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이동하는 시간 동안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창밖의 세상에 눈길을 두었다. 지금은 자리에 앉아 있건, 서 있건 사람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고정된다. 손바닥 크기만 한 스마트폰이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내 손 안에 세상의 전부가 들어있는 것이다. 신철민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이 거대한 가능성의 바다인 웹 세상 속에 자신의 활동분야인 ‘사회복지’를 접목시켜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고,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웹=세상과 소통하기’

대학교 졸업 후 일반 기업에서 삼 년 정도 일한 신 사무국장은 문득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선배의 권유로 전공을 살려 번동2단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웹, IT에 관심을 갖고 ‘사회복지+웹’ 으로 역량을 확대해 나갔다. 녹번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앞으로 인터넷이 유행할 테니 공부해보라”는 관장님의 권유로 시작해 IT 관련 지식을 쌓기 위해 홀로 공부하면서 어렵게 노하우를 터득했다.

신 사무국장은 복지관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복지관에서 하는 일을 알리는 등 웹 기획 파트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해 왔다.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사회복지기관 웹 기획자 모임을 일 년에 1~2회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기획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장애인식개선 전문 UCC ‘조아유(www.joau.or.kr)’를 만들고 운영했다.

“칼이 하나 있습니다. 엄마는 이 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지만, 강도는 칼로 남의 목숨을 해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쓰느냐에 따라 칼의 쓰임이 달라지는 거지요. 사회복지 현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청각장애인이나 뇌병변 장애인들이 메신저 프로그램을 ‘상담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와상장애인이 집에서 사회복지사와 메신저로 소통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소셜미디어 파급력 사회복지 활용

작년부터 일기 시작한 소셜미디어(Social Media:사회적 관계 개념을 인터넷 영역으로 넓힌 것. 사람들이 생각, 의견,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쌍방향 온라인 도구와 플랫폼. ex)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UCC, 팟캐스트) 열풍은 사회복지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 사무국장은 ‘소셜미디어로 지역사회 소통하기’라는 제목으로 직원교육, 보수교육, 특강 식으로 강의를 100번 정도 진행했다.

강의는 사회복지사가 소셜미디어를 바라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바라보는 사람이 올바르게 바라보고, 적정하게 활용하면 남을 돕는 이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철학적인 가치와 관점의 중요성을 강의에 반영한다.

소셜미디어가 가진 파급력과 영향력을 사회복지 영역 내에서 잘 활용하면 소통이 가능해지고 인식과 이해가 확산되어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변화는 관계에서부터 시작한다. 사람과 사람 간 이루어지는 돈독한 관계망이 변화의 초석이다.

그는 웹, 복지, 사람으로 키워드를 나누어 강의할 때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툴은 계속 변하지만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과 사람 간 ‘관계’이기 때문이다. 신 사무국장은 그러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사회복지사들 간 소통이 원활해야 하고, 그것이 가능해져 지역사회와의 소통, 최종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클라이언트)와 소통으로 확대해갈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들이 지역 사회와 당사자 간 중간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다.

예전에는 사회복지 영역에서 이용자들에게 ‘재활치료’에 대한 서비스를 많이 제공했다면 지금은 ‘사회적 모델’ 즉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그들(이용자들)이 정보를 취하고, 활용할 때 소셜미디어가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회복지사 소통 공간 소망

내 손 안의 핸드폰으로, 인터넷으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가상의 공간 안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일들에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철학이 부재한다면 오히려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더한 공허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기술보다 앞서야 하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따뜻한 마음의 정이다. 그가 이십여 년 가까이 사회복지 쪽에 종사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식사시간 즈음 방문나간 어르신 댁에서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한 가족 같이 어르신들과 국수를 먹던 기억. 그때 신 사무국장은 이웃을 도우며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 크게 와 닿았다.

신 사무국장은 인터뷰 내내 ‘가치, 철학, 관계, 소통’에 대해 강조했다. 웹을 통해 사회복지 영역을 넓히려는 일을 하는 그는 궁극적으로 실현해야 할 사회복지의 가치가 사람에 중점을 둬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웹 관련 지식이나 노하우를 전해주는 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단 소망이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몇 가지 기능을 활용하면 사회복지 영역 안에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복지사가 업무를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해보고 싶어요. 사회복지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운영해보고 싶고요.”

글/박선미 기자 사진/신철민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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