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걸쳐 23년 동안 불우이웃에게 아낌없이 기부를 하고 봉사를 해 주위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수도암 최혜숙 원장이 그 주인공. 그는 수도암에서 수도원 생활을 하며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야말로 자산의 소명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종교를 떠나 물심양면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를 하는 수도암 최혜숙 원장을 만나 그의 봉사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행은 세상을 밝히는 빛
지난 9월 22일 서대문구 홍은2동 소재의 한 정신장애인 시설 ‘한마음공동체. 오후 5시경 최혜숙 백련산 수도암 원장이 최동표 한마음공동체 대표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기부식이 열렸다.
이날 최혜숙 원장은 “이 기부금이 정신장애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마음공동체 시설이 앞으로 정신장애인들에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도록 배려와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혜숙 수도암 원장은 한마음공동체 시설에 기부금을 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당시 원생들에게 따뜻한 식사대접과 더불어 기부금을 전달해 한마음공동체 시설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최동표 한마음공동체 대표는 “항상 어려운 이웃을 걱정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시는 최혜숙 원장님께서 저희 시설에게 관심을 보인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최혜숙 원장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최혜숙 원장은 어려운 이웃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어디든지 달려가 기부금을 전달하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그녀를 부르는 사람들의 애칭은 ‘기부천사’ 또는 ‘통큰엄마’다.
최 원장은 2010년 9월 18일 서대문구청 을지훈련상황실을 방문해 훈련 중인 공무원 및 군인들에게 수박10통을 전달하는 것을 비롯해 백련경로당 등 4개 경로당에 10kg 쌀 19포를 전달하며 어르신들을 위로했으며, 또 관내 경로당 4곳에 각각 쌀10kg, 미역1개(1만5000원), 여름 양말 25켤레씩을 전달, 마포 도화동 소재 파산자의 사업을 돕기 위해 최근성씨의 분식센터 개업자금으로 300만원을 지원했다. 또 부녀회 판매 소금 70포(105만원) 구매도 예약하는 등 기부천사로 정평이 나 있다. 그밖에도 홍은2동 관내 저소득 주민에게 쌀10kg 100포와 라면 100상자, 속옷(내의) 100벌도 지원했다.
이는 최근 알려진 봉사활동 내역이지만, 최 원장의 봉사활동 사항은 끝이 없다.
최 원장은 “선행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봉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르손이 모르게 하는 것
“봉사는 아무도 모르게 행하는 것이죠. 즉,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입니다.”
최 원장은 23년 전부터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왔다. 최근에 그녀의 선행이 밝혀진 계기는 다름 아닌 한마음공동체 최동표 대표의 칭찬 덕분인 것. 또한 그녀의 선행이 사람들에게 입김으로 퍼지게 된 것도 한 몫 한다.
이러한 선행이 알려지자 지난해 15일 스님들 법요식에서 ‘자비 나눔 실천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별로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아낌없이 저를 좋게 생각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나도 봉사, 둘도 봉사 할 것을 약속 하겠습니다.”
최 원장은 봉사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생각한데로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때문에 그의 선행과 봉사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봉사를 할 때마다 도와준 신도들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표했다.
함께한 신도들은 “최 원장님은 항상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라며 “당신은 밥에 물 말아서 드시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먼저 기부를 해 ‘통큰엄마’로 밖에 불리 울 수밖에 한다”고 말했다.
평소 근검절약을 통해 아껴온 금액을 지역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본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최 원장이다.

끝없는 선행의 손길 주위를 감동시키다
선행이 연례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돼 버린 최혜숙 원장은 결코 그녀가 개인적으로 돈이 많아서 어려운 이웃을 도운 것이 아니다. 신도들의 시주와 구슬꿰기 작업을 통해 일궈진 돈으로 기부하고 봉사를 해왔다.
그가 있는 서대문구 홍은 2동 소재 (재)대한불교 일붕선교종 백련사 수도암도 서대문구청에서 그녀의 선행을 알고 난 뒤 감사의 뜻으로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직접 수도암을 찾아가봤더니 상상했던 것보다 열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환경은 신도들의 밝은 웃음과 최 원장의 밝은 미소로 빛났다.
대부분 그녀가 수도생활과 기도를 하는 방의 내부는 봉사활동 해왔던 그동안의 수많은 사진들로 빼곡히 벽면을 이루어 그녀가 얼마나 봉사활동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봉사야 말로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 있는 지금, 이 사진들 속에 담겨진 그들 모두 내 가족과 같습니다. 남들에게 알려지길 바래서 봉사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사진들을 통해 지난날을 더듬고 추억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버렸습니다.”
최 원장은 알려진 봉사활동 외에도 교도소도 비공개적으로 직접 방문해 상처받는 죄인들에게 마음을 보살피고, 직접적인 기부금 전달로 그들에게도 희망과 따뜻한 사랑 나눔을 전하기도 했다.
“작년인가? 설 명절 때 교도소에서 제게 도움을 받았던 한 청년이 교도소 이행을 무사히 마치고 저를 먼저 찾아와 인사를 하고, 자랑스럽게 자동차도 샀다며 ‘나 멋지게 살아보겠노’라고 당당히 인사를 하더군요. 그럴 때 참 마음이 뿌듯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꼈습니다.”

나보다 남이 먼저
최혜숙 원장은 수도암이 비록 열악하지만 신도 4~5명과 함께 오로지 불교적 도덕과 윤리를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정작 자신은 물에 밥 말아 김치로만 끼니를 떼울지라도 남을 위해서는 발 벗고 나서 좋은 음식을 나눠주고, 옷가지를 나눠준다. 최 원장은 특히 장애인들을 안타깝게 생각해 장애인들을 돕는 자활센터나 복지센터에 방문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장애인들만 보면 더 마음이 안쓰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보통사람보다 몇 배의 힘든 고통을 감내하는 그들을 보며 오히려 많이 배우기도 하구요.”
이뿐만 아니라 최 원장은 주민들의 어려움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 8월, 집중호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북가좌2동 침수가구 주민들을 위한 성품을 전달해 침수가구 주민들에게 힘과 감동을 주었다.
수혜자는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북가좌2동 282번지 일대 수재민과 기타 관내 수재민 74가구로 이들에게는 쌀 100포와 티셔츠 속옷 양말 등 의류세트 90개가 전달했다.
최 원장은 북가좌2동 외에도 홍제3동과 홍은1동 수재민들에게도 온정의 손길을 전했으며, 지난 9월에도 홍은2동주민센터에서 홍은동 수해민을 위한 성품 전달식을 또 전달해 주위의 박수를 받았다.
이렇듯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몸에 베인 최 원장은 아낌없이 이웃 사랑을 펼친데 대한 공로로 지난 2008년 청소년주간 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여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이웃들과 어울려 잘 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지역을 막론하고 지원이 필요한 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 있는 마음그대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 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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