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정신건강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신장애는 위험하다는 편견이 아직도 만연하다. 서울정신보건센터 손기화(36) 팀장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정신건강과 관련된 상품을 만들어 소개 및 판매하고 있다. 아픈 사람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도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예방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신건강의 브랜드화
회계학을 전공하던 손기화 팀장은 자원봉사를 다니는 부모님과 사회복지사인 언니의 영향을 받아 사회복지로 진로를 변경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자원봉사를 다녔습니다. 청소, 빨래 등의 단순한 봉사활동을 하던 중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정신병원 봉사를 통해 정신보건에서도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는 졸업 후 1년간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수련 생활을 했다. 시험에 합격한 후에는 용인 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의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가 한 파트를 이뤄 대상자를 치료하는 팀 어프로치를 진행할 때 그는 환자가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원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음식, 청소, 목욕 등 일상의 기능을 잊은 사람들이 다시 생활할 수 있게끔 훈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가족들과 면담을 하는 것도 그가 맡은 일이었다.
“현재는 정신건강 상품을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지금은 정신건강 증진에 관한 간접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죠. 위기상담 전화를 운영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분들과 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자살과 관련된 전화가 오면 손 팀장은 경찰과 함께 상담자를 응급 입원 시키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위험자는 자살에 대한 감정이 수그러들 때까지 자살예방사이트에서 사례관리를 실시한다. 그는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미리 위기상담 전화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시민들의 인식이 아직 부정적이어서 홍보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자살과 우울증 등은 예방이 충분히 가능한 질환입니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는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블루터치라는 서울시 정신건강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블루터치는 일반 시민들에게 우울증 무료 검진 및 생애주기별 맞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손 팀장은 유방암 퇴치를 상징하는 핑크리본처럼 ‘서울시정신건강 브랜드’ 하면 블루터치가 떠오를 수 있도록 정신건강을 브랜드화 했다. 블루터치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우울증 검진을 할 수 있고 검진시 점수가 높게 나오면 지역센터나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서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그는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로 ‘건강 조심하세요’, ‘스트레스 받으면 이렇게 하세요’ 등 예방 수칙을 알려주는 메일링 서비스를 분기별로 제공하고 있다. 회원들에게 정신건강 지침이 들어있는 다이어리나 색깔이 변하는 티셔츠, 콘서트 티켓 등의 기념품을 주기적으로 보내기도 한다.

마음터치 블루터치
손 팀장은 시민들이 블루터치를 알아볼 때 보람을 느낀다. 블루터치는 현재 라디오 캠페인, 버스 광고, 홍보물, EBS 등으로 홍보되고 있다. 사람들은 광고를 통해 블루터치에 대해 인식한다.
“사람들이 블루터치가 서울시정신보건 브랜드라는 것을 알고 있을 때 홍보하는 입장에서 자부심이 생깁니다. 저는 기사를 작성해 언론에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광고와 리플릿 같은 홍보물을 만들어서 배포합니다. 또 이벤트, 캠페인 등의 행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 등 다른 전문 분야와 제휴해 서울시정신보건센터의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도 담당한다. 정신보건 분야에서는 이러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손 팀장은 시작으로 여기고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저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으로 속이 꽉 찬 복지사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학교 다닐 때 저희 교수님 중 한 분이 복지사는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머리’를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 일을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손 팀장은 많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소비자인 시민과 정신장애인들에게 다양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복지사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 그는 대상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곁에서 항상 함께 동행 하는 복지사가 되고자 한다. 그는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책임지고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복지가 아닌 상대와 함께 나아가는 사회복지를 추구한다.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아픔을 느낄 수도 있고 일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대상자와 함께 나눌 것입니다. 제가 경험을 해야 그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습니다. 자살을 시도했거나 정신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 방법을 알지 못해 대부분 자포자기합니다. 그들과 동행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손 팀장은 앞으로도 정신보건 분야에서 근무하며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홍보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다. 업무를 위한 공부도 놓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후배 복지사들이 많이 양성돼 이러한 일을 꾸준히 이어가기를 바란다. 사람들의 건강한 마음과 정신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는 손기화 팀장.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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