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능력이 있는 노인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시장형 일자리 창출을 돕는 노인일자리사업이 지자체별로 혹은 복지관별로 증가하고 있다. 일하는 노년은 이제 더 이상 경제능력이 부족한 노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노년을 새롭게 설계하는 삶의 일부로 각광받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사회 곳곳을 누비는 현장을 담았다.

질서의식↑사회참여 유도- 노인 주정차 계도반

지난 8일 광주에서 열린 일하는 노인 전진대회. 이날 발대식을 갖은 노인들중 노인주정차 계도반은 12일부터 광주시 주정차를 단속하게 된다.

광주시는 시민들의 주정차 질서의식을 높이고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2일부터 노인주정차 계도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500명의 노인으로 구성된 주정차 계도반은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스쿨존과 버스승강장에 불법으로 주정차된 차량을 집중단속 할 계획이다. 또 대각선 주차로 교통정체와 안전사고 유발차량에 대해 계도활동을 하게 된다. 이번 활동은 4대 기초질서 확립과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도심교통 환경의 주요 장애요인인 불법 주정차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보다 쾌적한 교통환경 조성으로 버스준공영제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고 금년 10월에 개최되는 전국체전행사 기간동안 문화수도로서의 성숙한 교통문화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또한 주차 계도반 운영과 함께 불법주정차 단속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이동식 단속장비 5대를 자치구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주정차 단속의 경우 시비와 말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만 연륜있는 노인 덕에 함부로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사건이 조용히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경기도 고양시에서 실버교통지킴이로 활동한 한 노인은 “가끔 고약한 성격을 가진 시민들도 있지만 부모뻘 되는 실버단이 등장하면 이내 잠잠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노인의 근로의욕 고취 위해-한마음 알뜰마켓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한마은 알뜰마켓은 시장형사업으로 노인들이 직접 이윤을 창출하게끔 돕는다.

한편 일할 능력이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매점관리 및 재활용사업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시장형 사업이 소득을 창출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특별시립 광진노인종합복지관측은 2004년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이래 3년 동안 많은 노인들의 일자리참여 사업에 동참해 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1.5배 가량 늘어난 노인일자리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 인근노인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특히 자영업 및 판매업에 종사했던 경험이 있는 노인들이 시장형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한마음 알뜰마켓’의 경우에는 사회공익 도모와 노인들의 소득창출이라는 효과를 거머쥐며 활기를 띄고 있다.

근로능력이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열의도 대단하지만 마땅한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 노인들에게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이 호응의 원천이 됐다.

알뜰마켓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노인은 “젊었을 때만 해도 열심히 일만하면 적당히 살았는데 요즘엔 하다못해 장사를 하려고 해도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냐”며 “노인들은 무조건 안된다는 편견 때문에 일을 맡겨주지도, 알려주지도 않는 것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어 “복지관에서 교육과 함께 일자리까지 지원해 주니 일석이조”라고 기쁨을 전했다.

이같은 생각은 비단 한사람에 국한된 것이다. 아니다. 사회공익과 노인들의 소득창출을 돕는다는 점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복지관 측도 “여가생활만을 추구하는 복지관이 아니라 노인들이 필요로하는 것을 제공하는 복지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일자리사업은 필수”라고 전했다.

일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줘야하는 것이 당연한 만큼 일하고자 하는 노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가 돼야 할 것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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