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82 _ 류호인 인천은혜병원 사회사업 본부장

목사가 꿈이었던 청년이 있었다. 그는 목사가 되려면 사회복지를 알아야 한단 생각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사회복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대학교 2학년 때 중앙대학교병원 의료사회복지사로 활동하던 한 외래 강사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 뒤로 그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목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청년은 정신보건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고 후배들에게 자신이 갔던 길을 지도하는 슈퍼바이저가 되었다. 일을 사랑하고 일 속에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는 류호인 은혜병원 사회사업 본부장을 만났다.

사회복지사 중 1~2%만 정신보건사회복지사
류 본부장은 대학 졸업 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보내고 은혜병원에서 재활의료 사회사업을 하다가 정신보건법이 재정된 1997년 1기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정신보건사회복지학회 창단 멤버로 학문, 연구를 준비하고 정신보건법 재정에 참여했다. 또한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수련제도를 만들고 수련 관리위원으로 활동했다.
전체 사회복지사 중에서 1~2%에 해당하는 수가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이다. 30:1의 경쟁률을 뚫어야 수련생이 될 수 있고 수련병원에서 1년간 수련을 쌓아야(1급은 3년) 2급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 고개를 넘고 넘어야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활동할 수 있다.
수련병원은 정신보건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수련생은 슈퍼바이저(지도교수)에게 교육 및 관리를 받는다. 류 본부장은 현재 인천은혜병원에서 수련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은혜병원에서는 5명의 수련생과 6명의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환자들을 케어하고 있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의 든든한 멘토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정신분열, 우울증, 각종 정신 문제가 있는 사람을 프로그램으로 치료해주는 일을 합니다. 휴머니스트도 돼야 하지만 세라피스트도 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마음과 생각을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랑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적인 업무에 전문성을 갖고,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환자를 둘러싼 환경과 그에 따른 복지업무를 총괄하는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는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환자와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고 인간관계 및 사회성 훈련, 약물관리 등으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환자는 사회복지사로부터 미술과 사이코드라마 등 집단치료 프로그램, 가족치료 및 가족교육 프로그램 업무, 지역사회와 자원연계 등을 관리 받는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행정을 전공한 그는 임상 뿐 아니라 행정 영역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상담하는 전화·방문 서비스 및 보호자 교육 등의 사회복지 서비스 업무 영역을 분석하고 자료화했다.
류 본부장은 병원의 인식도, 친절도를 조사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들이 “병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임상과 행정 두 분야에 고루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회복지사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고,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일들을 찾는데 주력했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만들고 남들보다 배로 노력했다.
류 본부장은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시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푸는 ‘워커홀릭’이었다.
“중독자는 자기합리화를 잘 합니다. 내가 힘들고 외롭고 괴로워도 계속하게 되는 거에요.”
정신보건전문가로서 스트레스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류 본부장은 자가진단으로 자신의 문제를 깨달았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일을 하고 싶어도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 스스로 컨트롤 할 능력이 있다고 믿었고, 일 외에 그의 삶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들에 관심을 쏟았다.
그는 성결대학교와 호원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서 임상외래교수로서 학생들에게 현장에 기초한 강의를 하고 있다. 자신이 대학 때 한 외래강사에게 받은 영향으로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었듯이, 자신의 길을 뒤이어 걸어갈 후배들에게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들, 현실성 있는 새로운 것들을 심어주려고 한다.
“앞으로 후배들을 양성하는 기관을 운영하고 싶어요. 노인, 장애인, 아동 등의 분야에서 임상 훈련할 수 있는 사회복지 전문가를 배출하고 싶습니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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