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김상육 팀장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우라를 발산하며 13년 동안 사회복지 길을 걸어왔다. 자신이 무슨 일을 잘하는지에 대한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고 있어 즐겁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봤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 위해 사회복지 길로
 김상육 팀장은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대학입시로 바쁠 때 목사님 추천으로 사회복지관련 분야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적응을 잘 하지 못했어요. 사회복지 공부에 관심을 갖지 못했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불투명 했었죠. 그런 시기에 군대를 갔습니다. 한 어촌마을에서 해양경찰로서 군복무 중에 횟집 주방에서 일하시는 장애인 아저씨 한 분을 만났습니다."
 교통사고로 다리가 굽혀지지 않는 장애를 입게된 아저씨였다.
 "횟집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라는 것을 밝히게 됐어요. 그 때 그분이 '나 같은 사람 도와 주겠내'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횟집 아저씨와는 마음이 잘 통해 일상대화도 나누고, 조언도 구하면서 조금씩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팀장이 사회복지 일을 생각하게 된, 또 다른 계기는 친할머니의 영향이 있었다.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와상으로 지내는 기간이 있었는데 김 팀장의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로서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당시 복지관이 존재는 했지만, 차상위계층만을 대상으로 이용 할 수 있거나 거동이 어려운 친할머니가 이용할 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복지관은 지역 내에 없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친할머니의 수발 드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누군가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 계기로 김 팀장은 사회복지 공부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자각해 사회복지 공부에 충실 할 수 있게 됐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졸업반에 가까워질 즈음, 98년도에 조기취업을 했다. IMF로 가정해체가 많이 이뤄졌던 시기로 경제적인 문제, 서류상의 이혼이나 가장이 실직해 가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팀장은 종합사회복지관 재가복지팀에서 사회복지 현장업무를 시작했다.
 "해체 가정이 늘어가는 환경을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실직가정의 결식아동을 비롯한 해체가정 부모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봤습니다."
 그 당시 복지관은 지금의 복지관처럼 밑반찬이나 도시락을 기관 내에서 세팅해 조리하는 개념이 적었다고 한다. 때문에 김 팀장은 자원봉사자나 교회 같은 단체와 함께 사회복지 활동을 하면서 지역조직활동도 펼쳤다.

지적장애인 통합적 모델화 만들고 싶어
 김 팀장은 2008년도부터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일했다. 재활지원팀, 지역복지 및 아동지원팀 등에서 일하며 사례관리 활동에 중점을 뒀다.
 "복지관 내에서 부서 이동이 많았어요. 여러 분야에서 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 됐죠. 덕분에 새로운 변화를 맞더라도 빠르게 적응 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해 제 업무중에 30%는 밖에 나가 활동하는 업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지역 내 사례관리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전문가 입장에서 개입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김 팀장은 요즘 팀원들과 함께 지역 내 문제로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모프로그램'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적장애 관련 상담을 개별적으로 개인 대 개인으로 진행하다보니 전체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어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죠. 복지관 내에도 지적장애 가정이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요. 가정 안으로 들어가 알아봤더니 대부분 엄마가 지적장애인이었습니다."
 적절한 양육이나 자극이 없어 실제 처해 있는 환경에 의해 아동들도 지적장애인으로 동반돼, 지적장애나 경계선급장애인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이에 김 팀장은 단순히 개별적인 지원보다 체계적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야 해결 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지적장애아동들이 성인이 돼서 자신의 자녀를 낳을 경우, 지적장애 문제가 계속 발생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팀원들과 함께 '좋은엄마스쿨', '좋은친구교실'이란 타이틀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동을 키우는 지적장애인 엄마를 대상으로 기본적으로 필요한 한글을 가르쳤다. 방과후 프로그램에서는 지적장애 엄마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아동들을 교육하는 방식을 전수했다.
 김 팀장은 현장에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면서, 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적립해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지적장애인에 대한 그룹화 형식의 체계화 된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느껴, 외국에서 지적장애인을 지원했던 매뉴얼을 팀원들과 번역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아침마다 일찍 나와 팀원들과 함께 스터디 형식으로 지적장애인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지원 방법도 배우고, 훗날에는 이런 내용들을 모아 한국에 맞는 직접적인 통합모델의 틀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상육 팀장은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복지 일을 계속 하고 싶단다. 그의 꿈이 있다면 공공조직 내에 정형화된 체계가 아닌, 사회 속에 작은 공동체 형태의 시스템을 운영해 보고 싶다고. '사회적기업'과 같은 형태로 장애인과 작업장을 만들어 그들이 할 수 있을 만큼 보장되는 일을 하며 함께 지내길 바랐다.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힘든 것 중 하나가 항상 앞에서 보여주는 입장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것 같아, 취미인 낚시를 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김 팀장의 사회복지 철학은 항상 같이 있어주는 것이다. 소외 받고 지내는 이들이 평범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돕는 그의 희망 가득한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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