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자녀 뒷바라지로 인생을 보내는 일반 주부들이 음악이 좋아 음악을 하기위해 뭉쳤다. 바로 주부 밴드 ‘맘마미아’가 그 주인공. 평범한 주부라고 하기에는 외모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심상치 않다. 연예인 못지않게 빼어난 미모, 입담, 음악 연주 실력 등 끼와 재능이 넘치는 그녀들. 예전에 했던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 속 ‘컴백마돈나밴드’를 연상케 한다. 드라마보다 더 진실적이고 화려한 이들의 음악이야기를 만나서 들어봤다.

드림걸즈? 드림 맘? 뮤즈출동!
지난달 1일 서초구 방배동 소재 직장인밴드 연습실. 문을 여는 순간, ‘드림걸즈’의 뮤즈들의  무대를 꽉 채운 것 같은 화려함에 입이 벌어지는 순간이다.
신나는 드럼소리, 웅장한 베이스기타, 매력 있는 보컬의 음성 소리가 연습실 무대 안을 가득 채우며 멋진 화합을 이루어 낸다.
이날은 6명의 멤버들이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연습 시간이다. 며칠 뒤 있을 양재동 봄꽃축제 행사 준비로 맹연습 중이다. 키보드 담당 멤버는 집안 일로 나오지 못해 5명이서 화합을 맞추고 있었다.
연습 시간치고는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각자 개성 있는 화려한 의상 차림새와 비즈가 박힌 악세사리 등의 센스는 실제 무대를 연상케 한다. 전업주부들의 다소 소박한 모습을 상상했기에 신선 그 자체다. 40을 훌쩍 넘기고 50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맘마미아는 지난 2007년 여름, 6명의 주부로 결성되었다. 50세 가까운 나이에 건강상의 이유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리더 박순연(52)씨는 “음악이 좋아 드럼을 배우고 꾸준히 연습하고 싶어 혼성 밴드에 가입했지만, 여자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함이 없다고 생각돼 주부들만의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혼성 밴드에서 만난 리드보컬 김은주(46) 씨를 설득해 베이스기타 담당 라현아(49) 씨, 일렉기타 담당 이경희(48) 씨, 통기타 담당 천수영(43세) 씨, 키보드 담당 박서영(40) 씨 등 멤버를 구성하게 됐다.

전설의 그녀들, 무대로 진출하다
10~20대 인기대중스타 ‘소녀시대’가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어디서나 환영받는 스타주부밴드 ‘맘마미아’가 있다.
“다들 음악에 열정이 있었을 뿐 평소 악기를 전문적으로 다뤄보지 않은 아마추어였죠.” 박 씨는 드럼 스틱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리듬만 익히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밴드를 생각했는데,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하려니 3년 동안 꼬박 연습실에 출근했다고 한다.
박 씨는 “젊었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쉽게 배우질 못했죠. 자식들 다 키우고 난 뒤 용기를 내어 시작했죠.”라며 밴드로 통해 자아를 찾아 나선 일종의 ‘반란’이었다고 고백한다.
 맘마미어 밴드는 초창기 밴드 결성한 이후부터 화제가 되었다. 보통 아줌마 같지 않은 그들의 자태는 ‘댄싱퀸(Dancing Queen)’ 못지않다. 박력 있는 연주가 무대 위에서 시작되면 하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보컬 김은주(46) 씨는 “무대 위에서 만큼은 완전 딴 사람으로 변신하죠. 파격적인 의상은 제가 주로 담당해요. 한 번은 군부대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군인들이 저희 모습보고 처음에는 놀라다가 나중에는 대 환영을 해주더군요.”
맘마미아는 축제 무대 밴드로 섭외 1순위라는 명성을 4년째 지키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대형 기획사 및 방송출연 정식 계약 요청 쇄도의 프로포즈를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케이블 tv ‘신나계’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으며, 2년 전 인기드라마 ‘나는 전설이다’방송시 주부밴드 ‘맘마미아’는 함께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유명세를 타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전한다.
“저희 모두 음악을 좋아하고, 좋아하니까 시작했고, 삶의 즐거움에 대한 마음을 음악을 통해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맘마미아 밴드 멤버들은 아내라서, 엄마라서, 며느리라서 연습을 소홀히 하고 무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또 자아를 찾고 남들에게 화려한 모습을 보이기 위한 출발이 아니었던 만큼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렉기타 담당 이경희(48) 씨는 “밴드가 먼저냐, 주부로서 임무가 먼저냐를 가르기보다 밴드라는 꿈의 터전에 주부라는 소소한 일상을 주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어떤 팬보다 가족들의 응원이 최고
현재 ‘맘마미아’밴드를 응원하기 위한 팬들은 연령에 상관없이 그 수는 셀 수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녀들의 힘찬 반란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이목을 끌었던 것.
맘마미아가 운영하고 있는 다음카페( http://cafe.daum.
net/mammamiaband)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남긴 격려의 글이 쇄도 하고 있다.
베이스 기타 담당 라현아(49)씨는 “카페지기로 관리한지 2년 되었는데, 날이 갈수록 저희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어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맘마미아 밴드를 응원해주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는 건 가족이라고 밴드 멤버들은 입을 모아 전했다.
보컬 김 씨는 “처음에는 이들의 밴드 활동을 일탈이라고 반대하던 남편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아내들을 보면서 열렬한 지원자가 되었다”며 “연습장에 간식을 보내고, 공연장에서 직접 자녀를 데리고 응원차 참여해 “힘내”라고 외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 박 씨는 “남편보다 자녀들이 오히려 엄마가 밴드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랑 스러워 한다”며 “앞으로 가족들의 응원에 힘을 보태어 더 멋진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맘마미아 밴드는 올드팝송, 신 대중가요, 트로트 등 장르에 상관없이 경쾌한 록음악으로 편곡하여 축제 행사 및 7080음악회 등 각종 다양한 무대에서 부른다.
편곡 담당은 주로 박서영(40)씨가 맡는다. 박 씨는 본래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작곡에 대한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것.
김 씨는 “우리 팀의 막내이자 제일 재능 있는 친구”라며 자랑 했다.

우정으로 똘똘 뭉쳐진 맘마미아
맘마미아 밴드 멤버들은 무대 준비로 인해 만나는 연습시간 외에도 함께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며, 어디든지 늘 함께다.
김은주 씨는 “아줌마 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팀워크죠. 저희들은 친 자매처럼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지내고 있어요. 각자 개성 있는 친구라서 재미있게 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편이죠”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주부의 테두리 안에 무려 20년 동안 갇혀 있다 세상에 나온 만큼 소소한 것들에 민감하지 않는 게 아줌마 특유의 강점이라는 김 씨. 서운한 감정은 연습하면서 음악 속에 녹이고,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무대에서 한 방에 날리니 이보다 좋은 게 있겠냐고 반문한다.
맘마미아의 왕 언니 박순연 씨는“주부라서 못 하겠다고 생각하다 직접 내가 하고 싶은 취미를 가지니 하루하루 즐겁다”며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주부들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시작해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맘마미아 전 멤버들은 주부라서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용기와 신념의 부족 때문에 주부들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부들이 알을 깨고 지금 당장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가족의 무한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녀들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변함없는 우정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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