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종합사회복지관 홍원표(40) 부장은 양파 껍질을 벗기면 벗길수록 계속 새로운 양파가 나오는 것처럼 사회복지도 현상에 따라 다양한 이론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 나갈 때 A라는 측면의 방법도 있지만 B라는 요인이 들어가고, C라는 내용을 가미하면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부장은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있듯 인간을 다루는 학문인 사회복지도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파고들 요소가 많다고 강조한다. 하나의 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껍질을 벗기듯 1단계, 2단계, 3단계를 준비해야 문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탐구와 도전의 실천 지성
홍원표 부장은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사회복지에 대해 새롭게 인식했다. 자원봉사는 힘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과 관리,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봉사를 통해 사회복지에 매료된 그는 학교에서 위탁운영하는 강남복지관에서 일하면서 아동분야, 청소년분야, 노인분야, 장애인분야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재가복지 영역에서 제3자, 아동, 장애인 사례관리, 자원봉사자를 홍보·모집해서 교육하는 파견 사업, 지역사회 프로그램, 네트워크 사업 중심으로 일했습니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라 차별화된 부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후배들이 실습을 하러 오면 커리큘럼에 차이를 두려고 신경 썼어요.”
1999년에는 복지관 총무부서로 발령 났다. 그는 총무부에서 인사, 회계, 재정, 운영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았다. 인력을 뽑아 시스템을 보완하고 관리하는 일도 진행했다. 총무부서 일은 사회복지 영역의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
“총무부에서 일하는 동안 한두 가지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었지만 대상을 만나 실천할 수 있는 현장과는 멀어지게 됐어요. 한계 극복을 위해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하다 2005년에 사업부서로 발령이 나 지금까지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홍 부장은 현재 지역복지와 재가복지 분야의 관리 및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많은 프로그램 중 그의 관심사는 노인 성교육 아카데미다. 강남구청에서 지원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에 관한 잘못된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어르신들은 결혼을 일찍 하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해 성에 대해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복지관에서는 노인들이 다른 어르신들에게 성교육을 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주집단도 만들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경우에 따라 다른 시설로 봉사를 하러 가기도 한다. 자활 프로그램을 이수해도 학자금, 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창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복지관에서는 이들의 일하고자 하는 열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대상자 중심의 기관운영
홍 부장은 강남복지관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다. 대상자 중심의 업무를 담당하다 점차 기관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일의 성격이 변화됐다.
“관리자라는 중간 입장에서 적절하게 조합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실천가의 영역과 관리자의 영역을 어떻게 잘 분배해서 조절해 나갈 것인지도 고민이었습니다.”
홍 부장은 일을 하면서 사회복지사는 행정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을 파악해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조건 지원해주는 것 보다 대상자가 원하는 1순위를 선별해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을 파악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복잡한 문제들을 치유하고 예방해야 합니다. 질적인 측면이 중요합니다. 기능과 전문 의식을 갖춘 사람들이 제대로 분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회복지사는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그림이 어느 정도인지, 그림 조각이 어느 수준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의 역할을 수행할 때는 책임이 따릅니다. 사회복지 환경과 프로그램은 변화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탄탄하게 기초를 갖추고 있던 것이 지금은 반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여겨도 또 다른 메워야 할 것이 생깁니다.”
그는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역사가 짧아 현상에 따라 이론이 변화될 수 있다고 여긴다. 바우처, 다문화 등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새롭게 생겨난다는 것.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간을 갖고 학문에 파고들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20년의 밑그림을 그리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내년 6월 재위탁 심사를 받는다. 그는 복지관이 재위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리자로서 적극적으로 일할 생각이다.
“강남복지관은 2003년 복지평가 우수를 받고, 2006년에는 최우수를 받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기간 동안 성과를 올린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곧 복지관이 20주년이 됩니다. 앞으로의 20년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한 후 새로운 복지관을 그려 갈 것입니다.”
그는 앞으로 20년이 되는 복지관의 모델링은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연구해 강남복지관만의 차별화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그 속에서 20년 복지관의 의미를 찾겠다는 홍 부장. 그가 만들어갈 복지관의 모습이 기대된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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