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경 사회복지사는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자 근무하던 복지관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 복지사로서의 자질을 두고 심리적으로 고민하던 그가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은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노인복지의 비전이었다. 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확립하고 유쾌하게 일하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이해경 과장을 만났다.

또 다른 비전을 찾다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이해경 과장은 학교 실습으로 나간 복지관에서 청소년 아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회복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실습을 하면서 복지의 매력을 알게 됐습니다. 제대로 사회복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기 취업을 했지요. 초기에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소년 복지를 담당했어요. 그러나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 해도 아이들이 저를 받아들이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복지사로서 의욕이 넘쳤던 그는 구성해 놓은 프로그램에 대상자를 맞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을 강압적으로 끌고 갈 때도 있었다.
“복지사는 대상자의 욕구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위한 대상자가 되고 있었습니다. 복지사로서의 마인드와 비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가슴이 아닌 머리로 사회복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일을 그만두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사회복지를 다시 정립했다. 여유가 생기자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노인복지에 관심이 생겼다.
“프랑스에 갔을 때 여행지 어느 곳에서도 젊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노인들이 곱게 차려입고 관광을 하고 있었죠. 젊은 사람들은 꾸미지도 않고 바쁘게 다니는데 나이든 사람들은 굉장히 여유롭게 사는 모습이 의아했어요.”
그가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그들은 프랑스는 세금을 많이 걷기 때문에 젊었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나이 들어서는 연금을 받아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고 대답했다. 프랑스가 사회복지가 잘 된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여가를 즐기며 사는 모습에 이 과장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노인복지를 새로운 비전으로 삼을 것이라 결심했다.
“노인복지를 또 다른 비전으로 여겼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노인복지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금천노인종합복지관에 지원했습니다.”
그는 현재 사회복지사로 13년째 접어들었다. 그중 10년은 노인복지관에서 일했다. 이제 노인복지는 그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열정을 다해 도전하라
이 과장은 금천노인종합복지관에 입사한 이후 홍보사업, 상담사업, 지역복지사업 등의 부서에서 업무를 맡았다. 고비가 생길 때는 진급 등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한계에 도달할 때마다 도전할 일이 생겼습니다. 정신적·체력적으로 지치게 되면 다른 사업이 주어졌어요. 한 곳에 오래 있다 보니 사람들이 다른 기관에서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보라고 충고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지게 될까 우려한 것이죠. 그러나 부서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한 덕분에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틀에 박힌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고민했다. 기존의 것을 따라가지 않기 위해 직원들과 토론을 하면서 순간순간 상기했다. 다른 직원들에게도 사업의 당위성, 열정, 사업을 하는 이유 등을 질문했다.
“일을 하면서 규격화 된 기존의 전통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항상 이야기합니다. 복지사는 앞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끊임없이 본인을 점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계속 되돌아보고, 공부하고, 비전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 과장은 직원들도 사회복지에 비전을 갖고 열정을 다하기를 바란다. 그는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와 비전을 제공하는 멘토가 되고자 한다. 그들을 올바른 복지사로 양성할 수 있는 관리자가 되려는 것이다.

관계를 통한 사랑 실천
이 과장은 어르신들과 손을 잡고 따뜻한 대화를 나눌 때 복지사 일에 보람을 느낀다.
“어르신들이 ‘딸이 많이 컸겠네, 이 과장 딸에게 용돈 줘야 하는데’라며 손을 잡아주시고는 합니다. 이렇게 노인들과 마음을 나누며 관계를 형성할 때 정말 행복합니다. 가정방문시 재가 어르신들이 고맙다면서 손수 커피를 타주고, 하나라도 더 대접하고 싶어 이것저것 내놓으실 때 이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 뿌듯합니다.”
대상자로부터의 믿음과 신임은 그가 복지자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힘이 된다. 한편 그는 노인복지를 하면서 가슴뿐만 아니라 이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노인들에게 많은 것을 드리려면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앞으로 노인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복지관에선 작년부터 지역거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종합복지관에서는 급격히 늘고 있는 노인들을 다 소화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 내 조그마한 거점기관을 둬 지역 밀착형 노인복지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어르신들이 그곳을 통해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복지관에서는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 밀착형 복지관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현재 지역거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관을 모델로 사업이 확산되는 것은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운영 목표이다.
또한 이 과장은 사회복지 일과 더불어 엄마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아이를 위해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일에 몰두하다 보니 딸에게 소홀할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딸하고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따뜻한 엄마, 좋은 사회복지사, 후배에게 힘이 되는 멘토가 되고 싶다는 이해경 과장. 그가 사람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면서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루길 기원한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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