 된 영향이 컸다.

그리하여 다시 시작!
김금주 사회복지사가 2010년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간의 자활센터와 봉사모임을 운영하던 타이틀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중랑나눔연대의 대표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로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단체의 일을 도맡아 나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하지만 그는 이번 선택에서도 주저함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만든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눔연대의 중랑지부가 그동안 상근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사업이 미비하게 진행됐어요. 올해에는 이곳에서 체계를 잡고, 틀에 갇히지 않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볼 계획입니다.”
이렇게 포부를 밝히는 그의 머릿속은 지금 여느 때보다 더 분주하다. 기존에 함께 해왔던 사람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추스르고 새로운 회원을 확대한다는 것. 그리고 나눔연대를 지역사회에 인식시키고, 지역을 바꿀 수 있는 정책과 꺼리를 찾아보려고 하는 것 등이다.
“중랑지역은 재정자립도는 매우 낮으며, 수급자 수는 많은 편입니다. 특히 빈부격차가 심화된 지역도 있고요. 이것은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있는 동네, 안에서 실질적으로 바꿔 만들어 갈 수 있는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김금주 사회복지사의 계획안에는 이미 회의나 한계가 없어보였다. 일을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그의 의욕에는 거침이 없는 것이다.
“현장 근무를 오래 했기 때문에 지역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복지 틈새를 보고, 소외계층의 삶을 머릿속 이해가 아닌 체험으로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이점도 있고요.”
이것이 그가 앞으로 사회복지사이자 지역운동을 펼쳐나가는 활동가로서의 진정한 역할일 것이다. 사업을 잘 하기보다 지역공동체 인식을 같이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남길 바란다는 그. 그것이 비록 더딘 길이더라도 사람과 지역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 것이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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