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뮤지컬’이 함께 만났다? 요즈음 오페라타가 대세다. 오페라타는 오페라에 연극과 대사가 함께 첨가된 새로운 문화공연 형식이다. 여기에 어린이를 위한 최초의 오페라타가 탄생되었다고 하는데…. 바로 어린이 오페라타 ‘부니부니’다. ‘부니부니’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 뮤지컬이라는 공연을 넘어 소외계층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는 특별한 문화공연으로써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세계를 꾸게 한 오페라테 ‘부니부니’공연을 소개한다.

창작 어린이 오페라테 탄생
오페라타 ‘부니부니’는 아이들이 친근하게 기억할 수 있는 캐릭터와 낯익은 클래식 음악을 결합한 공연이다. 오페라타는 오페라의 한 장르로 희극적 내용과 연극 같은 대사가 특징이다.
‘부니부니’는 방학 특수를 노린 어린이 공연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창작 클래식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바흐와 베토벤 등의 명곡들로 극을 진행하엿으며, 트롬본과 호른 트럼펫 클라리넷 등 금관 목관 악기들로 등장 인물을 캐릭터화 했다.
내용은 게임을 좋아하는 동훈이가 ‘크크크 대마왕’과 ‘음치마녀’에게 납치된 엄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동훈이는 룸바(트럼본), 튜튜(튜바), 호린(호른), 코코넷(트럼펫), 크랄라(클라리넷), 폰 아저씨(색소폰) 등 악기를 의인화 한 부니부니 친구들과 함께 엄마를 찾아 나선다. 악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건 서로 소리를 돋보이게 해주는 데 있음을 깨달으면서 친구 간의 우정, 협동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운다. 부니부니 친구들 캐릭터는 지난해 7월 2010년 서울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 출품돼 소개된 적이 있다.
처음 무대에 오르는 음악은 6인조 관악기 밴드의 라이브 연주로 펼쳐진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오페라 잔나스키), ‘밤의 여왕’(오페라 마술피리) 등 오페라 아리아와 베토벤의 ‘운명’,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같은 클래식 명곡이 등장한다. 곡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흥미를 더하였다. 또 등장인물들이 함께 부르는 ‘부니부니송’ 같은 창작곡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창작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공연을 시작 한 뒤, 앵콜 공연으로 올해 1월 7일부터 2월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펼쳐졌다.
80여 분 동안 펼쳐지는 부니부니는 극하는 내내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아리아 ‘나는 이 동네에서 제일가는 팔방미인’,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을 비롯해 오페라와 교향곡 20여 편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쉬운 멜로디와 만화 같은 캐릭터들을 앞세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에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 준다.
지난 1월 25일에는 새터민 대안학교인 삼흥대안학교 학생들 35명을 초대해 처음 보는 관악기들을 직접 만져보며 추억을 만들게 했다. 용감하고 믿음직스러운 트롬본 친구 롬바와, 방귀대장이자 착한 마음씨를 가진 튜튜 등 7명의 관악기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클래식 선율에 아이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크리스천 공연제작사인 조아뮤지컬 컴퍼니와 어린이 클래식 콘텐츠 개발 업체 벗두리(BDR 컴퍼니)가 준비한 이번 공연은 남북 어린이들이 함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클래식 음악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문화 소외계층인 새터민 아이들 및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공연을 보여줌으로써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랬습니다.”
BDR 컴퍼니 안종민 대표는 부니부니 공연을 위해 2~3년 전부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퍼니밴드의 튜바 연주자이기도 하여 10년 동안 공연계에 있으면서 어린이용 클래식 공연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게 생각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점을 부각시켜 새로운 어린이 오페라테를 탄생시킨 것이다.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는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의 제작진과 소프라노 강현수, 이혜선, 바리톤 최경훈, 장철유 등 국내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다. 창작극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오페라 부문 예매율 1위를 기록하였다.
국내 어린이 공연 최초로 부니부니 캐릭터의 소개와 함께 관악기의 고유 소리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출시돼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각종 스마트폰 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였다.
지난달에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곽희주 선수도 선행에 동참하여 화제가 되었다. 곽 선수는 설날을 맞이해 50쌍의 다문화 가정을 초대해 ‘부니부니’ 공연과 함께 친필 싸인이 담긴 축구공을 선물하였다. 자녀와 공연을 함께 관람한 이수영 씨(34)는 “무대 양측에 클래식 곡의 제목과 작곡가의 이름이 표시돼 교육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지난 1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용 분장실에선 곧 이어 3시에 막이 시작되는 공연을 위해 출연배우들이 한창 분장 중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나는 음악이 쿵쿵 울려 퍼지는 등 배우들이 연출가의 지시에 따라 각자 맡은 캐릭터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연기 연습 중이었다.
이들은 모두 성악을 전공하고, 뮤지컬 공연 다수의 경력이 있는 배우로 특유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뽐낸다. 이들이 연습 도중 “까르르까르르”웃는 소리마저 독특하게 들릴 정도다. 그 중 유난히 목소리 톤이 굵고 낮은 음성을 가지고 있는 한 명의 배우가 눈에 띈다. 그는  ‘부니부니’의 주역 배우 중 한 명으로 폰 아저씨, 다순 할아버지, 크크크 대마왕 등 1인 3역을 맡고 있는 최경훈(42) 씨다.
“아버지 입장에 서서 아이들에게 특별한 공연을 보여주고자 출연하게 됐습니다. 클래식 이라는 음악이 아이들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이 공연을 함으로써 아이들이 클래식 악기와 친해지고,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최 씨는 강현철 프로듀서의 프로포즈를 받아 부니부니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부니부니 공연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 뮤지컬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게임을 좋아하는 철부지 소년 동훈 역을 맡은 천도협(22) 군은 부니부니의 주인공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창작 오페라 뮤지컬 이라는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들어 참가하게 됐다”며 “동훈이가 엄마의 ‘사랑’을 깨닫고 아름답게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연기했다”고 말했다.
천 군은 현재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 지난해 12월 부니부니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동훈 역에 발탁되어 말썽꾸러기 동훈 역을 잘 소화해 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부니부니의 없어서는 안 될 주역배우 강현주(32) 씨도 부니부니의 가족이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오페라 공연에는 처음 서게 된 것인데,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어요. 관람을 보러 오는 새터민 아이들을 보면서 진정 문화 공연의 나눔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거든요.”
강 씨는 극 중 음치마녀와 동훈이의 엄마 역을 동시에 맡았다. 그녀는 <사랑의 묘약>, <마술피리> 등 주옥같은 오페라 공연에 다수 출연한 바 있는 실력 있는 오페라 가수다.
그녀는 친 동생이자 부니부니의 프로듀서인 강현철 씨와 남매지간으로 특별히 부탁받아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이 오페라라는 것이 무척 생소하게 들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 했는데, 직접 출연해보니 ‘클래식’음악과 판타지 내용이 곁들인 부니부니가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좋은 공연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히 이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됐어요.”
연습에 참여한 출연진 배우들은 모두 한마음이다. 가족 같은 그들의 모습에서 부니부니와 같은 어린이 오페라 공연의 미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부니부니 출연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소리의 비결은 다름 아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느끼고 돌아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공연을 제작한 조아뮤지컬컴퍼니와 BDR컴퍼니는 오랫동안 함께 공연 문화를 연계해 왔으며, 앞으로 중국 ‘총몽 카툰 그룹’과 MOU를 맺고 애니메이션도 제작할 계획이다. 또 음악 공부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무료로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공연 음악을 담은 CD도 판매 중이며 관련 책도 곧 펴낼 예정이다.

자료제공/조아뮤지컬

문혜원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